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인물]문재인 파워, 김제동 콘서트 막다?

3월 4일로 예정됐던 방송인 김제동씨의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 시즌3> 울산 공연이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공연장을 대관하기로 한 KBS 울산 측에서 정치적 성향을 이유로 대관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논란이 일자 KBS 홍보실은 <긴급>이라는 제목으로 “공연 자체가 정치적 목적의 행사여서 총선 이후 대관하도록 보류 조치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인터넷에 올렸다. KBS 측이 문제를 삼은 것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토크콘서트 참가. KBS 홍보실은 “지난 14일 KBS 부산방송총국에서 열렸던 김제동 콘서트에 총선 출마의사를 밝힌 데다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가 공연에 참가해 이미 정치적 행사로 규정됐기에 대관 승인을 보류했다”고 말했다.

김제동

그러나 문재인 이사장의 토크콘서트 참가는 ‘참가’가 아닌 ‘관람’인 것으로 드러났다. 문 이사장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문재인 김제동 울산 토크쇼 취소. 제가 부산 콘서트 공연에 참가한 게 KBS 측의 대관 취소 사유라네요. 저는 부산 콘서트 때 티켓 사서 관람했을 뿐인데요. 어떤 사람의 관람은 공연 참가가 되나요? 그렇다면 저는 수많은 공연을 취소시킬 만한 공연 참가를 했단 걸 고백합니다”라며 “김제동 토크쇼가 정치적? KBS의 대관 취소야말로 정치적!! MB정부 내내 계속된 KBS의 정치, 반드시 벌받을 것입니다”라고 트위터에 남겼다.

김제동씨 소속사인 다음기획도 공식입장을 발표해 이를 다시 확인했다. 다음기획 측은 “문재인 이사장은 부산 공연 현장에서 어떠한 인사말을 하거나 무대에 오른 적이 없었다”며 “직접 티켓을 구매하여 관객의 한 사람으로 공연장을 찾았을 뿐”이라고 밝혔다.

다음기획에 따르면 KBS는 공연기획사를 통해 공연 내용 중 정치적인 내용을 뺀 구성으로 간다면 공연을 허가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기획사 측은 “KBS가 공연분야에 있어 또다른 검열기관으로 위치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에 저희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제동 토크콘서트의 서울 공연을 연출하고 주요 공연기획을 담당한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허가를 하고 티켓을 판매하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대관을 취소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며 “이런 경우에는 이쪽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상대방은 승산이 없다. 대관 담당자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점에서 윗선 개입이 있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탁 교수는 “현 정권 들어서 사회적인 의미를 담은 공연을 할 때마다 ‘정치적’이라는 이유를 대며 대관을 안 해주는 경우가 많다”며 “노무현 정부 때도 FTA 반대, 이라크 파병 반대 등의 공연을 했지만 그때는 대관에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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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김제동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울산 토크콘서트를 예매하신 분들께 죄송합니다. 소중한 시간과 정성을 담으셔서 예매하셨을 건데, 고맙고 미안합니다. 꼭 미안한 만큼 더 웃겨드릴 게요”라며 “아직 마이크는 제 손에 있습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