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내 손 안의 우체국

외국에서 중요한 부고를 문자메시지로 받았다. 여행 중에 여자친구의 생일이 갑자기 생각났다. 그림엽서를 직접 만들어 보내고 싶은데 주변에 우체국이 없다. 외국에서 나만의 우표를 주문할 일이 생겼다. 부모님에게 설 선물을 보내야 하는데 너무 바빠서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다. 당신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할지 사지선다형 문제풀이를 해보자.

①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까 무시한다. ②나중에 어떻게 변명할 것인지 궁리한다. ③혼자서 고민하고 안타까워한다. ④스마트폰을 꺼내든다.

이제 우체국이 ‘손 안’에 들어왔다. 스마트폰 우편서비스 화면.

정보·통신 환경이 모바일 쪽으로 급속히 바뀌면서 우편서비스에서도 혁명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국내외 출장 중에 주변의 경조사 소식을 접해도 스마트폰으로 경조우편카드를 보낼 수 있다. 지구 반대편에서도 꽃배달서비스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축하나 기념의 뜻을 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여행지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바로 그림엽서로 만들어 보내는 것도 문제없다. 나만의 우표도 여행지에서 바로 만들어 주문할 수 있다. 세밑에 아무리 바빠도 출퇴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느긋하게 전국의 특산물을 골라 친지에게 선물할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5월부터 스마트폰 우편서비스를 시작했다. 우편번호 검색, 우편물 종적 조회, 우체국택배 신청, 우체국 찾기, 우표포털 등 5가지 서비스를 1단계로 제공했다. 지난 7월에는 우체국특송(EMS) 신청, 지역특산품 소개, 우편핸드북 등 3가지 서비스를 추가했다.

이들 8종의 서비스가 주로 우편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이라면 지난 10월 20일부터 시행한 3단계 서비스는 스마트폰의 기능과 장점을 최대한 살린 스마트폰 우편서비스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추가된 6종의 서비스는 나만의 전자그림카드, 경조우편카드, 나만의 우표, 꽃배달서비스, 우체국쇼핑, 메일서비스 등으로서, 그동안에는 직접 우체국을 방문하거나 컴퓨터로 인터넷에 접속해야 가능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우체국이 스마트폰, 즉 내 손 안에 들어온 셈이다.

앞에 제시한 문제의 답은 ④번이다. 당연히 당신은 맞혔을 것이다. 그런데 다시 질문을 해보자. 실제로 어떻게 행동했는가. 대부분 ①~③번의 행동을 취할 것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듯이 이용하지 않는 서비스는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비록 앞에 든 예처럼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일상에서도 스마트폰 우편서비스는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받거나 문득 생각이 떠올랐다면 어느 시간이건, 어느 장소이건 곧바로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투리 시간을 황금처럼 쓸 수 있고, 그렇게 하면 깜박 잊어버려서 낭패를 볼 일도 없어지는 것이다.

구슬을 꿰는 방법은 간단하다. 인터넷우체국(www.epost.go.kr) 회원으로 가입한 뒤 무료로 제공되는 스마트폰 어플을 하나씩 내려받으면 된다. ‘우체국’ 어플에는 배달조회와 우편번호 검색 서비스가 기본적으로 제공되고 우체국우편, 우체국쇼핑, 택배&EMS, 한국우표포털, 우체국찾기, 우체국S뱅킹 등의 어플을 내려받을 수 있는 아이콘이 있다. 나만의 전자그림카드, 경조우편카드, 나만의 우표, 꽃배달서비스 등은 우체국우편 서비스 안에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스마트폰 우편서비스 확대를 기념하기 위해 10월 20일부터 11월 18일까지 30일 간 스마트폰 우체국쇼핑 어플을 내려받은 이용자 150명과 우체국쇼핑 상품을 주문한 이용자 50명에게 추첨을 통해 갤럭시탭과 아이패드 등의 다양한 경품도 제공한다. 스마트폰 우편서비스와 경품 행사의 내용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자세히 나와 있다.

우정이야기 구독

스마트폰 사용자 2000만명 시대를 맞아 우편서비스도 ‘스마트’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명룡 우정사업본부장은 “앞으로도 고객의 입장에서 보다 편리한 우편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동호 선임기자 hud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