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방송 수위조절 능한 ‘시청률 제조기’

신동엽은 누구인가, 각종 예능프로 섭렵하며 진행자로 각광받아

위부터 SBS ‘두 남자쇼’(2001), KBS2 ‘해피투게더’(2003), SBS‘헤이헤이헤이’(2003), SBS‘김용만 신동엽의 즐겨찾기’(2004), MBC‘느낌표’의 통일료리관의 신동엽(2005), SBS‘신동엽의 있다! 없다?’(2005)

개그맨 신동엽을 10년 이상 곁에서 지켜본 방송사 PD들은 신동엽을 “매우 영리하고 내성적인 사람”이라고 평한다. 카메라 앞에서는 장난꾸러기처럼 재치와 유머로 시청자의 웃음을 자아내지만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는 낯을 많이 가린다는 것. 그런 이유로 각종 행사 진행으로 부수익을 짭짤하게 올리는 다른 개그맨(김제동의 경우 행사 진행료로 보통 1000만원을 받음)들과 달리 행사를 뛰지 못한다. MBC 여운혁 CP는 “내성적 성격 탓에 행사 진행을 맡기로 했다가 결국 위약금을 물어준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방송작가들은 신동엽에 대해 말따먹기, 호흡관리, 여백관리에 능하고 방송의 수위 조절을 잘하면서 깔끔한 진행을 하는 미덕이 있다고 말한다. 친한 연예인이 출연했다고 해서 반말을 하는 일도 없다. 10년간 방송활동을 하면서 콩트, 토크쇼, 버라이어티쇼 등 각종 장르를 망라한 것도 오늘날 신동엽이 최고 예능오락 프로그램 진행자로 각광받는 이유다. 유재석과 마찬가지로 안티팬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대마초 혐의로 11개월간 방송 못나와

신동엽이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1991년. 대학축제 때 사회를 보다가 개그맨 이성미의 눈에 띄어 SBS 특채로 방송에 데뷔했다. 데뷔 초부터 ‘레일맨’이라는 코너에서 “안녕하시렵니까?”라는 유행어로 주목받았다. 1994년 ‘기쁜 우리 토요일’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홍록기, 이영자와 함께 MC를 맡아 여러 코너에 출연하면서 인기를 높였다.

1996년엔 ‘남자 셋 여자 셋’이라는 시트콤에도 출연했다. 이 드라마에서 신동엽은 능청하고 뻔뻔스러운 이미지를 선보이면서 연기력도 검증받았다. 이듬해 미국유학 연수로 잠시 방송을 쉬었다가 1998년 9월 1년이 채 안 돼 돌아와 ‘남자 셋 여자 셋’에 다시 출연했다. 그러나 1999년 12월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구속 기소되면서 11개월 동안 방송을 떠나 있어야 했다.
그런 그는 2000년 10월 가을개편 때 ‘일요일 일요일밤에’ 러브하우스, ‘두 남자쇼’로 컴백했으며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복귀와 관련해 시청자와 네티즌 사이에 일었던 논란도 곧 잠잠해졌다. 복귀 당시 그는 “개그맨은 나의 천직”이라며 “최선을 다해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밖에 달리 별 도리가 없다”며 용서를 구했다. 그 약속을 시청률로 입증해 보인 셈이다.

이후 지금까지도 ‘시청률 제조기’라는 별명이 따라붙을 정도로 그가 진행한 프로그램들은 성공을 거듭했다. ‘해피투게더’ ‘TV동물농장’ ‘맨II맨’ ‘헤이헤이헤이’ ‘즐겨찾기’ 등 흥행에 성공한 수많은 예능오락프로그램에 그가 있었다. 올 5월엔 MBC 예능국 PD인 선혜윤씨(28)와 1년 연예 끝에 결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박주연 기자 jy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