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014.12.30ㅣ주간경향 1107호
렌즈로 본 세상
굴뚝 위 노동자와 지상의 가족
사진·글 이상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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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굴뚝 위 노동자와 지상의 가족

12월의 삭풍이 몰아치는 아들의 농성장에 어머니가 찾아왔습니다. 지상 70m 굴뚝 위 좁은 공간에서 농성에 들어간 귀한 자식이 걱정돼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누나들과 함께 아들의 얼굴이라도 볼 요량으로 찾아오신 겁니다. 누나가 쌍안경으로 동생을 확인하는 동안 어머니는 아들을 향해 연신 손을 흔들어 보입니다. 법까지 그들을 버려도 쌍용차 해고 근로자들은 아직 포기할 수 없는 뭔가가 있는가 봅니다. 그들이 굴뚝 위로 올라가 우리 사회를 향해 외치는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요. 다같이 살자는 호소는 아닐까요. 우리도 언젠가는 같은 신세가 될 수 있는 건 아닐까요. 칼바람보다 더 차갑고 날카로운 우리 사회의 비정이 저들의 심장을 찌르고 있는 건 아닐까요. 바람 부는 저 높은 곳에 아들을 두고 돌아서는 어머니의 모습이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려 못 견딜 것만 같습니다.

<사진·글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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