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OI의 여론스코프]‘대통령 지지도 40%’ 뜯어보면…

◐이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

우리 국민 40%는 정말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을까.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도가 40%를 넘어섰다는 뉴스는 청와대에서 먼저 흘러나왔다. 뒤이어 민간기관에서도 40%대를 기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촛불정국 이후 최고치이고, 그동안 30%선에서 오랫동안 정체돼 왔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실 최근에 이 대통령의 모습이 다소 달라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가까운 예로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한 국장과 강경보수 세력의 반발이 예상됨에도 북한 조문단 접견을 수용한 것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지지도 상승의 좀 더 직접적인 요인은 주가로 대표되는 경제지표가 일부 개선되고 있는 것과 함께 이 대통령이 지난 7월부터 시작한 이른바 친서민 행보 때문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대학 등록금 취업 후 상환제, 저소득층 무담보 대출,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 같은 경제와 관련한 친서민 정책들에 반응하는 국민이 제법 많다.

지난 7월 조사와 비교하면 서울과 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 40대, 자영업과 주부층에서 상승폭이 컸다. 이들은 모두 경제적 문제에 대해 관심이 높은 계층이라는 것이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맞다. 지금 이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나아진 게 맞다. 조사 결과도 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흔히 언론에 표현되는 ‘대통령 지지도’의 의미는 좀 더 정확히 이해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지지도는 이전과 비교하는 상대적 평가치

◐이 대통령 친서민정책 기대감.

언론에 ‘대통령 지지도 40%’라고 나오면 ‘우리나라 국민의 40%가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 조사기관에서 전화면접조사를 실시할 때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일을 잘 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그렇지 않다고 보십니까’라는 형식으로 대개 질문한다. 문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것은 절대평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즉 ‘대통령 지지도’라고 일반적으로 표현하지만 이때의 지지도는 정당 지지도나 선거에서 얘기되는 후보 지지도와 전혀 다른 의미이다.

더욱 정확하게 설명하면 ‘대통령 지지도’는 이전과 비교해 요즘에 일을 더 잘하는지 못하는지에 대한 답을 구하는 상대적 평가치가 된다. 그래서 대통령 지지도가 40%로 나오더라도 지지자가 전 국민의 40%라고 말할 수는 없게 된다.

이것은 동일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친서민 정책에 대해 기대가 되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질문을 한 경우 ‘기대되지 않는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는다는 조사 결과에서도 어느 정도 확인된다. 새롭게 대통령이 선출됐을 때 실제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기대감이 상당히 높은 것처럼 새롭게 어떤 정책을 내놓을 때 기대감은 일반적으로 높게 마련이다.

그런데 현재 이 대통령의 친서민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40%대에 머물고 ‘기대되지 않는다’는 응답이 55%라는 건 여전히 이 대통령에 대한 반감층이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지지도)’가 임기 초반 이후 처음으로 40%대를 기록했다고 해서 자만할 일이 아니다. 이것은 오히려 지난해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국민들로부터 매우 낮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그때 비해서는 ‘최근에’ 나아졌다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KSOI의 여론스코프

<윤희웅 | KSOI 정치·사회조사팀장>

조사개요 시기 2009. 8. 25 방법 전화면접조사 대상 전국 19세 이상 남녀 700명 표본오차 ±3.7%P(신뢰수준 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