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이야기]진보정당 ‘4자 테이블’ 성과낼까

관악을 후보단일화 4당4색… 국민모임의 진보결집 첫 시험대

여론조사는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의 승리였다. 4월 3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4·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여론조사 결과 서울의 광주라고 불리는 서울 관악을에서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가 34.3%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태호 새정치연합 후보는 15.9%, 정동영 국민모임 후보는 13.3%였다. 정태호 후보 측은 “새누리당 지지율은 최대치가 나온 반면 야권 표는 아직 결정을 하지 않은 부동층 표가 많기 때문에 이번 결과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정동영 후보 측은 여론조사와 관련해 입장자료를 내고 “여론조사는 조사기관과 조사방법, 질문방식 등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관악구 난곡사거리 부근에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관악을 선거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홍보시설물을 설치하고 있다. / 김창길 기자

유권자 40% 호남 출신, 야당 강세 지역
관악을 선거구도는 새정치연합 내부의 분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관악을 유권자의 약 40%는 호남 출신 유권자들이다. 호남 출신 유권자들은 새정치연합의 전통 지지층이기도 하지만 호남의 반노 정서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정태호 후보가 ‘정권심판론’을 제기하며 호남 출신 유권자들의 ‘반새누리당 정서’에 호소한다면, 정동영 후보는 친노세력이 자기 이익을 위한 정치를 하고 있다는 ‘친노 심판론’을 제기한다. 호남 출신 유권자들이 상당수이고 야권 강세지역이기는 하지만 새정치연합의 관악을 지역조직은 결합돼 있지 않다. 새정치연합 측 관계자는 “지역조직이 뭉쳐 있다기보다는 과거 13~17대 의원을 지낸 이해찬 의원 조직, 18대 김희철 전 의원 조직, 유종필 구청장 조직 등으로 나눠져 있다. 특히 김희철 전 의원의 조직표가 어디로 갈지 그 향배가 중요하다. 정치인들이 당 이익보다 정치인 개인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희철 전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선 패배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하며 “정태호 후보의 선거를 돕는 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전 장관이 국민모임 후보로 출마하면서 이번 선거에서 국민모임과 공동대응을 하기로 한 진보정당들의 행보도 조금씩 달라졌다. 정의당에서는 정동영 전 의원의 출마로 국민모임·정의당·노동당·노동정치연대의 선거연대 방식을 본격적으로 논의하자는 분위기다. 관악을을 비롯, 광주 서구을, 인천 서구강화을에 후보를 낸 정의당은 관악을을 정 전 의원으로 단일화하고 다른 지역에서 정의당 후보로 단일화하는 방향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나경채 당대표가 관악을 선거에 출마한 노동당은 정 전 의원의 출마가 달갑지 않다. 유일하게 관악을에만 후보를 낸 노동당은 정 전 장관의 출마와 관계없이 나 후보가 독자 완주를 해야 하는지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4자 연대의 테이블이 마련된 만큼 다른 지역의 단일화 상황을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며 관악을의 후보단일화 가능성도 열어놓고는 있다. 국민모임은 기존 진보정당으로부터 정동영 전 장관에 이르는 다양한 진보적 정치세력을 모아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을 건설해 야권을 교체하고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일각에서 국민모임이 ‘정동영당’이나 ‘도로 민주노동당’이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관악을 선거를 중심으로 한 각 진보 정치세력의 후보단일화 움직임은 국민모임이 내세운 진보 결집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