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더 이퀄라이저-복고적 감성과 볼 만한 액션

UP코리아 제공

제목 더 이퀄라이저 (The Equalizer)

제작연도 2014년

제작국 미국

러닝타임 132분

장르 액션, 스릴러

감독 안톤 후쿠아

출연 덴젤 워싱턴, 클로이 그레이스 모레츠, 마튼 초카스

개봉 2015년 1월 29일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새벽 2시면 어김없이 잠에서 깨는 지독한 불면증과 비밀스런 과거의 고통에 시달리는 중년남 ‘로버트 맥콜’. 낮에는 대형마트에서 일을 하고 밤에는 작은 카페에서 책을 읽는 것이 그의 일상이다. 늘 반복되는 풍경 속에는 마트 경비원을 꿈꾸지만 의지박약으로 낙담하는 뚱보 동료후배 ‘랄피’, 늦은 밤 카페에서 잠시 마주치는 몸 파는 어린 소녀 ‘테리’의 버거운 삶도 들어 있다. 어느 날, 테리가 포주에게 심하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평소 순수한 그녀의 몰락을 안타까워하던 맥콜은 애써 지워온 자신의 재능을 다시금 이끌어내기로 결심한다.

최근 영화계의 대세는 소설이나 만화 같은 히트 원작의 영화화와 과거의 작품을 다시 만드는 리메이크이다. 현재와 과거라는 태생의 간극은 다르지만 상업영화에 있어서는 보험과 다름없는 검증된 대중들의 관심과 호응은 이 두 가지 양태의 공통점이다.

「더 이퀄라이저」는 이 중 「미션 임파서블」, 「A 특공대」처럼 리메이크 영화의 부류에 속하는 작품이다. 원작은 미국 CBS-TV를 통해 1985년부터 4년간 방영되었던 동명의 TV시리즈로 국내에서도 <맨하탄의 사나이>라는 제목으로 심야시간대에 방영되어 인기를 누렸다.

제작진은 명석하고 선이 굵은 원작의 장점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꾀했다.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지만 가장 눈에 띄는 파격은 주인공 로버트 맥콜의 피부색이다. 원작 시리즈는 관념적 앵글로색슨의 외모가 두드러진 영국 배우 에드워드 우드워드가 맥콜을 연기했지만, 이번 리메이크에서는 지적인 흑인 배우의 대명사 덴젤 워싱턴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의외로 20여년 동안이나 아마추어 복싱선수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는 덴젤 워싱턴은 그동안 일관되게 보여준 자신만의 진중한 분위기를 뛰어넘어 그 어느 때보다 박진감 있는 액션을 연기한다.

여기에 클로이 그레이스 모레츠 역시 오랜만에 자신이 가진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어 반갑다.

「킥에스」와 「렛 미 인」 등에서 발산한 신비로운 이미지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지만 이후 출연작들의 면모가 아쉬웠던 그녀는, 비록 등장하는 시간은 길지 않지만 갈등의 중요한 단초가 되는 테리 역을 충분히 감당해내고 있다. 또, 냉혹한 러시아 마피아 조직원 테디를 실감나게 연기한 뉴질랜드 출신 배우 마튼 초카스의 강렬한 악역도 인상적이다. 역시 뉴질랜드 출신인 감독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에 출연하며 세계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그는 「노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등의 작품에도 연거푸 출연하며 개성파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더 이퀄라이저」는 볼 만한 액션영화다. 리암 리슨의 「테이큰」이나 원빈의 「아저씨」를 거론하는 평가들도 설득력이 있다. 그만큼 인상적이다. 전반적으로 잔잔함을 유지하는 복고적 감성과 전개 방식은 인물들의 교류와 점진적으로 고조되는 위기의 정서를 넉넉히 녹여내는 데 효과적으로 쓰였다. 하지만 지루해질 즈음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액션 신은 오랜 기간 뮤직비디오와 CF로 기교를 단련한 안톤 후쿠아 감독의 감각적 연출로 강렬하게 폭발해 관객들의 눈을 압도한다.

터치스크린

제작기획 단계부터 발설된 여러 주변 경황들이나 완성된 결과물의 평가와 흥행 등을 종합해볼 때 영화 「더 이퀄라이저」는 시리즈로 연속될 확률이 커 보인다. 모처럼 흥미로운 기댓거리 하나가 추가될 듯하다.

<최원균 무비가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