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09.05.12ㅣ위클리경향 824호
시사2판4판
비공식 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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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2판4판]비공식 왕국

<글·윤무영 | 그림·김용민>

문지기 어떻게 오셨습니까?

김선비 우리 왕국에 교육제도가 어떻게 바뀔지 궁금해서 판서 어른을 만나러 왔습니다.

문지기 그 일이라면 이쪽 뒤로 가시죠.

김선비 여기가 조정이 아니던가요?

문지기 뒤에 가면 판서 어른보다 더 힘센 분이 계십니다. 그분에게 물어보시죠.

김선비 그것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있어서 그런데, 전하께 상소는 올릴 수 없을까요?

문지기 그것도 뒤로 가시죠.

김선비 뒤에는 누가?

문지기 전하의 형님인 상왕이 계십니다.

김선비 설마. 형님이….

문지기 그분이 전하의 똘마니는 아니죠.

김선비 이번에 경주 고을에서 백성들이 투표를 하는 거 보니까. 우리 왕국에서 힘이 있는 분이 따로 있는 것 같던데요.

문지기 아, 그 여왕님! 그분은 이쪽 뒤로.

김선비 그렇게 자꾸 뒤로만 가리키니까, 이상하네요.

문지기 참, 교육제도가 어떻게 바뀔지 궁금해서 판서 어른을 찾아오셨죠. 그러면 이 앞으로 가시죠.

김선비 이번에는 어쩐 일로 앞을 가리키시나요?

문지기 앞에 가면 판서보다 더 힘이 센 왕참판이 계십니다.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이 사교육 관련 발언을 하자,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월권’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야당에서는 교육부통령·상왕·왕차관이라는, 이명박 정부가 만들어낸 용어로 비판했다. 힘이 있어야 할 사람은 힘이 없고, 힘이 없어야 할 사람이 힘이 있는 이 현상은 누구의 책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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