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대선 우편물 무려 4316만 통

우체국이 비상소통체제에 들어갔다. 12월 19일 실시되는 제18대 대통령선거 우편물의 완벽한 소통을 위해서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11월 21일부터 오는 12월 19일까지 29일간을 특별소통기간으로 정하고, 본부와 9개 지방우정청, 우편집중국, 시·군 우체국 등 전국 263곳에 ‘선거 우편물 특별소통대책본부’를 설치해 매일 소통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대선으로 인해 발생하는 우편물은 부재자신고 우편물, 선거공보물, 투표 안내문과 투표용지, 기표한 투표지 등이다. 우정사업본부는 그 물량이 4316만통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17대 대선 때의 3960만통보다 356만통가량 늘어난 수치다. 우편물량이 증가한 까닭은 선거인 수와 투표 참여 유형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이번 대선의 선거인 수는 총 4052만6767명이다. 17대 대선 선거인 수가 3765만3518명이었으니까 287만명가량이 증가한 것이다.

지난 11월 21일 오후 서울 혜화동주민센터에서 부재자신고서를 작성하는 유권자들. 부재자신고서는 부재자의 관할지에 대부분 우편을 통해 제출된다. | 김기남 기자

특별소통기간 중 맨 먼저 발생한 우편물은 11월 21일부터 25일까지 작성된 부재자신고서다. 신고서는 대부분 우편을 통해 해당 시·군·구청이나 읍·면·동사무소로 배달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대선의 부재자투표 대상자가 108만6687명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18대 대선에 처음으로 투표가 가능해진 원양어선, 외항 여객선과 화물선, 해외취업선 등에 승선한 선상 부재자투표자 7060명도 포함돼 있다. 이들의 투표는 주로 팩시밀리로 진행된다. 부재자신고도, 선관위의 투표용지 전달도, 투표를 마친 투표용지의 선관위 전달도 팩시밀리를 통하게 된다. 선상 투표는 입회인 참관 하에 진행되며, 기표한 선상 투표지는 비밀 보장을 위해 투표 부분이 봉함되는 실드팩스(shield fax)로 수신된다. 그렇다고 우편을 전혀 이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선관위가 수신한 선상 투표지를 해당 선관위로 보낼 때나 선장이 선상 투표지 원본을 기항지에서 선관위로 제출할 때는 우편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그 다음은 선상 부재자를 제외한 모든 부재자투표 대상자에게 보내는 부재자투표용지, 부재자투표 안내문, 각 후보자의 선거공보물이다. 각 지역 선관위가 12월 10일까지 우편으로 발송한다. 12월 13일과 14일 부재자투표소에서 기표한 투표지와 거소투표자가 거소지에서 기표한 투표지 역시 선거 마감시간인 12월 19일 오후 6시까지 주로 우편을 통해 해당 선관위로 전달된다. 일반 선거인에게도 투표안내문과 선고공보물은 우편으로 전달된다.

이번 선거에는 재외선거인이 처음으로 대통령선거에 참여한다. 223만여명으로 추정되는 전체 재외선거권자 가운데 신고와 신청을 통해 확정된 숫자는 약 10%인 22만2389명이다. 이 가운데 국외부재자를 제외한 4만3201명은 재외선거인이다. 국외부재자와 재외선거인에게는 11월 23일부터 우편 또는 전자우편으로 투표안내문이 발송됐으며, 12월 5일부터 10일까지 전 세계 164개 재외투표소에서 기표한 투표지 역시 국내 각 지역 선관위까지는 대부분 우편으로 전달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12월 19일에는 올 하반기 재·보궐선거도 함께 실시된다.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와 3개 기초단체장, 2개 광역의원, 19개 기초의원 재·보궐선거 등 총 26곳이다. 동시선거의 경우 선거기간이 긴 선거의 예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부재자신고와 부재자투표 기간, 후보자 홍보물 발송 기한, 투표 시간 등이 대통령선거 일정과 같다. 다른 것이라면 선거인 수다. 대통령선거권을 가진 4만3201명의 재외선거인은 이들에 대한 투표권이 없다. 반면 대통령선거권이 없는 8051명의 외국인이 재·보궐 지방선거에서는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우정이야기 구독

이렇게 보면 선거의 많은 부분이 우편 덕분임을 알게 된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누리는 데는 우체국과 집배원의 노고도 담겨 있다는 걸 생각하는 유권자가 있을까.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 hud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