명작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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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지대 인천, 소녀들의 성장기
<중국인 거리>와 <고양이를 부탁해>
공간(space)과 장소(place)는 비슷한 말이지만 개념상 차이가 있다. 공간이 추상적이고 중립적인 반면, 장소는 개인의 기억과 흔적이 남아있는 특정한 곳을 가리킨다. 대개 현대의 대도시는 공간이지 장소가 아니다. 시간의 때가 묻은 장소는 누추한 청산 대상으로 전락해 개발과 재개발의 거···
[ 위클리경향 891호ㅣ2010.09.07 ]

우리는 지금과 다른 세상을 꿈꾼다
<은어낚시통신>과 <제49호 품목의 경매>
변화의 조짐은 작은 단서로부터 온다. 베이징 나비의 날갯짓이 뉴욕에 태풍을 몰고 온다는 카오스이론의 비유처럼 새로움의 시작은 소박하다. 윤대녕의 단편 <은어낚시통신>(1994년)은 나비의 날개짓에 해당된다. 이 작품은 신선하면서 시적인 문체, ‘은어낚시모임’이라는···
[ 위클리경향 890호ㅣ2010.08.31 ]

결코 굴복시키지 못하는 ‘수동적 저항’
<먼 그대>와 <채식주의자>
작가 서영은의 단편 <먼 그대>(1983년)에는 매우 특이해서 쉽사리 잊히지 않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문자’라는 이름의 그녀는 허름한 아동출판사의 교정직원이다. 문자는 사십 고개를 바라보는 ‘노처녀’로 행색부터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소매 끝이 날···
[ 위클리경향 889호ㅣ2010.08.24 ]

‘한 여자와 두 남자’의 사랑 방정식
<결혼은 미친 짓이다>와 <아내가 결혼했다>
“여자에게 있어서 결혼은 하나의 레테(망각의 강)다. 우리는 그 강물을 마심으로써 강 이편의 사랑을 잊고, 강 건너의 새로운 사랑을 맞아야 한다. 죽음이 찾아올 때까지 오직 그 새로운 사랑만으로 남은 삶을, 그 꿈과 기억들을 채워가야 한다.” 이문열의 연애소설 (1983년)를 상징하는···
[ 위클리경향 888호ㅣ2010.08.17 ]

사랑의 끝에서 죽음을 만나다
<성에>와 <감각의 제국>
남녀 사이의 끌림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어떤 과학자들은 서로에게 작용하는 페로몬 탓이라고 했고, 어떤 과학자들은 우생학적 이유에서 서로 유전적, 혈연적으로 관계가 먼 대상에게 끌리는 현상이라고 했다. 정신의학자들은 무의식에 깃든 콤플렉스의 부름에 응하는 태도라고 했고, 신비주···
[ 위클리경향 887호ㅣ2010.08.10 ]

일본·북한·남한의 경계인 ‘자이니치’
<박치기>와 <우리 학교>
우리나라 최초의 원정 16강 기록을 세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국민들의 관심이 정대세 선수에게 쏠렸다. 박지성, 이청용, 이정수의 멋진 슛만큼이나 정대세의 눈물은 강렬한 기억을 남겼다. 재일 한국인 3세로 태어나 북한 국가대표축구팀 선수로서 경기장에 선 정대세는 브라질···
[ 위클리경향 886호ㅣ2010.08.03 ]

한국전쟁이 남긴 ‘심오한 질문’
<순교자>와 <광장>
강산이 여섯 번 바뀌었고, 갓난아기가 환갑이 됐다. 한국전쟁 이후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다. 중학교 2학년생 4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전쟁이 1950년에 일어난 사실을 모르는 학생이 42%였다(포항지역사회연구소)고 한다. 이 전쟁이 아직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놀라···
[ 위클리경향 885호ㅣ2010.07.27 ]

「하녀」의 모진 운명
가정파괴범에서 계급사회 희생양으로
김기영 감독의 영화 <하녀>(1960년)가 50년만에 재개봉했다. 이 작품을 리메이크한 임상수 감독의 영화 <하녀>(2010년)의 인기 덕분이다. 임 감독의 <하녀>는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 출품작으로 개봉 이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김기영 감독의 <하녀>에서 하녀···
[ 위클리경향 879호ㅣ2010.06.15 ]

춘향의 끝없는 변신
당대 한국사회 욕망을 되비추다
춘향, 봄의 향기라는 이름의 뜻에 걸맞게 춘향의 생일은 사월초파일이다. 이때 맞춰 전북 남원의 광한루에서는 춘향제가 열린다. 춘향 사당에 제사를 지내고, 판소리 춘향전을 공연하며, 미스 춘향을 뽑는 이 행사는 전국에서 열리는 수백 개의 지역축제 가운데 가장 오래 됐다. 1931년 시작···
[ 위클리경향 878호ㅣ2010.06.08 ]

유하와 정이현의 강남 발달사
잔혹하면서 매력적인 ‘서울 속 서울’
1970년 6월 16일 서울시가 ‘한수남쪽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강남 개발이 본격화한 지 40년이 지났다. ‘강남’이란 이름을 둘러싼 아우라는 4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다양하게 변모해 왔다. 당초 강남은 부동산 투기 열풍과 천민자본주의의 진원지였다. 강남의 윤곽···
[ 위클리경향 876호ㅣ2010.05.25 ]

‘책의 마법’에 걸리다
<책 읽어주는 여자>와 <더 리더>
"책을 카세트에 녹음해서 듣는 세상인데 지금이 무슨 공작부인이나 황후나 얘기 상대 귀부인들의 시대라고 집으로 찾아가서 책 읽어 주는 여자 노릇을 한단 말야.” 나무조각가 김진송씨의 작품 ‘책을 덮지 마’. 프랑스 작가 레몽 장의 소설 <책 읽어주는 여자>···
[ 위클리경향 876호ㅣ2010.05.25 ]

무지개 너머로 떠나는 ‘모험의 세계’
<오즈의 마법사>와 <업>
"저 높은 무지개 너머 어딘가엔 자장가에서 한번 들었던 곳이 있어요. 저 무지개 너머 어딘가엔 파란 하늘이 있고 그곳에서는 상상하던 꿈들이 이뤄지지요.”(Somewhere over the rainbow way up high/ There’s a land that I heard of once in a lullaby/ Somewhere over t···
[ 위클리경향 875호ㅣ2010.05.18 ]

자립적 여성들의 진보한 삶
<댈러웨이 부인>과 <디 아워스>
소설과 영화가 가장 행복하게 결합한 사례로 버지니아 울프(1882~1941)의 소설 <댈러웨이 부인> (1925년)과 영화 <디 아워스>(감독 스티븐 달드리, 2002년)를 꼽을 수 있다. 무수한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졌으나 둘 사이의 관계는 통상 ‘원작이 훌륭하냐’ ‘영화···
[ 위클리경향 874호ㅣ2010.05.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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