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아주 특별한 올림픽 우표

올해 첫 우표로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기념우표’가 발행됐다. 올림픽·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과 더불어 3대 올림픽으로 불리는 스페셜올림픽이 우리나라에서 열린 것은 처음이다. 세계적으로 ‘올림픽’이라는 이름을 붙인 행사가 많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주최하거나 공인하는 올림픽은 이 세 대회뿐이다. 이번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1월 29일~2월 5일) 개최를 통해 비로소 “아, 이런 아주 특별한 올림픽이 있었구나!”라고 생각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스페셜올림픽은 여러 점에서 특별한 올림픽이다. 패럴림픽은 뇌성마비·척추장애·시각장애인 등 신체장애인이 참가하는 대회지만 스페셜올림픽은 의료기관에서 지적장애 판정을 받은 사람이나 지적장애와 유사한 증세를 보이는 발달장애인 등 지적장애인을 위한 스포츠 축제다. 가장 특별한 것은 올림픽이나 패럴림픽처럼 기량을 겨뤄 순위를 가리는 엘리트 스포츠 대회가 아닌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대회 목표가 지적장애인에게 지속적인 스포츠 훈련 기회를 제공해 운동 능력과 사회 적응력을 향상시켜 생산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도록 하는 데 기여하는 것인 만큼 승패보다 참가 자체에 의미를 더 둔다. 그래서 참가 자격도 장애 정도에 관계없이 8세 이상의 모든 지적장애인에게 열려 있고, 상도 참가자 전원에게 주어진다. 1~3위 선수에게는 메달을, 나머지 선수에게는 리본을 달아준다.

지난 1월 29일 선보인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기념우표’ 전지. 1종 90만장이 발행됐다.

대회 주최가 IOC가 아니라 국제스페셜올림픽위원회(SOI)라는 것도 특별하다. 스페셜올림픽 창시자는 미국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누이동생이자 사회사업가인 유니스 케네디 슈라이버 여사다. 특수교육이 필요한 지적장애아의 소외를 안타깝게 여기던 중 1962년 6월 메릴랜드에 있는 자신의 집 뒤뜰에서 지적발달장애아를 위한 1일 캠프를 개최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녀는 캠프를 통해 지적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평범한 아이들 간의 교류가 중요하다는 점과 이들이 스포츠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다는 점을 발견하고 캠프와 같은 활동을 연중으로 확장하는 차원에서 1968년 미국 시카고 솔저필드에서 제1회 스페셜올림픽을 열게 됐다. 1975년부터는 올림픽처럼 4년마다 한 번씩 개최하는 행사로 자리를 잡았고, 1977년부터는 동계 대회도 함께 열었다. 지금은 하계 스페셜올림픽은 하계올림픽 전해에, 동계 스페셜올림픽은 동계올림픽 전해에 각각 연다.

스페셜올림픽의 특별한 점은 이번 기념우표에도 담겨 있다. 우표에는 대회 로고와 스노슈잉(snow shoeing) 경기 장면을 디자인했다. 스노슈잉은 스페셜올림픽에만 있는 특별한 종목으로, 눈 위에서 신는 우리의 전통 설피와 비슷한 스노슈즈를 신고 달리는 경기다. 중국 NBA 스타 야오밍과 배우 장쯔이 등이 지적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즐겁게 스노슈잉 경기를 펼치는 것을 보고 과연 특별한 올림픽의 특별한 종목이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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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스페셜올림픽은 ‘특별하다’는 의미에 대해서도 특별히(?) 곱씹어보는 계기가 됐다. 스페셜올림픽이야말로 진정한 올림픽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다. 평범한 사람은 넘볼 수 없는 기량으로 피 말리는 경쟁을 벌이는 올림픽을 오히려 스페셜올림픽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너무 특별함을 추구하다 보니 평범한 게 특별해지고 특별한 게 평범해진 세상이 되어버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스페셜올림픽이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그러고 보니 대회 슬로건인 ‘함께하는 도전(Together We Can)’은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 같아 더 의미 있게 들린다. 그것은 우편·금융 소외지역까지 보편적 서비스를 지향하는 우정의 정신과도 부합한다.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 hud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