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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와 문화]뮤지컬 고액출연료 해결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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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샤우팅>의 한 장면.


방송가에선 진행자 교체를 둘러싼 논란이 시끄럽다. 꼬리에 꼬리를 문 온갖 추측성 정보가 혼란을 가중시키더니 회당 출연료를 둘러싼 잡음까지 등장하고 있다. 정치적인 견해가 결부된 가치관의 문제는 사실 결론을 내리기 힘든 논쟁거리다. 그러나 이야기의 중심이 돈으로 옮겨가면 공감대는 의외로 쉽게 형성된다. 누구라도 ‘돈 얘기’에는 정색을 하게 되고, 진지해지기 때문이다.

사정은 조금 다르지만 공연예술계, 특히 상업예술 장르인 뮤지컬 시장에서도 최근 돈 문제가 첨예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인기 뮤지컬 배우들은 말할 것도 없고 소위 스타 마케팅이라 불리는 상업무대의 대중화 전략이 확산되면서 고가의 출연료를 지불하는 ‘연예인 모시기’가 확산일로여서 생겨난 고민거리다.

보통 무대의 출연료는 회당 출연료에 공연 횟수를 곱해 책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논란의 핵심은 스타급 배우의 고액 출연료가 관행처럼 받아들여지면서 공연의 성패와 상관없이 일정 수준 이상의 개런티를 보장해 달라는 요구가 점점 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안정적인 흥행을 위해 더블이나 트리플 등 여러 팀의 복수 캐스트를 운용하는 경우 이른바 ‘남는 게 없는 장사’가 되기 십상이다. 공연을 위해서는 대중적 인지도의 스타를 반드시 끼워넣어야 하지만 어지간한 흥행으로는 크게 남는 것이 없으니 ‘빛 좋은 개살구’가 따로 없다.

대중이 만나고 싶어하는 유명인을 직접 무대에 세운다는 전략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관건은 얼마나 건강하고 탄력적으로 이런 제도를 운영할 것인가의 여부다. 물론 일방적으로 고액의 출연자들만을 성토하자는 말도 아니다. 능력에 따라 수입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노력은 현대사회에서 당연한 일이다.

해결책은 밖에서 찾아야 한다. 화초가 커지면 분갈이해야 하는 것처럼 좀 더 근본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개런티가 높아진다고 불안해 하고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그에 걸맞은 체질 개선과 환경 정비를 고민해야 한다. 장기상연을 통한 매출의 극대화, 긴 호흡의 공연을 통한 수입의 안정화, 이를 바탕으로 한 개런티의 현실적인 조정 등이 상정할 수 있는 경우의 수들이다.

문제는 누구도 이런 토대나 환경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밖에서 보기엔 그저 제작자와 출연자들이 밥그릇 싸움에만 열중하고 있는 인상이다. 판이 깨지기 전에 모두가 전체를 생각하고 이해하는 정성과 노력을 더해야 한다. 고양이 목의 방울처럼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가 자칫 성장하던 뮤지컬계에 침체나 불황 같은 위기라도 닥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한 번 관객들이 실망하기 시작하면 위기가 찾아오는 것은 순간이다. 적어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어리석음만은 범치 않기를 바란다.



원종원<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뮤지컬 평론가> jwon@s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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