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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2판4판]‘춘향가’ 중 스폰서 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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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리)
그때여, 구관은 물러가고 신관이 내려오는디 (얼쑤) 이번에는 어떠한 분이 내려오시는고 허니, 서울 남산골 변학도씨라는 양반인디,(이름도 좋구나) 탐 많허고, 호색한지라. 행신이 이런고로 간 곳마다 봉변이로되, 형세가 장안 갑부인고로, 좌청우촉허여 남원부사를 또 얻어 헌 바, 이번에는 남원에 성춘향이 만고일색이란 소문을 듣고, 춘향 땀에 남원부사를 서둘렀겄다.

(휘몰이) 자고 나니 제3일이 되았구나. 기생 신고식을 받는디. <호장>“행수 기생 월선이! 금선이, 운심이, 애월이, 계화, 행화!”

(아니리) 사또 듣다 조바심이 생겨, <변학도>“네 여봐라. 그 수많은 기생을 그대로 부르다가는 한 달 안으로 끝 못 나겄구나. 빨리빨리 불러라.” 멋기 있는 호장은 한 장단에 둘씩 셋씩 넉 자 화두로 부르것다. 기생이 하나같이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스토리인 바, 스토리대로 진행되는디. 이때쯤 변사또가 스폰서를 그리워할 수밖에 없어부러.
<변학도>“이봐라. 이 지역에는 스폰서가 없다더냐?”
<호장>“네이.”
<변학도>“내가 요즘 2차를 안 나가다 보니 나랏일을 잘할 수가 없구나. 1차는 광한루에서 가볍게 하고, 2차는 월매룸살롱으로 가고 싶구나. 기생 신고식은 나중에 하고 스폰서 신고식부터 준비하거라.”
어서 가서 월매룸살롱의 춘향이를 볼 욕심에 마음은 장히 급허지마는, 사또의 행차라 점잔을 빼느라고, 진양조로 내려오는 것이었다.

(진양조) 아이고 못 참것다. 빨리 내려가야 쓰것다.

(잦은 몰이) + (휘몰이)

지역에 내려간 검사와 지역 스폰서 사이에 얽힌 그렇고 그런 관계를 보면 <춘향가>의 판소리 사설이 떠오른다. 그때 변사또에게 스폰서가 있었더라면 춘향이는 아니더라도 춘향이급 아가씨의 시중을 받을 수 있었을텐데….


<글·윤무영 | 그림·김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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