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넷]발트해 해저 UFO, 진실은 밝혀질까

‘발트해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UFO’. 꽤 유명했던 떡밥이다. ‘Baltic UFO’로 검색해보면 지난해 8월, 그리고 올해 1~2월 관심을 끌었던 주제다. 그런데 6월 중순 발트해 UFO는 다시 화제를 모았다. 왜일까. 이유는 이것이다. 한 유명 보물탐험가가 그 발틱해 바닥의 미스터리한 물체를 탐사하러 간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피터 린드버그. 패션사진 작가와 동명이인이다. 이 사람도 유명하다. 아마 들어봤을 것이다. 1916년 화물선 욘코핑(Jönköping)호는 핀란드 인근 발트해에서 독일 잠수함의 공격을 받고 침몰한다. 린드버그는 그 배에 실려 있던 화물에 주목했다. 수천 병의 1907년산 샴페인, 그리고 코냑, 와인이었다. 러시아 군대 납품용이었다. 1998년, 린드버그 팀은 인양에 성공한다. 옥션에 나온 그 중 일부는 아주 비싼 값에 팔렸다. 이 드라마 같은 이야기는 ‘Champagne Wreck’로 검색하면 수도 없이 나오니 참고하시길.

린드버그 팀이 수중음파탐지기로 찍었다는 ‘발트해 UFO’.

어쨌든 오늘의 주제는 UFO다. 욘코핑호를 건질 때 린드버그가 사용한 방법이 ‘측면스캔 수중음파탐지(사이드 스캔 소나)’였다. 이 방법으로 65m 바다밑에 가라앉아 있는 배의 선명한 형상을 얻어냈다. 같은 방법이 ‘발트해 UFO’ 형상 포착에 적용됐다. 린드버그는 지난 2월 CNN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20년 가까이 해저 밑바닥을 훑어왔는데, 이런 물체는 처음 본 겁니다.” 그런데 사진을 보면 뭔가 떠오르는 거 없는가. 스타워즈에서 한 솔로가 운전하던 화물선, 밀레니엄 팔콘이다. 그러니까 거대한 밀레니엄 팔콘형 UFO(?)가 발트해에 가라앉아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상상은 나래를 폈다. 이 화물선의 ‘화물칸’에는 뭐가 들어 있을까.

그리고 지난 6월 4일, 린드버그가 이끄는 ‘오션X팀’이 해저잠수를 통해 그 미스터리한 물체에 접근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이들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최신 뉴스’는 6월 7일 올린 다음의 글이다. “긴급뉴스: 다이버가 지금 잠수해서 그 원형 물체를 조사했음. 현재까지 들어온 보고에 따르면 그들은 놀라운 발견을 했고, 그 해저에 어떤 이상한 것이 감춰져 있음을 확인했음.” 그리고 덧붙였다. “자세한 정보와 사진은 다음주에 공개할 예정.” 그러나 일주일 하고도 하루가 지난 6월 15일 현재, 그들은 아무것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들은 정말로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을까. 린드버그 팀이 발견한 것이 어떤 종류의 우주선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미 올해 2월 회의론이 제기되었다.

‘9·11 음모론’을 회의주의적 시각에서 비판했던 잡지 <파퓰러 메카닉>은 음파탐지 전문가의 말을 빌려 “이들이 내놓은 사진은 음파탐지기를 잘못 조작해 나온 결과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UFO 분석 전문가에게 문의해봤다. 한국UFO조사분석센터 서종한 소장은 “금속성 물질은 아닌 것 같고 나무나 돌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UFO일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과거 샴페인 인양처럼 이번에도 린드버그는 세상의 회의론을 뚫고 멋진 성공을 할 수 있을까. 글쎄. 별로 그래 보이진 않는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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