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는 일을 못한다.]“부당한 대우 받는 알바 연합투쟁 지속”

그녀는 사람들에게 맥가현으로 불린다. ‘맥도날드’ 부당해고에 항의하는 이가현을 줄여 부르는 말이다. 맥도날드는 1년 동안 일해 온 그녀를 갑작스럽게 해고했다. 알바노조에 가입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사전조사를 철저히 하고 말문을 텄다. “최근에 오마이뉴스에서 인터뷰 하셨죠?” “아, 그건 동명이인인데요.” “반갑습니다, 일못유니온에서 나왔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가톨릭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한다. 첫 알바로 맥도날드를 선택했다가 해고당했다. 부당해고라고 생각하여 맞서 싸우고 있다.”

왜 부당해고라고 생각하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근무를 시작했다. 1년간 일했음에도 사전 통보 없이 알바노조에서 하는 활동이 다른 동료들에게 불편한 기분을 준다며 해고당했다.”

어떻게 항의할 생각을 하게 되었나.
“나는 노동법에 대해서 잘 모른다. 해고 당시에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해고당하던 날, 점장은 단 둘뿐인 사무실에서 반말로 다른 알바생이 내 알바노조 활동을 불편해 한다며 그만두라고 했다. 사직서를 쓰고 나가라는 말에, 그땐 그래야 하는 줄만 알고 고분고분 사직서를 작성했다. 부당해고라는 것은 알바노조에서 상담을 받은 이후에야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이의를 제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처한 상황은.
“맥도날드에 계속 항의를 하고 있는데 아직 이렇다 할 연락이 없다. 국회의원들의 항의에는 해명하더라. 그들은 근무시간 꺾기 및 부당해고가 없다고만 한다. 계속 항의할 생각이다.”

‘꺾기’란 무엇인가.
“노동자가 일하는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손님이 없다는 이유로 늦게 출근시키거나 일찍 퇴근하라고 지시하는 것을 말한다. 인건비를 줄이려는 꼼수다. 지난해 알바노조가 온라인을 통해 맥도날드 근로실태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조사에 참여한 1625명 중 65%가 꺾기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맥도날드는 한두 명도 아니고 1000명 이상이 별 이유도 없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이 투쟁으로 얻고 싶은 것은.
“부당해고당했음을 인정받는 것, 복직하는 것.”

현재 하는 활동으로 일상에 변화가 있다면.
“나는 기자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이번에 부당해고를 당하고 알바노조의 도움을 많이 받다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돕고 싶어졌다. 노무사나 노동단체 쪽으로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겪었던 에피소드를 들려달라.
“어느 언론사에서 내 사건에 대한 기사 제목을 ‘20대 알바녀, 점장이 앉혀놓고 한 짓은?’이라고 뽑았다. 이렇게 성적으로 불쾌할 수 있는 낚시질이 필요한가에 대해 고민했다. 세계일보는 ‘얘들아, 맥도날드가 알바생에게 최저임금 안 줬니’라는 제목으로 투쟁하는 사람들을 조롱하고, 맥도날드의 입장을 옹호하는 기사를 쓰기도 했다. 1년간 함께 일해 온 점장이 이유 없이 내 연락을 피할 때는 정말 속상했다. 하지만 점장 역시 본사에 따라야 하는 처지이니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알바노동자를 차별적으로 대한다. 맥도날드 본사에 가서 노무 담당자를 찾았더니 경찰을 불렀다. 함께 간 사람은 ‘그러니까 알바나 하지’라는 모욕적인 말도 들었다.”

이런 기업과 점주들이 원망스럽지 않나.
“점주들도 영세하거나 윗선의 압력 등으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못 지키는 경우가 많다. 임대료 인상이나 물가 인상이 심각하니 자꾸 알바비를 줄이려고 한다. 이번 알바몬 광고 논란에서도 드러났듯이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이런 건 국가가 해결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창업 시에도 노동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을과 을끼리 싸우지 말고 우리가 처한 현실에 함께 맞서자고 하고 싶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계획인가.
“프랜차이즈 노동에 관심이 많다. 파리바게뜨에서 일하던 알바가 고깃집 알바를 동시에 하고 있던 것이 드러나 해고당한 일도 있다.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일하는 알바 노동자들과 연합하여 투쟁을 계속할 예정이다. 모쪼록 관심 깊게 봐주고 응원해 달라.”

<김종수 일 못하는 사람 유니온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