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성공 키워드]개그우먼 신·봉·선

굳세어라 신봉선, 앞으로도 쭈욱~~!

같은 프로그램 녹화장에 아무리 연배 높은 선배가 나와도 깍듯이 모시되 “선배님, 근데 코 어디에서 했어요?”라고 당돌하게 묻는 신세대 개그우먼 신봉선.

꽃미남 배우들에게 척척 안기며 부러움과 야유를 한 몸에 사질 않나, 최고 인기를 누리는 방송 대가들 사이에서도 전혀 주눅이 들지 않으며, 툭툭 정곡을 찌르는 할 말 다 쏟아내는데도 왠지 밉지 않은 캐릭터다. 인형 같은 외모 사이에서 자신을 예쁜 여자로 몰아가는 억지도 그녀가 하면 웃기고, 곰살 맞은 애교 또한 그녀를 거치면 개그가 된다.

처음 그녀가 생활밀착형 개그를 선보이며 투박한 아줌마의 모습으로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1980년대 ‘순악질’ 여사를 떠올렸다. 김미화를 잇는 대찬 후배라며 조금씩 주목받던 그녀는 ‘군림하는 팥쥐‘의 새로운 전형, 일견 사랑스러운 구석이 있는 캐릭터로 단시간에 자신을 완벽히 적응시켰다. 시청자들에게는 새로운 즐거움과 동류의식을 선사했다고 할까. 부럽고 동경하는 대신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할까. 막돼먹은 영애씨가 못생긴 여자의 열등감을 현실적으로 표현해낸다면, 자신감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신봉선의 당당함은 또 다른 미의 기준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반가운 결정적 이유는? 유머로 포장된 건강한 자기 사랑은 지켜보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푸근하게 하는 힘이 있다는 거!

개그우먼 중에서도 겸손과 저돌적 성실성을 동시에 갖춘 보기 드문 그녀. 주변 방송인들은 신인 때부터 줄곧 당찼던 모습으로 그녀를 기억한다. KBS 20기 공채로 방송에 데뷔한 그녀는 일찌감치 <개그콘서트>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을 인생 최대의 행운으로 여겨서일까. <개그콘서트>에서 함께 했던 조모 작가는 “스스로 기획하고 짜낸 아이디어는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반드시 건져내고 마는 똑부러지는 개그우먼”이라고 회고했다. <연예가 중계>를 했던 이현희 작가는 “연예가 중계 사무실에는 언제나 긴박한 분위기가 흘러서 연예인들이 들어올 때 긴장하기 쉬운데, 신봉선만큼은 웃으며 들어와서 인상이 깊었다”면서 “배포 좋게 ‘컴퓨터 좀 쓰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사무실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까지 했던 그녀의 모습은 개그 프로그램 화면에 보이는 그녀의 모습과 많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모든 사람이 어려워하는 국장님과도 스스럼없이 농을 던지는 당찬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톱스타 성공 키워드

“떠도 변한 거 하나 없더라” 칭찬
해를 거듭할수록 평가가 반감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신봉선은 후자다. “신봉선, 사람 참 괜찮더라” “떠도(인기 있어도) 변한 거 하나 없더라” 등의 칭찬이 여기저기서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역시 방송인의 자질 중 개인의 됨됨이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서로 예뻐 보이려고 애쓰는 방송가 안팎에서 자신을 망가뜨리며 웃음의 정확한 지점을 건드리는 ‘천상’ 개그우먼 신봉선. 최근 <무한걸스> <해피투게더>를 비롯해 <샴페인> 등 5개 이상의 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는 그녀의 매력은 대통령 앞에서도 “대통령님 그 머리 어데서 하셨능교” 하고 곧바로 물을 수 있는 넉살에 있지 않을까. 단, 아직까지 메인MC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기에는 무게감이 조금 덜해 보인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무한 가능성을 겸비한 그녀이기에 조만간 강호동, 유재석 뒤를 이을 걸쭉한 여장부 대스타를 기대해본다.

<남미영 방송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