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설계]터진 디스크 비수술적 요법

환갑이 넘은 김모씨는 허리와 우측 엉덩이가 아파오는 증상에 시달렸다. 김씨는 시간이 지나면 증세가 나을 줄 알고 집 근처 병원에서 물리치료, 약물치료를 했다. 하지만 통증이 더 심해져 갑자기 사타구니, 허벅지부터 종아리까지 전기가 오듯 통증이 심해 움직일 수 없게 됐다. 응급차를 타고 급히 MRI 촬영을 한 뒤 결과를 보니 4, 5번 요추의 디스크가 터져 수핵이 흘러나와 신경을 누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김씨는 수술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망연자실했지만 의외로 간단한 시술 이후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허리 디스크는 40대 이후 대표적인 척추 질환이다. 허리 디스크는 추간판탈출증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디스크 내부 물질인 수핵이 튀어나온 정도에 따라 나뉜다. 약간 튀어나온 팽윤성 디스크, 좀 더 튀어나온 돌출성 디스크, 수핵이 빠져나와 신경통로를 막아버린 터진 디스크(부골화 디스크)가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수핵이 터져 심각한 통증을 유발하는 터진 디스크 상태다. 튀어나온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게 되고, 디스크에 함유된 염증성 물질이 신경을 붓게 만들기 때문이다. 신경이 붓게 되면 신경 속으로 지나는 혈관의 혈액 순환이 잘 안 돼 신경을 더 붓게 만드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이런 상태를 신경의 구획증후군이라 부른다. 터진 디스크는 엄청난 통증을 유발하지만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로 해결할 수 있다.

처음에 통증을 가라앉히는 약을 복용한다. 약으로 치료가 가능할 경우 1주 정도 지나면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한다. 1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면 비수술적 시술을 하게 되는데, 신경 차단술이나 신경 성형술이 쓰인다. 신경 성형술이 차단술에 비해 진일보한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시술 시간이 5~10분 정도로 짧고,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도 된다. 비수술적 치료법이 통하지 않을 경우 물리적으로 신경 덩어리를 제거하는 수술을 하게 된다. 하지만 비수술적 치료법의 발달로 수술을 하는 경우는 많이 줄어들었다. 특히 젊은 층의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건강설계

환자들 중에는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통증이 심해도 참고 기다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신경의 섬유화가 진행돼 신경 장애가 남을 수 있다.

<김재훈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