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신분증 재발급 한번에 끝내기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여권 등을 새로 또는 다시 발급받을 때 읍·면·동 주민센터나 경찰서, 구청 등을 여러 번 드나든 기억이 있다. 신청할 때와 수령할 때 한 번씩 적어도 두 번은 가야 했다. 사진이 규격에 맞지 않는 등 뭔가 한 가지를 빠뜨려서 다시 걸음을 하기도 했다. 발급 장소가 직장과 상당히 떨어져 있고 일과 중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신분증 등을 발급기관을 방문하지 않고 우편으로 받을 수 있는 계약등기제도의 편리성을 알리는 우정사업본부 광고.

각종 국가 발급 신분증을 신청하고 수령하기 위해 발급기관을 몇 번씩 방문해야 하는 이런 불편을 줄이려고 나온 우정서비스가 있다. 2005년 6월부터 시행된 계약등기 서비스다. 우체국이 등기우편물 발송인과 별도로 계약을 맺어 통상우편물을 지정한 곳으로 배달하고, 배달 결과를 발송인에게 전자적 방법으로 통지하는 특수취급제도를 말한다. 쉽게 설명하면 신분증처럼 배달사고가 나면 안 되는 중요한 우편물을 안전하게 배달하고 확인까지 해주는 특별한 등기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은행·신용카드사의 각종 카드,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보훈카드·여권·장애인등록증 같은 신분증, 출입국·공인인증 등 중요 서류가 그 대상이다. 우체국이 이들 발급기관과의 계약을 통해 수령자가 직접 기관을 방문하지 않고 원하는 곳에서 안전하게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계약등기는 일반 계약등기와 맞춤형 계약등기 두 종류가 있다. 일반 계약등기는 통상우편 기본요금(5g 초과~25g까지)의 10배 미만이고 한 번에 500통 이상, 월 1만통 이상 발송이라는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등기통상우편물이 해당된다. 재발급 카드나 경찰서 범칙금, 보험사 실효예고 통지서 등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2008년 1월부터 시행된 맞춤형 계약등기는 통상우편 기본요금의 10배 이상이고, 1회 및 월 발송 물량 제한 없이 가능하다. 신규 발급 카드,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공인인증 서류 등이 그런 경우다.

별도로 계약을 맺는 특수 서비스이다 보니 여러 가지 부가취급 서비스도 마련돼 있다. 수취인에게 직접 우편물을 전한 뒤 회송 통지서(개인정보 활용 동의서 등)에 필요한 서명·날인을 받거나 수취인이 인계하는 서류를 받아 발송인 또는 지정한 곳으로 회송하는 ‘회신우편’이 그 하나다. 수취인 본인에게만 배달하는 ‘본인지정배달’, 수취인에게 우편요금을 수납하는 ‘착불배달(요금 수취인 지불)’, 이사 등으로 우편주소가 변경된 경우 우편물을 새 주소지로 배달하고 발송인에게 변경된 우편주소 정보를 제공해주는 ‘우편주소 정보제공’ 서비스도 있다. 우편물 제작과 관련한 발송인의 요구사항을 집중국 내 e-그린우편제작센터 등과 연결해서 우편물 제작 편의를 제공하는 ‘e-그린우편 연계’, 발송인이 우편요금과 환부율을 적용한 환부취급수수료를 합산해서 사전에 납부하는 ‘환부취급 사전납부’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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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증 등을 발급·재발급할 때 계약등기를 이용하려면 신청서를 작성하면서 우편수령 또는 등기서비스 이용을 선택하면 된다. 표준요금은 중량이 80g 정도인 주민등록증 기준으로 3100원이다. 착불을 원하면 부가취급수수료 500원까지 포함해 3600원이다. 중량 150g인 여권은 표준요금 2700원, 중량 구간 추가요금 240원, 착불 수수료 500원을 합해서 3440원이다.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 우편배달 서비스의 경우 2009년 우정사업본부가 행정안전부 및 운전면허시험관리단과 협약을 체결,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계약등기 취급 건수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 계약등기는 2005년 208만통에서 지난해 3814만통으로, 맞춤형 계약등기는 2008년 1만통에서 255만통으로 각각 늘었다고 한다. 이제는 각종 신분증 재발급을 신청할 때 한 차례 방문으로 끝낼 수 있게 됐다. 우정 서비스가 끊임없이 진화한 결과다.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 hud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