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TV]전성기 맞은 육아예능

2015년 을미년의 해가 밝았습니다. 이번에는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최근 <슈퍼맨> 제작진은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송년회를 열었습니다. 올해 가장 많은 화제를 만들어낸 예능프로그램의 자리였던 만큼 많은 취재진이 몰렸습니다.

(KBS 제공)타블로, 이하루 부녀

지난 2014년은 ‘육아예능’의 전성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안방극장을 많은 아이들이 장식한 한 해였습니다. 이미 아이들과 아빠가 여행을 떠나는 내용인 MBC <일밤-아빠! 어디가?>는 MBC 일요 예능을 긴 침체기에서 건져냈습니다. SBS도 스타들이 아이를 키우는 과정을 보여주는 <오 마이 베이비>라는 프로그램이 있고, 교양 전문 채널이라는 KBS1 역시 <엄마의 탄생>이라는 육아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육아예능의 인기는 당연히 그 안에 나오는 아이들의 순진무구하고 예쁜 모습에서 비롯됩니다. 2013년 <일밤-아빠! 어디가?> 인기의 선봉장 윤후, 송지아 등 아이들의 뒤를 <슈퍼맨>의 더 어린 아이들이 이었습니다. 이들은 채 세 살이 안 된 가장 예쁜 나이의 아이들이었습니다. 송일국의 삼둥이 아들 대한·민국·만세 삼형제와 이휘재의 쌍둥이 아들 서언·서준, 그리고 격투기 선수 추성훈의 딸 추사랑, 가수 타블로의 딸 이하루 등이 웬만한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KBS 제공)이휘재, 이서언, 이서준 부자

<슈퍼맨>은 출범 당시 ‘아류작’이라는 의심 속에서 출발했습니다. ‘육아’가 예능과 결합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었고, MBC가 그 수혜를 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출을 맡은 강봉규 KBS PD는 ‘일상성’을 강조했습니다. 굳이 부모와 자녀들이 다른 곳에 가지 않아도 충분히 일상 속 소소한 모습 속에서 재미와 감동을 찾을 수 있다고 확신했던 것입니다.

이 일상성은 제작진이 의도하지 않았던 화젯거리를 만들어냈습니다. 대중은 스타의 아이를 보는 것만큼 그들의 집과 가족을 보며 호기심을 충족했습니다. 그들이 찾은 식당과 각종 점포들도 인기를 얻어 “요즘 인천 송도의 상권은 송일국이 살린다”는 말까지 있을 정돕니다.

예능은 겉으로 보기에는 빠르게 변하는 것 같지만 멀리서 보면 그 주기를 갖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게임과 쇼를 결합한 ‘쇼 버라이어티’의 시대를 지나 2005년부터는 <무한도전> <1박2일>처럼 출연자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런 형식에서 출연자는 프로그램 캐릭터와 실제의 자아가 끊임없이 충돌하며 재미를 줬습니다.

(KBS 제공)추성훈, 야노시호, 추사랑 가족

‘육아 예능’은 리얼리티의 측면에서 이보다 훨씬 진일보한 형식입니다. 이들의 가정은 수십대의 카메라로 24시간 밀착 취재됩니다. 이들은 단순히 성격뿐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거의 모든 것을 실질적으로 공개합니다. 리얼리티는 갈수록 진보합니다. 사람들은 이제 예능에서 가짜는 거의 다 가려냅니다. 심지어 싫어합니다. 나중에는 스타의 대학 진학기나 취업기, 아니면 관혼상제 등 각종 의식이 가감없이 중계될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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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 형식과 관련해 콕 집어 말할 만한 폐해는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 형식은 현재 전성기에 가깝습니다. 강 PD도 “10년을 구가하던 ‘버라이어티’의 전성기가 ‘리얼리티’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올해 예능에서는 어떤 식의 리얼리티가 인기를 얻게 될까요. 그리고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하경헌 경향신문 엔터·비즈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