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민간인 사찰]‘불법사찰의 열쇠’ 진경락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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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에 마지막 통화를 한 뒤로는 연락이 닿지 않는다. 언론을 통해서나마 그 친구의 소식을 듣고 싶은데, 이젠 기다릴 수밖에 없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파문이 곳곳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 중 한 명인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의 행방은 아직도 묘연한 상태다. 장진수 전 주무관의 폭로로 검찰의 재수사가 진행되면서 검찰 역시 지금까지 여러 차례 진 전 과장의 진술을 듣기 위해 소환했지만 진 전 과장은 모두 응하지 않았다. 진 전 과장의 행적을 쫓기 위해 접촉한 주변 인물들은 모두 오히려 그가 어디 있는지를 기자에게 되물었다.

진경락 전 과장은 4월 6일 검찰의 공개소환에 또다시 불응했다. | 김정근 기자

진 전 과장의 ‘윗선’에 해당하는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과 최종석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은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하지만 이미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기소돼 2심 판결까지 받은 진 전 과장을 재차 기소할 순 없어 검찰은 그를 참고인 신분으로만 소환해 왔다.

검찰은 진 전 과장을 강제구인할 계획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강제구인을 하기 위해 필요한 새로운 혐의를 찾는 일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제구인이 시작된다는 것은 현재까지 증거인멸의 배후 인물을 중심으로 진행된 수사가 민간인 사찰 과정 전반을 아우르는 단계로 확대되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사찰 관련자료 보관 개연성 높아
진 전 과장이 주목의 대상이 된 이유는 그가 사찰에 관한 주요 자료들을 보관하고 있을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석현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3일 “검찰이 확보 못한 민간인 사찰보고서가 진경락 전 과장 차량에도 수북하게 쌓여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진 전 과장의 자택 등 두 곳을 압수수색하면서 진 전 과장이 쓰던 휴대전화 등을 압수했지만 사찰 관련 자료를 찾아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진 전 과장과 가장 최근까지 연락이 닿았다는 그의 지인에 따르면 진 전 과장은 “진행 중인 재판까지도 꼬일 수 있어서 고민된다. 어떻게 말해도 부풀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내가 한 부분은 인정하지만, 하지 않은 부분까지 뒤집어쓴 데 대해선 법정에서 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진 전 과장이 앞두고 있는 대법원 재판에는 실질적으로 그가 나서서 항변할 기회가 드물다는 점을 고려하면 입을 닫기로 결정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 지인은 “명예를 위해서라도 밝히는 게 어떠냐고 설득했지만 입을 다물었다. 그 이전에 고민할 때와는 달리 마음 속으로 결정을 내린 듯했다”고 말했다.

장 전 주무관에게 입막음조의 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진 전 과장 역시 비슷한 성격의 제안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 전 과장의 주변 인물들은 입을 모았다. 또다른 그의 지인은 “(진 전 과장이) 먼저 야당 쪽과 접촉할 수 있을지를 알아봤다. 그런데 내가 알아보고 며칠 뒤 연락했을 때부터는 연락이 안 됐다. 그 사이에 모종의 압력이나 회유를 받았을 수 있다”면서 “폭로할 기회를 놓쳤다기보다는 폭로와 침묵을 놓고 손익 계산을 마친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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