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인터뷰]새로운 진보 꿈꾸는 심상정 의원

이 여자, 참 당차다. 솜털이 채 가시지도 않은 20대 초반의 대학생 신분으로 공장에 위장 취업해 노조를 결성하고, 오랜 기간 수배생활을 하며 부조리한 세상을 향해 삿대질을 하던 여자다. 적지 않은 현상금이 걸린 채 공중파 TV 9시뉴스에 ‘떡’하니 데뷔해 부모님을 기절초풍하게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세상이 바뀌면서 엄혹한 시절 ‘빨갱이’로 몰렸던 진보진영이 국회까지 진출하면서 그도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민주노동당에서 가장 똑소리 나는 대표주자였던 그가 최근 민주노동당 탈당 선언과 함께 진보신당 추진을 선포했다. 강철 같은 이 여자,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민노당의 가장 큰 패착은 민생을 위한 실천이 부족했다는 점”

심상정 의원(49)을 만난 곳은 고양시 덕양의 선거사무실이다. 인터뷰 약속시간에 정확히 맞춰 출근한 심 의원은 기자와 악수를 나눈 후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라며 미리 보낸 질문지를 10분간 꼼꼼히 들여다본다. 닥종이 인형을 연상시키는 오목조목한 얼굴은 경직됐다가 어느 지점에 이르러 활짝 핀다. 잠깐이지만 “큭큭…”거리며 웃기도 한다. 차를 마시는 소리가 유난히 큰 것도 인상적이다. ‘후루룩…후루룩…’하는 도드라지는 소리가 작은 실내공간을 울린다.

심 의원은 지난 2월 17일 민노당 탈당 선언과 새로운 진보신당 창당을 위한 연대회의를 제안했다. 노회찬·단병호 의원 등 당내 평등파가 심 의원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집단탈당 러시에 가세했다. 지난 17대 대선에서의 참패 이후 당내 파열음은 거셌고, 급기야 탈당과 분당(分黨)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은 것이다. 그 와중에 터져 나온 것이 자주파와 평등파의 갈등이다. 자주파는 NL(민족해방-통일운동과 학생운동 강조) 그룹, 평등파는 PD(민중민주-노동운동이 핵심) 그룹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렇다면 1980년대 중반부터 불거진 해묵은 노선투쟁이 이처럼 당을 와해시킬 만큼 심각했던 것일까. 심 의원은 “내분이 심해 민노당이 망한 게 아니라 당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내분이 심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당에는 여러 의견 그룹이나 정파가 당연히 있는 것인데, 문제는 정파활동이 당에 도움이 되도록 유도하는 리더십의 부재예요. 그러다보니 민노당 내의 정파다툼은 당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기보다 당이 퇴행하게 하는 기능을 해왔고 대선 참패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 거죠. 민노당의 가장 큰 패착은 고착된 엘리트 중심의 운영체제가 갖는 한계와 소모적인 논쟁이 맞물려 민생을 위한 실천이 부족했다는 점이에요.”

종북주의 논란과 관련해서는 “종북주의가 사태의 본질은 아니다”라면서도 “자주파 동지의 일부이기는 하지만 북한의 노선을 추종하는 경향이 당의 정체성에 대해 의혹을 불러일으켰고, 그들이 평화통일을 우선하다보니 민생보다 통일을 앞세우는 정당 아니냐는 오해를 받았다”고 꼬집었다. 종북주의는 북한의 집권세력인 조선노동당 및 그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국가지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상적 상태를 말한다.

그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진보신당과 관련해 “대중적 진보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그가 말한 대중적 진보정당은 최근 대통합민주신당을 탈당한 유시민 의원이 말한 ‘유연한 진보’와 민노당이 내건 ‘진보’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이념도 진보정당도 서민을 위해 있는 거예요. 대중적 진보는 실제 서민의 삶을 개선하는 진보를 말하는 것으로 진보신당은 88만 원 세대로 통칭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당이 되어야 합니다. 젊은 88만 원 세대를 조직화하는 게 전략의 핵심이지요. 반면 유시민 의원의 유연한 진보는 노무현정권의 노선이에요. 민생을 개혁하겠다고 해서 국민들이 노무현씨에게 표를 몰아줬지만 노정권은 결과적으로 개혁과 민생을 외면했잖아요? 그래서 국민의 냉혹한 외면을 받았고요. 따라서 유 의원의 유연한 진보는 사이비 진보라고 생각합니다.”

심 의원은 “새로 창당할 진보정당은 생태,여성, 인권, 평화 등 21세기의 가치를 포괄하고 풀뿌리 진보운동은 물론 신자유주의 진보세력까지 연대한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통일문제와 관련해서는 “통일 지상주의가 아니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남북한의 교류를 통해 점차적으로 통일을 이뤄가는 것을 지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7대 대선을 앞두고 열린 민노당 내 경선에서 심 의원은 권영길 의원에 근소한 표차로 아쉽게 낙선했다. 하지만 만약 심 의원이 민노당 주자로 나섰다면 대선에서 권 의원에 비해 더 많은 표를 얻었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그만큼 상품성이 높다는 얘기다. 정치 입문 이제 고작 4년밖에 안 된 신인이 이처럼 단기간에 대내외적으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진가를 엿볼 수 있다.

5년 후 있을 차기 대선에서는 박근혜, 강금실, 심상정 등 여성 3인방의 각축전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대선에서도 힐러리 로댐 클런턴이 민주당의 강력한 대선주자인 것처럼 세계적으로도 여성 리더십이 부상하고 있다. 심 의원은 차기 대선까지 염두에 두고 있을까.

“전 세계적으로 여성 리더십이 부각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에요. 지구상의 민주주의가 발전한 성과로, 그동안 소외된 여성이 당당한 주체로 선다는 방증이지요.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역정치나 당리당략을 위한 정치행태가 아니라 국민의 삶을 바꾸는 살림적 정치로 바꾸어야 해요. 아이들의 교육문제나 노인들의 복지문제, 그리고 환경문제가 21세기 정치의 중요한 의제인 만큼 여성 리더십은 필수적이죠. 제가 차기 대선에도 도전할 거냐고요? 대통령은 국민의 대표로 정치과정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지,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은 아니에요. 지금은 이명박 정권의 폭주를 우려하며 진보적 대안을 꿈꾸는 국민의 뜻에 어떻게 부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밖에 없습니다.”

박근혜 의원과 강금실 통합민주당 최고위원에 대한 인물평을 주문하자 그는 “박근혜 의원은 오랜 세월 동안 정치 속에서 단련된 분으로 우리나라 보수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정치인”이라며 “만약 지난 대선에서 과거와 대한민국의 보수를 대변하는 박 의원과 진보와 미래를 대변하는 제가 맞붙었으면 국민들에게 신선한 대결구도를 보여줬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반면 강금실 최고위원에 대해서는 “대중에 그렇게 각인됐듯 저 역시 강금실 최고위원을 예쁜 언니라고 생각하며 좋아한다”면서도 “그러나 정치인으로서는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적 경쟁자로 인식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심의원의 활약상을 드러내는 유난히 두터운 의정보고서들과 심 의원이 성경처럼 읽고 있다는 신용복 교수의 ‘처음처럼’이 읽다만 채 놓여 있는 책상.

2004년 국회에 진출한 이래 심 의원은 재정경제위원회 소속으로 활동중이다. 재경위에서 그는 날카롭기로 명성이 자자하다. 2005년 국정감사에서 이헌재 경제부총리를 상대로 “파생상품 시장을 통한 정부의 외환 개입으로 1조8000억 원대의 대규모 손실을 초래했다”고 지적해 잘못을 시인하게 만든 일화는 유명하다. 한·미 FTA 협상 과정에서도 논리적 주장으로 서민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목소리만 큰’ 정치인이 아니라 구체적인 자료와 지식을 가지고 상대방을 압박하는 ‘똑똑하고 바른말 잘하는’ 정치인으로 각인됐다. 의정활동 잘한 국회의원으로 4년 연속 뽑히기도 했다. 실제 그의 의정활동 보고서만 봐도 그가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다른 국회의원들의 그것에 비해 유난히 두껍기 때문이다.

경제를 모르던 심 의원이 재정경제위원회를 선택한 것은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것이 ‘경제’이기 때문이다.
“노동자, 서민의 삶과 가장 밀접한 게 경제잖아요. 제가 능력과 자질이 있어서라기보다는 많은 전문가들을 모시고 공부하며 조력을 구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성을 갖는 거잖아요. 얼마나 많은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느냐 이전에 누구를 대변하느냐가 중요하죠. 저는 서민의 대표예요. 서민의 대표로서 자기소임을 분명히 자각하면 많은 조력자들을 조직해 공부하고 주장을 펼칠 수 있어요.”

심 의원은 경기도 파주 휴전선 근처에서 태어나 부모님을 따라 초등학교 4학년때 서울로 이사올 때까지 산나물을 캐며 성장했다. 어린 시절 그는 반에서 1, 2번을 다툴 정도로 키가 작고 말이 없는 아이였다. 지금도 초등학교 동창들의 기억 속에 그는 존재감이 없는 아이로 각인돼 있다고 한다. 잠재돼 있던 그의 리더십이 분출되기 시작한 것은 충암여중에 다닐 때다. 당시는 고교야구가 큰 인기를 누리던 시절이다.

“충암고등학교가 야구를 잘해서 동대문운동장에서 경기가 있는 날이면 학생들이 동원됐어요. 그때 전 야구가 좋아 야구 학생기자를 하고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야구장을 찾아다녔어요. 워낙 놀기를 좋아해 서클활동에도 적극적이었죠. 공부는 좀 하는 편이었는데, 우수학생이라기보다는 비주류학생이었어요.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은 일은 KBS 여고생 퀴즈에 제가 다닌 명지여고 대표로 출전했는데 잘 알고 있던 야구관련 문제를 부저를 늦게 누르는 바람에 못 맞춰 두고두고 속상해했던 일이에요. 답이 ‘덕아웃’이었어요.”

1년 재수 후 1978년 서울대 역사교육과에 입학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아버지의 뒤를 이어 교사의 꿈을 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1학년 때 구로동에서 노동야학인 ‘한얼야학’ 교사로 활동한 데 이어 2학년때 공활(대학생들이 방학때 공장에서 일하는 것)을 하면서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심 의원은 “우리나라의 산업역군으로 불리는 노동자들이 그렇게 열악한 조건에서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으며 일하는 것을 목격하며 우리나라의 노동현실을 깨달았고, 뭔가 굉장히 잘못됐음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회고했다.

“처참한 환경에서 일하면서도 근면 성실한 노동자들을 보면서 이런 노동자들이 제대로 대접을 받는 것이 사회정의이고 민주주의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그리고 그것을 도모하는 게 지식인의 몫이라고 판단했죠. 제가 노동운동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에요. 노동운동가로 산 25년 동안 제 선택에 대해 단 한 번도 후회해 본 적 없어요.”

선거사무실 벽에 붙어있는 방명록.

대학 3학년때인 1980년 구로공단 미싱사로 취직하면서 노동자의 삶을 시작했다. 물론 부모님은 이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1985년 구로동맹파업으로 그가 전국에 지명수배되면서 부모님은 큰 충격을 받는다. 파업3일째 저녁 TV 9시 뉴스에서 딸의 얼굴이 구로동맹파업 주모자로 1계급 특진에 500만 원의 현상금이 걸린 채 나온 것이다. 심 의원은 “충격을 받았을 엄마의 모습이 떠올라 며칠 동안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남편 이승배씨(52)는 1986년, 당시 노동운동을 함께한 김문수 경기지사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 서울대 동양사학과 출신인 이씨는 시위로 무기정학을 당한 후 노동운동의 길을 걷고 있던 중이었다. 두 사람은 1992년 늦깎이 결혼했다. 심 의원은 “여성이 결혼을 해서 노동운동가로서의 삶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때문에 결혼을 망설였지만, 우리 아저씨(남편을 지칭)는 제 가능성이나 역할을 인정해줘 제가 노동운동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사이에는 아들 우균군(중3)이 있다. 우균군은 대안학교인 ‘이우학교’에 재학중이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학부모의 한 사람인 심 의원이 갖고 있는 생각은 어떤 것일까. 심 의원은 “모든 아들 딸의 부모라는 자세로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명박 정부는 있는집 아이들만 위한 정책을 만듦으로써 교육에서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아이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8세에 대학입시로 자기 인생이 결단이 나는 교육제도는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해요. 프랑스처럼 대학이 평준화돼 일정 자격만 되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대학을 개방해야 하죠. 진로는 대학에 들어간 후 공부하면서 결정해도 늦지 않아요. 이처럼 대학진학을 열어놓으면 중·고등학교 과정도 인문학 중심으로 바꿀 수 있어요. 입시만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이 인간과 세계에 폭넓은 사고를 하고 인간존중,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눈을 뜨게 하는 거죠.”

‘성공’과 ‘경쟁’을 지향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 심 의원은 “한마디로 신권위주의”라고 못박았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대는 돈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고 부익부 빈익빈이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고 단정했다.

심 의원과의 인터뷰는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그는 역시 시원시원하고 논리정연하게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사자의 용맹함과 여우의 지혜로움에 뚝심까지 갖추고 있어 흡입력이 대단한 인물이다. 지역구 주민들과 윳놀이 약속이 있다며 총총히 사라지는 그의 어깨 위에 소외된 대한민국 서민들의 희망의 등불이 일렁이는 것처럼 보였다.

심상정 X파일

① 별명 ‘아름다운 악마’ ‘철의 여인’ ‘인민무력부장’. 아름다운 악마는 단병호 의원이 붙인 별명이다. 내가 매사에 철저함과 완벽함을 요구하면서 당원들을 피곤하게 만들기 때문에 악마이기는 하나, 그 모든 것이 대의를 위해서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것이다. 인민무력부장은 내가 전노협 쟁의국장을 지낼 때 유홍준씨(전 문화재청장)가 붙인 별명이다. 또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은 현대, 대우 등 대공장 조합원들을 상대하는 민주노총 금속연맹의 사무처장을 연임하면서 갖게 됐다.

②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나 서적 ‘전환시대의 논리’(리영희), ‘역사란 무엇인가’(E. H. 카), 그리고 막시즘과 관련된 책들.

③ 단점이 ‘짝사랑’이라고 밝힌 이유 상대방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대화를 나눠도 표현을 잘 하지 못해 진심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④ 애창곡 ‘내 하나의 사랑은 가고’ ‘킬리만자로의 표범’ ‘사계’.

⑤ 바람직한 부부상이 뭐라 생각하는지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가부장적 이야기다. 결혼은 보다 완전한 두 사람이 되는 것이다. 자기 가치관을 잘 살려서 서로 협력해야 하는 관계다. 누가 누구를 위해 희생하거나 봉사해야 하는 관계는 바람직하지 않다.

⑥ 자녀교육에 대한 철학 자기의 삶을 스스로 주도하는 역량을 갖추는 게 교육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아들에게 당부하는 것이 4가지가 있다. 우선은 자연을 벗삼아 열심히 뛰어놀고 부문과 영역을 불문하고 독서를 많이 해 몸과 마음을 튼튼하게 만들라고 주문한다. 또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 구석구석을 볼 수 있도록 하고, 끝으로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조언한다.

⑦ 친한 기업인도 있을까 대·중소기업상생협회 회장인 조성구씨 등 중소기업인들과 가깝다. 그동안 진보정당이라고 하면 반기업 정당 아니냐는 인식이 팽배했는데 그렇지 않다. 노동정책, 산업정책에 있어서는 중소기업을 건실하게 세워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진보정당의 입장이다. 2004년 재경위 맡으면서 중소기업 간담회를 주최했을 때는 단 한명의 기업인도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그런데 2005년 중소벤처기업 간담회하니까 많이 오셨다. 특히 중소기업인과 여성기업인들이 많았다. 그분들이 “문앞에 와서까지 들어갈까말까 갈등했다”고 하시더라. 노무현정권을 믿었지만 결국 노무현정권도 대기업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중소기업의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것을 깨닫고 우리를 찾아오신 것이었다.

⑧ 20대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지독한 연애, 그리고 인생에 대한 가치관과 사회에 대한 세계관을 바로 정립하는 일이다. 난 대학에 들어가면 연애와 독서, 여행을 실컷 하는 게 바램이었다. 내가 서클활동을 하고 운동권이 된 것은 대단한 이념이 있어서가 아니라 마음에 드는 남자를 찍어놓고 보면 하나같이 운동권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운동권이 되어서는 연애를 하지 못했다. 특히 너무 오랜 세월 동안 수배생활을 했기 때문에 지독한 연애는 꿈도 꾸지 못했다.

⑨ 좌우명 밤이 깊을수록 별이 더욱 빛난다.

⑩ 존경하는 인물 칼 마르크스와 전태일.

⑪ 자신이 가장 멋있다고 생각되는 때 아이를 낳았을 때.

⑫ 가장 고마운 사람 나를 가장 잘 이해해주는 남편.

⑬ 주량 맥주 500cc. 젊었을 때는 술을 잘 마셨는데 신장이 좋지 않아 금주를 하면서 주량도 줄었다. 안주로는 얼큰한 것을 좋아한다.

⑭ 의상과 메이크업이 화사해지는 이유 이제 운동권 학생이 아니라 대중정치인이기 때문에 국민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기 위해 변화를 꾀했다. 사실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제일 힘든 게 화장이더라. 잘 못하겠고 어색하고. 국회에서 기자들이 “심의원님. 박영선 의원처럼 화사하게 꾸미세요”라고 말해주기도 했다. 다행히 친언니가 미대 출신이어서 TV화면에 나온 나의 옷차림과 메이크업에 대해 모니터를 해준다. 머리는 국회 지하에 있는 미용실에서 손본다.

●학 력

1977 명지여자고등학교 졸업

1983 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 졸업

●경 력

1980~1981 구로3공단 소재 남성전기 노동조합 교육부장, 강제사직

1983~1985 구로1공단 소재 대우어페럴 미싱사로 근무, 노조결성과 쟁의로 수배

1985.6.24 구로동맹파업 관련 수배

1985~1986 서울노동운동연합 중앙위원장

1990~1995 전국노동조합협의회 쟁의부장, 쟁의국장, 조직국장

1996~2001 전국금속연맹 사무차장

2001.2~2003.9 전국금속노동조합 사무처장

2000~2002.2 민주노동당 당대회부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