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어떠한 변화를 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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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문제의 원인과 해결책 모두 ‘뇌의 변화’에 있어

[뇌이야기]뇌에 어떠한 변화를 줄 것인가

음악은 마음의 변화를 일으킨다.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뇌의 변화를 불러온다. 격정적인 멜로디와 감미로운 음률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면 그 뇌는 다소 문제가 있을 것이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음악은 우리 뇌파에 변화를 주고 우리 감정에 변화를 준다. 그리고 생리적인 현상에도 변화를 준다. 음악뿐 아니라 우리의 뇌는 살아가며 주고받는 수많은 외부의 정보에 항상 반응하며 바뀌어가는 존재다. 특별한 것은 마음이 반응하는, 정신과 물질이 공존하는 존재라는 점이다.

우리 뇌는 정보를 먹고산다. 정보가 차단되면 우리 뇌는 몹시 불안해한다. 정보를 차단하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은 없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정보를 우리의 뇌에 주느냐다.

건강·행복·평화 위해 뇌교육

20세기의 발달한 과학은 엄청난 양의 정보를 우리 뇌에 공급한다. 귀로 들을 수 있는 소리는 ‘거리’라는 한계가 있었으나 통신혁명은 그러한 한계를 무너뜨렸고, 눈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의 한계도 인터넷과 영상매체 때문에 허물어졌다. 지구촌에서 벌어지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한자리에서 눈과 귀로 곧바로 받아들이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인류는 진정한 진보를 이룬 것일까. 수많은 정보의 유입 가능성이 우리의 뇌를 이롭게 하고 있는 것일까.

오늘날 인류사회는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은 늘어났다. 하지만 과학의 발달이 얼마만큼 인간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평화지수가 높아졌는지, 행복지수가 높아졌는지는 한 번 생각해볼 문제다. 인류의 삶에 편리함을 가져다준 과학은 그 자체보다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정확히 얘기하면, 누구나 가진 인간의 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인류의 미래가 달려 있다. 현재 인류에게 닥친 인간성 상실과 심각한 지구온난화 문제가 그것을 증명한다.

얼마 전 미국 뉴욕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저녁식사를 하면서 이 주제에 대해 대화한 적이 있다. 인류에게 닥친 심각한 지구 환경의 위기를 해결할 방법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인가. 이 문제는 환경운동가 몇몇의 고민이 아니라 정치·경제·과학적으로 모든 힘을 총동원해서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이냐, 누가 할 것이냐다.

현재 인류가 닥친 문제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는 이 원인을 정확히 살펴보아야 한다. 발달한 통신과 기술혁명은 지구촌을 하나로 묶었지만, 지구는 여전히 국가 중심의 경영과 종교 중심의 경영으로 움직이고 있다. 국가의 이기심과 종교의 이기심이 충돌하면서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 이것은 모두 공멸하는 길이다. 이러한 어리석은 일을 계속해서는 안 된다.

미래 인류사회의 가치는 무엇일까. 종교 중심·국가 중심이 아닌, 인간 중심·지구 중심의 지구 경영이다. 우리는 모두 뇌를 경영하고 지구를 경영할 책임이 있다. 책임을 져야만 지구의 문제와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인간의 뇌 안에는 모든 정보가 들어 있다. 국가도, 종교도, 사상도, 철학도… 지구는 크고 넓지만 우리의 뇌는 그보다 더 크고 넓다. 뇌 안에 있는 모든 정보는 활용의 대상이다. 오늘날 인류문명을 만든 과학도 인간의 뇌에서 비롯했다. 이제 인간과 지구를 위한 과학이 필요하다. 어떻게 과학을 활용할 것인가. 나아가 어떻게 종교를 활용할 것인가. 어떻게 정치를 활용할 것인가. 이제 우리는 거기에 집중해야 한다. 인류와 지구의 미래는 우리가 뇌를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 이 자각과 깨달음이 변화의 시작이다.

뇌교육은 진보를 위한 철학과 기술

지난 7월 30일, 뉴욕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지구환경과 뇌교육에 대한 담소를 나누었다.

지난 7월 30일, 뉴욕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지구환경과 뇌교육에 대한 담소를 나누었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주목받는 한국의 뇌교육은 바로 뇌에 변화를 주는 교육이다. 개인과 사회, 인류를 해롭게 하는 변화가 아닌 누구나 원하는 건강과 행복과 평화로운 뇌를 만드는 교육이다. 그것이 바로 뇌교육의 목적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인류의 진보를 위한 궁극적인 철학과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뇌교육이라고 하면 아주 특별한 것을 생각한다. 뇌교육은 특별하지 않다. 이렇게 질문해보자. ‘우리가 걷는 것이 뇌로 걷는 걸까, 발로 걷는 걸까.’ 답은 ‘뇌로 걷는 것’이다. 숨을 쉬는 것도, 심장박동이 뛰는 것도, 희로애락의 감정 작용도 모든 것은 뇌로 한다. 다만 뇌로 한다는 것을 의식하지 않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내가 하고 있는 움직임과 생각과 언행이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자각이다. 뇌교육은 그러한 자각에서 출발한다.

우리의 뇌는 정보에 따라 반응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어떠한 정보를 주느냐가 무척 중요하다. 좋은 정보를 계속 주면 뇌는 그렇게 반응한다. 그 반응을 높이는 뇌교육 방법은 바로 큰 비전과 공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자신의 뇌가 반할 만큼 크고 가치 있는 목표, 생각만 하면 가슴이 설레는, 그러한 꿈을 갖는 것이다. 그럴 때 우리의 뇌는 반응한다. 돈을 많이 벌면 세금을 많이 내야 하지만, 꿈은 아무리 크게 가져도 세금을 낼 이유가 없다. 큰 비전을 세우고 그 비전을 이루기 위해 뇌를 써야 한다.

이 세상을 이끌어가는 리더는 뇌를 잘 쓰는 사람이다. 자신의 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자각할 때 뇌는 변화한다. 그래서 자기가 지금 뇌를 활용하고 있다는 자각을 하는 것과 그런 생각 없이 그냥 움직이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난다. 걷지 않는 사람은 없지만, 그러한 생각을 하고 걷는 사람은 많지 않다.

체험적 교육방법을 중심으로 인간의 뇌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다주는 뇌교육은 한국의 희망이요, 미래의 희망이다. 오랜 기간 뇌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뇌교육의 연구개발을 담당해온 한국뇌과학연구원은 최근 유엔 경제사회이사회로부터 뇌교육 자문 NGO로 등록되었다. 그리고 뇌교육 전문가를 양성하는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에서는 글로벌 리더들을 배출하고 있다. 한국 뇌교육의 세계 보급을 위해 설립한 국제뇌교육협회도 현재 30개국에 지부가 생겼고, 올해 100개국에 지부를 설립할 예정이다. 지난 27년간 한 순간도 놓지 않았던 꿈이 이제 뇌교육을 통해 펼쳐지고 있다. 홍익인간의 철학이 담긴 뇌교육이 인류 미래의 희망으로 떠오를 날을 필자는 항상 잊지 않고 있다.

이승헌〈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총장·한국뇌과학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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