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교육의 미래와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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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교육과 우수한 두뇌에 미래가 있다

지난 10월 28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제1회 국제뇌교육심포지엄 및 국제뇌교육협회 창립식.

지난 10월 28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제1회 국제뇌교육심포지엄 및 국제뇌교육협회 창립식.

한반도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많은 이들이 위기 속에 있다고 한다. 북핵문제와 함께 급변하는 국제정세, 교육문제, 역사침탈과 왜곡, 사회계층 간 혼란 등 다양하다. 하지만, 이러한 때야말로 우리가 가진 힘과 저력이 무엇인지, 어떠한 미래를 향해 가야 하는지 되돌아보아야 할 시점이다.

약 반세기 전 우리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모든 국가의 동정을 받아왔다. 모든 것이 황폐했던 때였고, 어떤 이들은 기본적인 경제국가의 토대를 닦는 데에만 100년이 걸릴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으로 일어섰다. 위기와 어려움이 언제나 함께했지만, 지금의 한국은 전 세계 모든 개발도상국이 부러워하는 나라임에 틀림없다. 경제강국과 민주주의의 토대를 굳건히 닦았으며, 올림픽과 월드컵을 개최했고, 반세기 전 우리를 도우러 군대를 파견했던 유엔의 최고 수장에 한국인이 당선되었다.

타고난 근면성, 공통의 목표가 있을 때 하나 되는 단결력, 유구한 문화적 자산 등 반세기 코리아의 기적에 대해 많은 이유가 거론되지만, 외국의 많은 학자가 공통적으로 손꼽는 것은 역시 높은 교육열과 우수한 두뇌다. 결국은 뇌를 잘 쓴 것이다.
정말로 암울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50년 만에 이러한 성장을 이뤘다. 그러면 앞으로 10년, 20년, 50년 후의 미래는 어떻게 그려야 할까. 교육은 100년을 내다봐야 한다고 하니, 우리는 최소한 50년 후의 한국의 미래 모습을 내다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뇌는 우리가 상상하는 바에 따라 그리고 어떠한 정보를 머릿속에 넣어주느냐에 따라 움직인다.

앞으로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세계적으로도 우수하다는 한국인의 두뇌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교육이 정말로 중요하고, 교육의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하다.

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뇌교육의 출발점 필자는 12년 전 미국에 가서 우리의 정신문화를 알리면서 ‘뇌교육’이란 것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왔다. 나 자신이 어릴 적 집중력의 문제로 학교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어렵게 지냈던 것이 그 출발이고, 이후 줄곧 그러한 것을 해결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당시 스스로 연구하면서 깨달은 것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뇌의 현상이나 감정, 여러 가지 느낌을 ‘나’ 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었다. 나와 뇌를 분리하는 것이다.

대부분 ‘나는 공부를 못해. 나는 성격이 나빠. 나는 게을러’라고 하지만, 그렇게 하면 그런 자신을 바꾸기가 힘들다. 내가 게으른 게 아니라 내 뇌에 게으른 정보가 있을 뿐인 것이다. 슬픈 감정이 든다면, 그 감정은 내가 아니라 내 것이다. 내 것이니까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집중력에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는 내가 아니라 내 것이니까 이것을 바라보고 느끼고 판단하는 주체가 있음을 인식하면 된다. 이런 식으로 나와 뇌를 분리해서 생각하면, 뇌를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나의 몸은 내가 아니라 내 것이고, 내 감정도 내가 아니라 내 것이다. 여기서부터 스스로를 바라보고 바꿀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결국 뇌에 답이 있다. 모든 것은 우리 뇌의 정보로 들어와 있다. 뇌에 대해 자각했을 때, 모든 것을 정보로 바라볼 수 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어떤 정보를 선택할 것인가이다. 정보에 의해 뇌가 움직이고 현실을 창조하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세상은 우리의 뇌가 상상한 것이 투영된 현실이다. 전쟁을 일으키는 것도 뇌가 하는 것이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도 결국은 뇌에 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뇌에 입력만 시키면 그 정보에 의해 뇌에 변화가 온다. 강력한 정보에 의해, 강력한 체험으로 인하여 개발이 되는 것이다.

뇌의 창조성은 무한한 잠재성을 갖고 있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어느 방향으로 뇌를 개발할 것이냐다. 과학이 중요하지만 과학을 잘못 쓰면 지구가 망할 수도 있다. 뇌를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옛날에는 지구가 평평하다고 속았던 적이 있었지만, 지구가 속인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냥 평평하다고 한 것이다. 뇌에 대한 인식전환은 천동설이 지동설로 변하는 것과 같은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래서 뇌교육을 통한 뇌에 대한 인식전환은 새로운 뇌의 문화시대를 만들어내는 주춧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세기 전의 한국과 지금의 한국.

반세기 전의 한국과 지금의 한국.

한국의 미래, 뇌교육 모든 것은 가치가 있을 때 빛을 발한다. 우리나라가 가진 최고의 자산은 무형자산이다. 이스라엘과 한국이 이만큼 사는 것은 그만큼 뇌를 잘 썼기 때문이다. 뇌교육은 교육적인 가치와 경제적 가치 그리고 문화적 가치를 모두 갖고 있기에 그만한 미래의 가치가 있다.

우리가 가진 교육적 가치는 더없이 크다. 1949년 공포된 교육기본법 2조는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을 ‘홍익인간’이라고 정확히 기술했다. 우리의 선조는 예부터 하늘을 공경하고 인간을 사랑하고 조상을 숭배하라는 경천, 애인, 숭조라는 큰 정신을 가졌다. 이 같은 가치를 삶 속에서 실현하라는 것이 홍익인간이며, 이 사상은 현재 우리 교육의 이념이 되어 있다. 인류 모두가 공유해야 할 교육철학이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교육이념을 되살려 뇌를 통해 알리고, 뇌교육을 통해 세계화하는 것이다.

결국 뇌문화시대를 대한민국의 교육이 이끌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미래의 가치를 선점한다는 것은 중요하다. 다른 사람이 먼저 시작하고 다 끝날 무렵 뒤따라가 보았자 박수치기만 바쁘다. 박수를 받으려면 항상 먼저 시작해야 한다. 현재 뇌기반 학습, 뇌기반 교육, 두뇌교육 등 다양한 용어가 선진 교육현장에서 점차 나오고 있지만 ‘뇌교육’을 시작한 것은 한국이 최초이다. 그만큼 희망이 있고 미래가 있다.

필자는 뇌교육의 미래에 1조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 그만큼 커다란 미래시장이라는 얘기다. 우리의 미래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산업이다. 미래의 가치를 주도하면서도 홍익인간이라는 우리의 정신문화를 알리는 것. 나아가 한국 사람만이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뇌교육을 통해 새롭게 깨어나는 그림이 펼쳐짐을 상상해본다. 거기에 한민족의 새로운 탄생과 지구경영의 미래가 있다.

이승헌 <한국뇌과학연구원 원장, 국제평화대학원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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