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설계]흉터 치료 100%는 안 돼요

며칠 전 <비긴 어게인>이라는 영화를 봤다. 인디 음악가 역으로 나오는 키이라 나이틀리를 보며 ‘턱이 왜 저리 길지’하는 생각을 했다. 10년 전 ‘오만과 편견’에 나온 나이틀리를 보고 예쁜 얼굴이라 감탄했는데 나도 모르게 턱 깎은 연예인에 익숙해져버린 것이 아닌가 싶어 깜짝 놀랐다. 시대가 변하면서 외형에 대한 선호는 조금씩 바뀔 수 있다.

외형과 달리 피부에 대한 선호는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양귀비 시대부터 지금까지 밝고, 윤기 있고, 탄력 있는 피부가 선호된다. 작은 모공에 흉터 없는 피부결이라면 금상첨화다. 흉터도 어릴 때부터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별로 의식하지 않고 사는 경우가 많다. 우리 뇌는 끊임없이 자기 얼굴에 대한 정보를 입력한다. 매일 매일의 미세한 변화가 거울을 통해 수정, 입력되기 때문에 자기 얼굴에 익숙해져 오랜 기간 존재한 흉터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원래 자신의 모습처럼 받아들인다. 하지만 성장하고 나서 새로 생긴 여드름 흉터는 익숙해지기 힘들고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힌다.

지금은 흉터 치료술이 많이 좋아져 70~80% 정도는 어렵지 않게 복원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좋아진 상태에서도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깊은 흉터의 경우 원형을 100% 찾을 수 없다. 성격에 따라서는 100%를 채우지 못한 것에 대해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도 있다. 시술받기 전에는 50%의 흉터만 채워도 행복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50%를 채운 이후에는 ‘반이나 채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반이 덜 찼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과거의 치료술로는 흉터의 50%에 살을 채우기도 쉽지 않다. 한방 재생약물을 이용해 살을 올리는 SL흉터치료술이 나온 이후로 한두 번의 시술로 50%는 쉽게 채울 수 있다. 전에는 흉터부위 표층의 진피를 자극해 새 살이 올라오게 치료했다면, SL치료는 진피 전체를 이용해 입체적으로 자극해 살을 올리기 때문에 두 배 이상 많은 살이 올라온다. 하지만 100%는 없다. 치료를 통해 채워진 새 살을 보고 기뻐해야지 덜 채워진 흉터만 바라봐서는 영원히 불행할 뿐이다. 반밖에 남지 않은 물, 반이나 남은 물,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손철훈 예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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