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칼럼]새로운 모바일 결제 서비스 ‘스퀘어’

매장에 들어서면 계산대 화면에 나의 프로필과 사전 주문 내역이 자동으로 뜬다. 곧바로 계산대 앞으로 다가가 이름을 말하면 점원은 프로필에 있는 사진과 일치하는지를 확인하고 할인 쿠폰을 적용한 뒤, 결제 버튼을 클릭한다. 현금도 신용카드도 필요 없는 이 결제를 마치는 데 걸린 시간은 10초 남짓.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세계적인 커피 전문업체 스타벅스는 미국 결제사업자 스퀘어(Square)와의 제휴를 통해 이르면 내년 초, 위와 같은 결제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설립 3년차의 신생 벤처 스퀘어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모바일 결제사업자다. 스퀘어를 통한 연간 결제규모는 올해 전년 대비 4배 성장한 80억 달러(8조6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사용자는 올 초 200만명을 넘어서며 1년새 2배나 증가했다. 지난해 1월 약 2억4000만 달러(2604억원)로 평가되던 기업가치는 올해 9월 기준 약 32억 달러(3조4720억원)로 무려 13.5배나 높아졌다. 실로 놀라운 성장 속도다.

스퀘어가 내놓은 결제시스템인 ‘페이 위드 스퀘어’는 얼굴과 이름 확인만으로 결제를 가능하게 한다. | 사진 = http://thetechblock.com

이 같은 성장을 뒷받침한 건 2010년 출시한 카드 리더기 결제서비스였다. 스퀘어는 기존 카드 결제 생태계에 편입하지 못한 소상공인들에 집중했다. 스퀘어가 무료 배포하는 소형 카드 리더기를 스마트폰에 꽂으면, 비싼 단말기 없이도 누구나 신용카드 결제를 처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과거 신용카드 결제를 위해 전용 단말기를 설치하고, 가맹점 등록비를 지불해야 했던 소상공인들은 비용부담에서 자유로운 스퀘어에 열광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스퀘어의 카드 리더기 결제는 기존 신용카드 결제 방식과 다를 바 없었기에, 거부감 없이 서비스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처럼 스퀘어는 지난 2년여간 미국 내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급속히 이용자를 늘려 왔다.

이후의 행보는 더욱 주목할 만하다. 카드 리더기 결제로 시장에 안착한 스퀘어는 2012년 후속 서비스인 ‘페이 위드 스퀘어(Pay with Square)’를 통해 기존의 카드 결제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결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PS 기술과 앱 기반 결제(In-app purchase) 방식이 접목된 이 서비스는 서두에 설명한 바와 같이 얼굴과 이름 확인만으로 결제를 가능케 한다. 소비자의 스퀘어 앱에 담긴 프로필과 위치, 주문 정보가 GPS를 통해 실시간으로 판매자에 전달되면 현장에서의 결제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될 수 있다. 고객이 기다리지 않게 한 새로운 결제서비스의 제공. 스타벅스가 스퀘어의 결제서비스를 도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향후 모바일 결제시장 구도에 큰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도 최근 출시한 모바일 지갑 서비스 ‘패스북(Passbook)’에 스퀘어·페이팔 등 판매자 기반을 갖춘 결제업체와의 연동을 통한 가맹점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스퀘어의 입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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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의 성공 스토리는 국내 모바일 결제시장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국내 민간소비 중 카드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1분기 최초로 60%를 돌파했다. 현금보다 카드를 더 많이 쓰는 나라에서 카드 리더기 결제 같은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공략할 수 있는 국내 틈새시장은 상대적으로 협소한 상황이다. 결국 본격적인 모바일 결제 서비스 간의 경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성공의 관건은 ‘페이 위드 스퀘어’처럼 모바일만이 구현할 수 있는 심플하고 편리한 결제 경험의 제공 여부에 달려 있다. 스퀘어의 성공비결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CEO인 잭 도시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기술은 중요하지 않다. 스퀘어의 카드 리더기 결제와 ‘페이 위드 스퀘어’에 새로운 기술은 거의 없다. 원래 있던 기술들을 엮어 소비자가 원하는 심플한 서비스를 만들어냈을 뿐이다.”

<유태열 kt경제경영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