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 ‘우체국 전자우편’ 새 이름 지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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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전자우편 제작과정.

클릭 한 번이면 서울에서 제주까지, 아니 지구촌 어디라도 눈깜짝할 사이 전달되는 게 이메일, 즉 전자우편이다. 이메일을 처음 써 보았을 때 “세상에 이렇게 편리할 수가” 하며 감탄한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디지털 혁명은 이 전자우편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메일이 보편화되자 이제 손으로 쓰는 편지는 인류 역사에서 종언을 고할 것이라는 식의 미래 예측이 나왔다. 이메일 같은 간편한 교신 수단을 두고 누가 번거롭게 시간과 돈이 드는 손 편지를 쓰겠느냐는 논리였다.

디지털 사회가 성숙된 지금 돌이켜보면 이 예측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손으로 쓰는 편지의 수요는 거의 사라졌다. 예전처럼 친구에게, 가족에게, 또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써서 우표를 붙이고 우체통에 집어넣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종이로 된 편지는 여전히 건재하다. 한 발송자가 여러 사람에게 한꺼번에 보내는 다중우편물의 수요 때문이다.

각종 요금고지서나 세금청구서처럼 중요한 문건을 이메일로 보내는 것은 아무래도 위험하다. 송달의 편리를 추구하다가 예기치 못한 문제에 부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송수신 과정에서 도깨비처럼 증발하는 수도 있고, 제대로 도착해도 수신인이 열어 본다는 보장이 없다.

신뢰도 문제도 있다. 이메일로 오는 상품 광고는 곧바로 휴지통에 버려도 종이편지는 적어도 뜯어서 제목이라도 읽어 보는 게 보통이다. 결혼 청첩장을 이메일로 보내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보내는 이의 정성이 담겨 있고, 그래서 받는 이에게 신뢰와 정감을 안겨 주는 게 종이편지다.

이메일의 간편함과 종이편지의 정감을 다 살리는 방안은 없을까. 그래서 나온 게 우체국 전자우편이다. 보내는 쪽에서 이메일 또는 디지털 파일로 보내면 우체국이 이를 종이편지로 제작해 받는 사람에게 배달하는 방식이다. 보낼 땐 디지털, 받을 땐 아날로그인 융합상품인 셈이다.

우편물에 주목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아니 그런 것도 있나” 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 있지만 우체국 전자우편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1999년에 처음 도입됐을 때 한 해 수요가 1000만통에 불과했지만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 2003년 3000만통, 2006년 5500만통에 이어 지난해엔 1억통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모든 가정이 작년 한 해 평균 2통 이상의 우체국 전자우편을 받았다는 얘기다.

서울시가 발급한 주정차위반고지서나 건강보험공단에서 보낸 건강보험 이용안내문 같은 게 대표적인 우체국 전자우편이다. 개인 이용도 늘어나는 추세다. 예식이나 장례를 치른 집에서 하객 또는 문상객에게 감사의 글을 보낼 때 우체국 전자우편이 인기다. 받는 사람의 주소가 담긴 파일을 우체국에 건네주기만 하면 우체국이 다 알아서 배달하기 때문이다. 편지 형태도 소형 및 대형 봉투, 접착식과 그림엽서 등 네 가지 가운데에서 고를 수 있다. 요금도 1통에 260~71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문제는 이 상품이 나온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일반인의 인지도가 여전히 낮다는 점이다. 원인을 분석하면 용어가 혼동을 주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우체국 전자우편이라고 하니까 우체국에서 사용하는 이메일로 오해하는 것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이 서비스의 명칭을 바꾸기로 하고 새 이름 공모에 나섰다. 오는 3월 31일까지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www.koreapost. go.kr)에 응모하면 1등 당선작 100만원, 2등 50만원 등 상금을 준다. 우정사업본부는 사실 4년 전에도 같은 내용의 공모를 한 적이 있다. 당시 ‘e편한우편’ ‘u메일’ e-빠른우편’ ‘e편지’ ‘e알림우편’ 등이 접수됐지만 ‘당선작 없음’으로 결론났다.

이춘호 우편사업팀장은 “이번에는 저탄소 녹색성장에 부합하면서도 우체국의 친근한 이미지와 어울리는 이름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우체국 전자우편은 외국 70여 개 국에서도 서비스되고 있다. 이 우편은 영미권에선 ‘하이브리드 메일’, 일본에선 ‘Web 레터’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이종탁 경향신문 사회에디터 jt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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