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성공 키워드]힘 빠진 40대를 웃게 해 줄 배우 ‘박중훈’

방송가 구조조정의 바람 속에서도 유일하게 신설된 프로그램은 박중훈이 MC를 맡은 <박중훈쇼>다. <경향신문>

200개국을 상대로 한 연구조사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낮은 연령대는, 전 세계를 불문하고 40대라고 한다. 세상의 경제를 움직이는 동력이면서도 정작 문화에서는 소외감을 느끼고, 시시때때로 외로움을 느낀다는 40대. 마흔이 넘으면 비로소 삶이 안정적이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한 40대 유명 기업가는 “안정은 죽은 뒤에나 찾아오는 것”이라고 했다. 살수록 외로움이 익숙해지지는 않는다고. 실제로 시사프로를 제외하고, TV를 켜도 40대 중년을 겨냥한 프로는 드물다. 아빠들이 볼 프로가 없다.

이때 비슷한 연배들의 말벗을 자처하며 나타난 반가운 40대 배우가 있으니, 박중훈이다. 얼핏 <쟈니윤쇼>의 소프트 버전이 떠오르지만, 세상에서 처음 ‘존재’하는 새로운 형식의 토크쇼란다.

데뷔 24년 만에 <박중훈쇼>진행
박중훈은 데뷔 24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건 토크쇼를 진행한다. 게다가 방송가 여기저기서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매서운 가운데서도, <박중훈쇼>는 유일한 신설 프로그램이다. 듣자 하니, 새로운 포맷과 새로운 주제로 40대의 외로움을 뚫어보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고 한다. 있는 프로그램도 없애는 마당에, 이 프로그램을 신설한 데는 배우 박중훈만이 갖는 ‘신뢰’가 큰 몫을 했다.

박중훈을 보면 안성기의 넉넉한 표정까지 함께 떠오른다. 그는 늘 혼자가 아니었다. 언제나 후배 군단을 몰고 다니고, 종종 신예 후배들에게도 존경하는 충무로 선배님 리스트에 언급되었다. 없던 말도 만들어내는 ‘카더라’ 통신도 박중훈을 둔 소재는 찾기 힘들었다. 옛 말에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고 했던가.

딱 4년 전. KBS에서 비슷한 포맷의 중장년 토크쇼를 기획한 적이 있다. 방송에서 소외되었던 4, 50대 중장년층을 겨냥해 기획한 프로였다. 모 배우의 연기 인생을 걸고 시작한 토크쇼였는데 방영 직전 MC의 말 바꾸기 작전과 잠적으로 무산되었다. 당시 첫 회 게스트가 박중훈이었고, 덕분에 그와 진중한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그는 “나는 시류는 모릅니다. 뭐가 인기 있는지, 뭐가 요즘 젊은이들의 생각인지 모릅니다. 방송에 대해서는 저보다 여러분이 더 잘 알 테니 여러분이 제시하는 의견을 귀담아 듣고, 많이 따르겠습니다”라며 마음을 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고정 진행자도 아니고, 단 1회 게스트였는데도 말이다. 안 하면 몰라도, 하기로 한 이상 원없이 시간을 할애해주고 귀를 여는 것, ‘프로’의 태도였다.

톱스타 성공 키워드

잠시였지만 그의 ‘성의 있는’ 모습을 기억하는 필자로서 함께 하는 제작진이 큰 고생 없이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고 확신한다. 벌써 ‘전지전능한’ 제작진을 믿고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하는데, 그가 올겨울 <박중훈쇼>에서 얼마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지 기대해본다.

<남미영 방송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