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말 없는 한류’ 중국과 수다에 빠지다

대사 없이 몸짓과 춤으로 펼치는 넌버벌 퍼포먼스가 외국인 관람객에게 인기다. 국내 공연장 관객의 70%는 외국인이고, 그 중 70%는 중국인이다. K-팝, TV드라마처럼 유명 스타의 인기에 의존하지 않고 작품내용과 재미만으로 이미 중국 내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비언어극이라는 장점을 최대한 살린 새로운 한류에 푹 빠진, 여기는 상하이!

지난 8월, 「K-팝, 베를린을 점령하다」라는 제목으로 독일 현지에서 체험한 한류 이야기를 썼었다. 베를린의 공연장 ‘헉슬리의 신세계’(huxleys neue welt)에서 열린 한국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팬미팅 현장에서 나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었다.(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 4회 참조) 1박2일 노숙을 하며 공연장 앞자리를 차지하고자 기다리는 유럽 소녀들을 인터뷰하면서 세계로 퍼져나간 한국 대중문화의 실체, 막연했던 ‘한류’의 실체를 보았던 것이다. ‘노래가 좋다’, ‘춤을 정말 잘 춘다’, ‘뮤직비디오의 예술성이 뛰어나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지만, 한국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와 춤은 ‘다 비슷하다’는 일부의 평가는 귀담아 들을 가치가 있었다. 한국 드라마에 대한 평가도 다르지 않다.

한국과 수교를 맺은 나라는 189개국, 한류 전파국은 239개국이다. K-팝과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류는 최대 전성기를 누리고 있지만, 새로운 콘텐츠의 개발이 없다면 5년 이내에 한류의 열기가 식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문화를 수출해서 수익을 창출한 나라는 세계에서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한국 5개국밖에 없다. 한국의 문화는 전쟁이나 제국주의의 힘을 업지 않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난타>는 인기스타의 이름에 기대지 않고 칼과 도마를 활용한 퍼포먼스로 1년에 300억원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몸의 언어로 세계인과 소통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상하이 도심 한복판에 <난타> 공연을 알리는 대형 포스터가 걸려 있다. 상하이 전철에서는 에일리의 신곡 뮤직비디오가 흘러나오고, 식당에선 <런닝맨>이 방영되고, 거리에는 전지현 얼굴을 내건 광고판이 즐비하다.

몸의 언어로 소통하는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 외에도 <점프>, <사랑하면 춤을 춰라>와 같은 넌버벌(non-verbal) 퍼포먼스가 외국인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대사 없이 몸짓과 춤으로 언어를 초월한 쇼를 펼치는 넌버벌 퍼포먼스는 1997년에 초연된 <난타>가 최초로 전용극장을 개관하며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시작하였다. 그 성공에 힘입어 <점프>, <사랑하면 춤을 춰라>, <드럼캣>, <페인터즈 히어로> 등의 후속 공연이 늘어나면서 2014년 현재 16개의 작품이 상설 공연되고 있다. 한국의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장을 찾는 관객의 70%는 외국인이고, 외국인 관람객의 70%는 중국인이다. K-팝, TV드라마처럼 유명 인기스타의 인기를 등에 업지 않고 작품의 내용과 재미만으로 이미 중국 내 마니아층을 형성한 한국의 넌버벌 퍼포먼스, 비언어극이라는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여 몸의 언어로 새로운 한류의 장르를 개척해내고 있는 현장 「Give me Five-2014 Korea Hot Shows season」을 직접 관람하고 공연한류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상하이를 찾았다.

상하이, 거리마다 한국 얼굴·한국 말
상하이 홍차오 공항에서 「ET Space Theater」극장으로 가기 위해 전철을 탔다. 가수 에일리의 신곡 ‘손대지마’ 뮤직비디오가 객실 내 VTR에서 나오고 있었다. 2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중국 땅이 낯설지 않았다. 극장 근처 식당에 들어가니 며칠 전 한국에서 본 <런닝맨>을 손님들이 시청하고 있다. 화려한 시내, 고층빌딩, 서울의 한복판과 다를 바 없이 번화한 도시, 거리마다 전지현 얼굴을 내건 광고판, 여긴 서울이 아니라 상하이, 상하이다.

「ET Space Theater」극장에 도착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곳으로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수준 높은 공연이 1년 내내 열리는 상설 극장이다. <사랑하면 춤을 춰라>, <드럼캣>, <페인터즈 히어로>, <점프>, <난타>가 총 68회 공연을 한다고 했다. 11월 7일, 내가 극장을 찾았을 땐 <사랑하면 춤을 춰라> 공연이 오르는 날이었다. 인사동 전용 극장에서 두 달 전에 본 공연이었다. 공연하는 국가에 따라 국민 정서에 맞도록 연출을 다르게 한다는 말을 들은 터라 내심 기대가 컸다. 가족단위 관람객이 눈에 띄었고, <사랑하면 춤을 춰라> 팬클럽 티셔츠를 입은 20대 여성들이 30명가량 입장했다. 극장 앞에는 암표상 두세 명이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과 푯값 실랑이를 하고 있었다. 한 달 전에 인터넷 예매가 끝났고, 797석의 객석이 만석이라고 했다. 한류스타가 등장하는 공연이 아닌데도 이 정도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90분 동안 뮤지컬, 라틴댄스, 현대무용, 브레이크 댄스, 힙합, 재즈가 어우러진 춤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랩과 비트박스로 합창을 했으며. 수시로 관객을 무대로 불러 올려서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공연이 진행됐다. 사실 나는 공연보다 중국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는 게 더욱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내가 재미있다고 느끼지 못한 부분에서도 중국 관객들은 크게 웃었고, 배우들이 관객을 무대로 불러내자 적극적으로 무대에 올라가서 참여했다. 한국인들과 공연을 즐기는 정서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웃음의 포인트도 달랐고, 배우가 무대에서 객석으로 내려와서 함께 춤추고 노는 것을 신기해했다. 90년대 중반, 콘서트 형식의 개그쇼가 처음 생기고 소극장에서 배우와 관객이 함께 소통하는 공연들이 생겨났을 무렵 한국 관객들의 반응이 그러했던 것 같다.

상하이 시내 전지현 거리.

한국의 대중문화, 중국인들에게 묻다
공연을 보기 위해서 베이징에서 왔다는 중국인 양웨이(28·회사원)에게 물었다.

한국 공연을 본 경험이 있나요.
“작년 여름휴가 때 한국에 여행을 갔어요. 그때 <난타>와 <페인터즈 히어로>를 봤어요. <난타>는 중국에서 봤는데 한 번 더 보고 싶은 신나는 공연이어서 봤고, 3D 미디어아트가 결합된 드로잉 공연은 신선한 충격이었죠. 중국에 비해서 다양한 공연이 매우 많고,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코너가 많아서 재미있었어요. 넌버벌 공연은 여러 가지 장르를 접할 수 있고, 대사가 없으니까 보고 즐기기에 좋습니다. 중국에는 이런 형식의 공연이 없어서 새롭구요. <사랑하면 춤을 춰라>는 오늘 처음 봤는데 배우들과 함께 신나게 춤추고 노래했네요.”

그렇다면 중국의 전문가들은 어떤 평가를 할지 궁금했다. 중국에서 뮤직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다가 한국의 공연예술산업을 배우기 위해 중앙대에서 예술경영 석사 학위를 받은 왕해소씨(32). 그를 상하이 한국문화원에서 만났다. 그는 지금 한국의 공연 콘텐츠 산업을 중국에 알리는 일을 하면서 책을 쓰고 있다.

한국인들이 중국 내 한류에 대해서 과대평가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해요.
“중국은 한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나라입니다. 한류 콘텐츠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젊은 층들이 좋아합니다. 마니아 층이 많아서 한류 열풍은 중국에서 오래갈 거예요. 중국인들이 한국 드라마와 K-팝을 좋아하는 건 한국 것이기 때문이 아니에요. 그 드라마가 일본 것이든 한국 것이든 재미있으면 좋아하는 것이죠. 10년 전까지는 일본 드라마와 J-팝이 인기가 많았지만 지금은 한국 대중문화가 전반적으로 훨씬 더 인기가 있습니다.”

한국 영화가 한류의 대열에 끼지 못하는 이유는 뭔가요.
“중국은 대중문화에 대한 국가 규제가 여전히 많은 편입니다. 국가에 대한 비판적 내용이 조금이라도 들어간 드라마, 공연은 만들 수도 없고 수입할 수도 없어요. 한국에서 인기 있는 영화들은 사회비판적 요소가 많이 포함돼 있어서 중국 시장에 들어오기 힘든 경우가 많죠. 그리고 중국 당국의 이데올로기는 넘기 어려운 벽이에요. ‘아바타’가 개봉해서 인기를 끌 때, 중국영화 ‘공자’가 개봉하자 중국 영화관들은 ‘아바타’를 내리고 ‘공자’를 상영해야 했죠.”

지속가능한 한류 시장을 개척하려면 TV 드라마, K-팝 외에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야 할 텐데요. 중국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한국의 대중문화 장르를 꼽아주세요.
“중국이 워낙 넓다보니 지역에 따라서 선호도의 차이는 있지만, 무거운 내용보다는 웃고 즐기는 코미디물을 좋아하는 추세입니다. 중국의 경극은 내용이 너무 무거워서 대중들의 선호가 낮아요. 지리상 가깝고 정서도 비슷한 한국의 TV드라마, K-팝, 예능프로그램, 콘서트는 인기가 계속 상승하고 있죠. 공연예술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맘마미아’와 같은 뮤지컬이 중국 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긴 했지만, 아직 중국인들은 오페라나 정통 뮤지컬은 낯설어 합니다. 가볍게 즐기고 웃을 수 있고 언어의 장벽이 없는 넌버벌 공연이 지금 중국인들에겐 적합한 장르라고 봐요. 중국이 한국 공연을 보면서 배울 점이 많습니다. 창의성이 뛰어나고, 이해하기 쉽고, 제작수준이 높으며, 특히 무대와 객석의 커뮤니케이션이 많아서 관객 참여도가 높다는 점이죠. 저는 중국인들에게 한국 대중문화의 강점을 벤치마킹하자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공연한류, 가능한 꿈일까요.
“중국인들의 소득이 많이 올랐습니다. 특히 상하이 같은 대도시는 문화소비에 대한 갈증이 심하죠. 수요를 원하는 사람은 많은데 공급이 부족합니다. 상하이는 공연시장이 다른 도시에 비해 발전되어 있고 특히 코미디 공연이 인기가 높습니다. 한국 넌버벌 공연은 남녀노소가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창의적인 코미디 작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관객 규모가 한국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큰 시장, 한국이 문을 두드릴 가치도 크고 가능성도 크다고 봅니다.”

공연 관람이 주목적이 되는 관광상품을 개발한다면 중국인들의 호응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연관광 도시인 뉴욕과 런던에 공연을 즐기기 위해서 찾아가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서울은 거리상 가장 가깝고, 우리와 정서도 비슷한 도시입니다. 아시아 도시 중에 공연관광 도시로 부상할 수 있는 곳을 꼽으라면 서울이 가장 경쟁력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한 달 전에 예매가 끝난 <사랑하면 춤을 춰라> 공연 장면.

공연한류, 새로운 한류의 가능성
공연기획사의 초청을 받은 후 개런티를 받고 중국을 순회하는 공연이 아닌 한국과 중국 기업이 공동제작으로 장기 공연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의 넌버벌 공연 기획사들과 중국 최대의 민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인 SMG가 손을 잡았다. 중국의 대기업이 한국 공연팀과 공동제작 및 흥행 수익을 나누는 일은 한국 공연예술계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 넌버벌 퍼포먼스가 중국 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알 수 있는 지점이자, 한국의 뮤지컬·창극 등의 공연이 중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K-팝과 한국 드라마를 소비하는 한류 마니아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한국 대중문화를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공연장에서 만난 절반 이상이 가족단위 관람객이었고, 30~40% 정도가 중장년층이었다. 중국영화 티켓 가격이 50~80위안인 반면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의 티켓 가격은 100~350위안인 것을 감안한다면 중국 중산층 가족단위 관객을 공략할 공연 콘텐츠의 개발은 매우 가능성 있는 도전이 될 것이다.

김진곤 상하이 한국문화원장을 만나서 그 가능성을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 상하이 총영사관의 비자 발급 건수가 50만건이 훌쩍 넘었습니다. 대한민국 전체 공관의 비자 발급 규모보다 더 크지요. 이 중에 관광비자가 95% 정도 돼요. 더구나 상하이 사람들은 자신들을 ‘중국인’이 아닌 ‘상하이 사람’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자부심이 강합니다. 경제·문화 수준도 높고요. 이들이 특히 한국관광을 선호하고 한국문화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에 ‘공연 관람’을 포함한 여행 콘텐츠를 개발한다면 한국여행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2014 Korea Hot Shows season’을 주도한 최광일씨(<사랑하면 춤을 춰라> 연출자이자 공연관광협회장)를 통해서 이번 페스티벌이 추구하는 목표를 들어보았다.

“넌버벌 퍼포먼스 대표 공연사들이 모여서 한국 공연의 해외 마케팅과 홍보를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국문화를 맛본 중국 젊은 층들이 나중에는 직접 찾아오도록 만드는 게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자연경관을 감상하거나 문화를 체험하기보다는 쇼핑이 관광의 주된 목적으로 변질된 상황인데요, 한국의 재방문 관광객 비율이 낮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뉴욕의 브로드웨이는 연간 1000만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대표적인 공연관광 도시입니다. 한국은 브로드웨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죠. 브로드웨이는 집적된 극장이 가져오는 시너지가 관광산업의 핵심이에요. 공연 전용 멀티플렉스를 만들어 공연을 집적시킨다면, 그 집적이익은 실로 막대할 것입니다. 대략 매일 3000명 정도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공간이 생긴다고 상상해 보세요. 공연 수익은 물론 주변 상권과 숙박시설 등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어마어마할 거예요. 영국의 에딘버러나 뉴욕의 브로드웨이처럼 공연을 보러 왔다가 쇼핑을 하게 되는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산업의 콘텐츠를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 내에서는 한류에 거부감을 느끼는 ‘반한류’의 바람도 불고 있다고 한다. 중국에 거주하는 교민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한류는 어떤 모습일까. 곽윤석씨(39·사업)를 통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9년째 중국에 거주하면서 한류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은 아직까지 보지 못했어요. 하지만 늘 긴장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 번 이미지가 나빠지면 되돌리기 힘든 시장이 중국이니까요. 한국 최신 드라마의 경우, 한국에서 방영된 후 12시간 이내에 중국어 자막을 입힌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올 정도로 인기가 높죠. 단순한 자막 정도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은 인기가 급상승 중입니다.”

취재를 마무리하며, 이번 페스티벌을 공동주최한 중국 미디어그룹 SMG의 의견이 가장 궁금했다. 어렵게 SMG 공연사업 대표 앙양씨를 만날 수 있었다.

“한국 공연은 재미있습니다. 단순한 관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공연무대를 지켜보면서 중국인들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들은 한국의 대중문화를 보고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창의적 연출과 제작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 강했다. 당신은 이번 페스티벌을 보면서 뭘 느꼈느냐고 그녀가 내게 물었다. 중국인들의 욕구가 한국의 대중문화를 더 많이 소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교류의 기회가 늘어나서 우리의 공연 콘텐츠도 더욱 다양해지고 중국인들의 모방 욕구도 충분히 충족시켜줄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답을 해주었다.

취재를 마치고 공항으로 향하는 길. 지나가는 버스 광고판 속의 김수현이 날 보며 웃고 있다.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

여기는 상하이!

<상하이 | 글·사진 박상미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