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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술 요법으로 건강 되찾은 임상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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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을 만나 몸이 편안해졌어요”

요통 박성범군

치료 후 아버지와 함께 환한 웃음을 짓고 있는 박성범군(오른쪽).

치료 후 아버지와 함께 환한 웃음을 짓고 있는 박성범군(오른쪽).

흔히 한의사가 놓는 침은 근육이 뭉쳤거나 발목이 삐끗했을 때만 효과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침의 위력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실제 임상에서 침은 요통, 고관절통, 슬통(무릎통증)은 물론 오장육부의 문제, 분노나 슬픔 등 감정적 문제도 치료한다. 심지어 암환자도 침의 도움을 받는다. 침을 통해 건강과 웃음을 찾은 사람들의 사연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엉덩이 통증 줄어 일상생활 가능박성범군(18)은 지난 2005년 갑자기 허리 아래 엉덩이 부위에 통증을 느꼈다. 하지만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았어도 통증은 사라졌다. 하지만 이듬해인 2006년 12월 다시 통증은 특별한 이유 없이 재발했다.

앉아 있는 시간이 10분 정도 지나면 통증이 극심해져 더 이상 앉아 있는 것이 힘들었고 무거운 느낌도 들었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 일어날 때 통증이 가장 심했다.

엉덩관절이라고도 하는 고관절까지 연결된 엉덩이 통증은 올 1월에는 무릎 아래쪽으로도 진행됐다. 다리를 조금 올리는 동작만으로도 통증이 느껴졌다. 박군은 “병이 점점 진행을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올 1월 척추전문병원에서 디스크 진단을 받고 수술을 권유받았다. 하지만 박군의 부모는 박군이 아직 어린 나이라 가능하면 수술만큼은 하지 않기를 바랐다. 한의원을 찾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예진할 때 박군은 “평소 갈증이 심해서 물 마실 때 두 컵 정도를 한꺼번에 차가운 상태로 마시고 겨울이면 입이 잘 건조해진다”고 말했다. 또 “평소 화나 짜증을 잘 내고 한숨을 잘 쉬며, 잘 놀래는 편이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박군은 “오른쪽 귀에서 ‘쿵’하는 이명이 일정하게 나는 편이고 평소에 등 쪽에서 땀이 잘 나며 최근에는 하체 쪽에서도 땀이 난다”고 말했다. 오전에도 피곤함을 느끼며 배가 더부룩하고 식후에 트림을 자주 하며 속이 쓰린 증상도 있었다. 감기에 걸리면 항상 열이 난다고 했다.

올 1월 박군에 대한 첫 진료를 할 때 누운 자세에서 허리를 들어보라고 하니 통증 때문에 허리를 들고 유지하지를 못했다. 다리들기(SLR 테스트)를 해보니 침대에서 30cm만 들어도 엉덩이 부위에 통증이 생겼다.

한의사가 오른쪽 팔과 다리에 침을 놓자 다리들기 테스트에서는 거의 불편을 모를 정도로 많이 호전됐다. 그러나 사흘 후 통증이 다시 재발했다. 재차 오른쪽 팔과 다리에 침을 놓는 처치를 하자 엉덩이 부위 통증이 세 번째 진료일까지 40% 가까이 감소되었고 아픈 정도도 더 이상 심해지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었다. 치료 전에는 10분만 앉아 있어도 통증이 심해지던 것이 네 번 정도 치료를 받은 뒤부터는 2시간 정도 않아 있을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그렇게 6회의 침치료를 진행했고 한약을 처방했다.

디스크로 인해 무릎 아래로 바깥쪽이 아픈 느낌도 엉덩이 통증과 같이 호전되기 시작해 현재는 통증이 20%도 남아 있지 않을 만큼 많이 좋아졌다. 박군은 “누워 있다 일어날 때 한 번만 통증이 있고 평상시의 활동에는 전혀 불편함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상태가 좋아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고 말했다.

박군은 다른 일반적인 디스크환자와는 달리 허리에 외부적인 손상이나 무리한 운동이나 퇴행으로 인한 관절염 없이 디스크가 발생한 경우이다. 순전히 내부 오장의 질병으로 인해서 요통이 발생한 것이다. 그 요통이 양방적인 진단에서 디스크로 판별될 정도의 질환이 된 것이다.

요통은 신장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신장병은 동의보감에서 기어동(起於冬)이라고 하여 겨울에 생기는 병이다. 2006년 12월 특별한 이유 없이 박군에게 통증이 발생한 것은 2005년과 비교해 보았을 때 한방적으로 장부가 계절상의 성쇠를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암 크기와 수치 많이 줄어

췌장암 말기 환자 백종현씨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의원을 찾았다가 병세가 호전된 백종현씨.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의원을 찾았다가 병세가 호전된 백종현씨.

췌장암 말기 환자 백종현씨는 한의원을 매일 간다. 처음 한의원을 찾아갔을 때의 백씨는 병색이 완연했다. 가족의 요청으로 백씨는 췌장암 말기가 아닌 초기로 알고 있긴 했지만 이미 정상 체중에서 10㎏ 넘게 빠지고, 소화를 시키지 못해 유동식으로만 식사를 하는 상태였다. 그런데 첫날 침을 맞고난 백씨는 평소 절반도 못 먹던 홍삼엑기스 한 포를 거뜬히 먹을 수 있었다.

진료 7개월째인 요즘 백씨는 체중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으며 원래 식사량의 80~90%정도를 먹을 수 있을 만큼 상태가 호전됐다.

백씨는 한의원을 방문하기 전 양방에서 항암치료(약물)를 계속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고통이나 불편함이 컸다. 반면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지금은 양방의 항암치료를 받을 때에 비해 고통이나 불편함이 20~30%로 줄어 약간 컨디션이 좋지 않은 정도로만 느끼는 상태이다. 지금은 항암치료를 중단한 지 한 달이 넘었다. 또 얼마 전 검사에서는 암 크기와 수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백씨의 며느리는 “처음에는 병원에서 한 달밖에 못 사실 거라는 얘기를 듣고 마지막으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곳에 왔었다” 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암의 정복은 양방이건 한방이건 불문하고 현대 의사들이 공히 느끼는 화두다. 양방에서는 주로 외과적 수술 방법과 암을 축소시키는 항암제를 사용하여 치료효과를 거두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치료과정중에 암 환자의 생활의 질이 크게 나빠지기도 한다.

동의보감에 ‘양정적자제(養正積自除: 인체의 정기를 기르면 적취, 즉 한방에서 보는 암이 자연히 없어지게 된다)’ 라는 문구가 있다. 암세포를 직접 죽이는 방법이 아니라 인체의 정기를 길러서 암을 치료한다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서양의학의 항암치료 중에 머리카락이 빠지고 인체의 컨디션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암세포만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건강한 세포들까지 공격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적취(積聚: 한방에서 형태를 이루는 덩어리를 일컫는 말) 덩어리인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는 오히려 정기를 길러주기 때문에 인체의 기능이 나아지면서 컨디션도 덩달아 좋아지게 된다.

참기 힘든 극심한 동통이나 불편했던 증상들이 없어지면서 일상생활을 편하게 할 수 있게 된다. 암 환자 중에는 항암치료와 같이 한방치료를 받으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해 항암치료를 받기 전에 한의원을 방문하기도 한다.

중국 천진중의약대학의 부속병원에 따르면 암 환자나 신부전 환자들의 경우도 한약을 같이 병행해 치료하는 것이 월등히 효과가 좋다고 한다. 이들은 수술 전이나 후에 환자의 정기를 보(補)해주기 위해 한약을 복약하는 치료를 하고 있으며 지금도 임상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원인 치료로 전체적 몸상태 향상

무릎통증 설점이씨

이제는 절뚝거리지 않고 걷게 됐다는 설점이씨가 침을 맞고 있다.

이제는 절뚝거리지 않고 걷게 됐다는 설점이씨가 침을 맞고 있다.

올해 61세인 설점이씨는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한의원을 찾았다. 지난 10여 년 간 10월만 되면 무릎 통증이 심해지고 봄이 되면 다시 괜찮아지기를 반복해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다시 나아지겠거니 생각하며 별 다른 치료를 받지 않고 지냈다고 했다.

하지만 2006년 10월께부터는 지금까지 통증이 지속적으로 계속됐다. 가만히 있어도 무릎이 따끔거리고 쑤시며, 붇고 열이 나기도 했으며, 계단을 오르거나 내려갈 때도 통증이 있었다. 때론 통증이 심해 절뚝거릴 정도였다. 아프긴 했지만 병원을 들락날락하는 성격이 아니어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데 얼마 전 길에서 넘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병원을 찾게 되었다고 한다.

의사는 X-ray 결과로 보아 관절이 다른 사람에 비해 원래 약하므로 계단을 조심해야 하고 운동이나 등산은 하지 말라고 말했다. 또 치료를 계속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정씨는 약을 챙겨 먹거나, 뼈주사를 맞거나 하는 게 싫어 두 번 다시 병원을 찾지 않았다.

그러던 중 정씨의 둘째 딸이 한의원에서 침으로 치료하면 어떻겠냐고 해 딸과 함께 한의원을 방문하게 됐다.
처음 한의원을 방문하던 날 한의사는 몸 상태에 대해 1시간 가량 상담을 한 후 침을 맞자고 했다. 통증이 오는 무릎을 체크해 보는 것은 물론 배를 비롯해 여기저기 눌러보며 통증이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질문 뒤엔 침을 놓았고 그러고 나서는 신기할 정도로 무릎과 배가 편해진 느낌이었다. 정씨는 ‘이렇게 하면 금새 낫겠구나’ 생각했다고 한다.

한의사는 “병세가 세다면 침 맞은 뒤 편한 상태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고 병세가 약하다면 좋은 느낌이 오래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정씨는 전자였다. 침을 맞고 좋은 상태가 하루밖에 유지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치료를 시작한 10일 정도는 무릎이 더 많이 붓고, 통증도 심해졌다. 처음에 아픈 정도를 10으로 치면 15 정도로 통증이 왔다. 담당 한의사는 치료과정이라며 정씨를 안심시켜 주었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열흘이 지난 뒤부터는 무릎이 편해지는 시간이 늘어났고, 붓는 정도나 통증의 세기도 훨씬 줄어들었다.

정씨는 “한의원에서 치료를 3개월 간 받으면서 가장 기뻤던 일은 몸의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을 때”라고 말했다. 담당 한의사는 “무릎이 아픈 원인은 신장기능이 좋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장치료를 받으니 무릎이 좋아지면서 소변을 못 참는 증상도 좋아지고 소화도 잘되어 속이 편해졌다. 바지를 입으면 갑갑하던 느낌도 사라졌다. 또 두통이 올 때마다 뇌선이라는 약을 자주 복용하곤 했는데 두통이 줄어들어 그 약을 먹는 횟수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얼굴로 열이 올라오며 땀이 나는 것도 없어졌고 피로감도 확실히 줄었다.

정씨는 “이렇게 몸 상태가 좋아지니 내 기분도 좋지만, 우리 딸들도 엄마가 아프단 소리를 안 한다며 더 좋아한다”며 “남은 기간 열심히 치료를 받고 앞으로 관리도 잘해서 재발이 안 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무릎·다리 통증 50% 이상 호전

고관절 통증 정운진씨

수술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침으로 효과를 본 정운진씨.

수술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침으로 효과를 본 정운진씨.

정운진씨(69)는 스무 살에 결혼해 첫 아이를 출산한 후부터 골반과 허벅지 사이 부위가 아프기 시작했다. ‘고관절통’을 앓은 것이다. 그런데 한의원을 찾기 전까지 49년이나 되는 긴 시간 동안 통증을 견디며 지냈다.

농삿일 할 때는 통증으로 고통을 참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또 허리 척추뼈에 해당하는 곳에 요통이 동반돼 담경락에 해당하는 엉덩이 부위와 무릎 아래 쪽 통증과 더불어 무릎통증도 심각한 상태였다. 급기야 무릎을 굽혀 완전히 앉기가 불가능했으며 걸을 때도 무릎통증으로 절뚝거리며 지팡이를 짚고서 걸어야 했다.

검사 결과 고관절통은 물론이고 무릎의 퇴행성관절염과 허리디크스, 그리고 골다공증도 있었다. 하지만 몸이 쇠약한 상태라 수술을 받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때문에 정씨는 진통 소염제 계통의 약물치료로만 통증을 약화시키며 근근이 몸을 지탱해 왔다.

한방치료도 여러 번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아시혈(아픈 혈자리에 침을 놓은 것) 위주의 대증요법과 진통 치료에만 그쳤다. 정씨는 그렇게 그때그때 심한 통증만 완화시키며 병을 호전시킬 기대는 갖지 못했다. 그러다 결국 고관절통, 슬통(무릎통증), 요통(허리통증)으로 침대에 오르고 내릴 때도 동작을 천천히 해야 할 정도로 거동이 자연스럽지 못한 상태가 되었다. 걸음도 빨리 걸을 수 없었으며 일어설 때도 손을 짚어야 할 정도로 불편해졌다.

다리들기(SLR 테스트)를 해본 결과, 정씨의 다리는 고작 38cm 정도 올라가는 상태였다. 다리 각도가 약 30도 정도 되었을 때 고관절과 무릎에 통증을 심하게 느꼈다. 무릎을 굽히고 펴는 동작에서도 굽힐 때 통증이 심해 천천히 조심스럽게 굽혀야 했으며 무릎을 펴는 동작 뿐만 아니라 무릎을 약간만 비트는 움직임에도 많이 불편해했다.

치료를 시작하며 간과 관련한 침을 놓자 정씨는 “무릎을 펴기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침치료가 끝난 후에는 다리를 74cm까지 들어올리며 80도 가까이 고관절의 가동이 편해지는 것이 확인됐다. 이후 간침을 4회 정도 시행하면서 고관절의 통증이 10% 정도 줄어들었으며 SLR 테스트에서도 거의 정상적으로 다리를 들어올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4회 치료 이후 SLR 테스트에서는 80cm 이상을 움직일 수 있었으며 거동할 때에도 고관절의 통증이 크게 줄어든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 다음 담침으로 바꾸어 치료를 계속했다. 2회 치료한 후 증상의 호전도를 체크해 보니 고관절 통증과 무릎바깥 쪽 통증이 50%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7회 정도 계속 치료한 결과 고관절 통증은 상당히 소실되어 SLR 테스트에서 고관절 통증을 더 이상 호소하지 않게 되었다. 무릎바깥 쪽 통증뿐만 아니라 엉덩이에서 다리 쪽으로 이어지던 통증도 50% 이상 호전되었다.

치료를 지속하면서 간 기능을 도와주는 한약을 같이 복용했다. 혈맥의 순환 기능이 좋아지면서 가만히 있어도 아프던 증상과 밤에 다리 통증이 심해지던 증상이 거의 없어졌다. 걸어 다닐 때와 앉고 설 때처럼 움직임이 많을 때만 통증이 일어나는 수준이 됐다. 이제 남은 치료는 무릎통증과 허리통증을 없애는 것이다. 담침으로 관절통증이 호전을 보이면서 무릎의 굽히고 펴는 게 조금씩 편해지고 있었지만 앉기 동작을 시켜보면 엉덩이를 치켜든 자세로 더 이상 앉지 못했으며 일어설 때도 양 무릎에 손을 짚고 일어서야 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릎관절의 완치를 위해서는 집중적으로 치료를 많이 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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