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언더그라운드.넷 코너에 글을 쓰면서 제일 많이 듣는 이야기는 이것이다. “기사의 ‘소스’는 어디서 얻느냐”고. 사실 기자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인터넷 동향에 둔감한 편이다(전반적으로 연령대가 어느 정도 있으신 분들이다). 기사가 나갔을 때 가장 많이 받는 댓글은 이것이다. “개나 소나 기자 하는 세상.” “기자×이 기사를 날로 먹었네요.” 이런 비판들의 요지는 인터넷에서 벌어진 일만 중계하고 쉽게 기사를 썼다는 것이다. 어쨌든 그것은 보는 사람의 입장이고, 기사를 쓰는 사람의 입장은 또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근황을 궁금해하는 ‘청년 백수’ 이영민씨.
사실 지난주에도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은 빅 이슈들이 있었다. ‘채선당’ 사건이나 ‘된장국물녀 사건’은 CCTV가 공개되면서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둘 다 사건의 발단은 인터넷 커뮤니티 혹은 네이트 판과 SNS에 사건 당사자들이 글을 올리면서 벌어졌다. 경찰 수사로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진전이 있었던 사건이다.
언더그라운드.넷 코너가 주간으로 연재되는 코너라, 이런 뜨거운 사건의 진행 속도는 따라잡기 힘들다. 사건을 다룬 며칠 사이에 전혀 다른 방향으로 사건이 전개될 가능성이 많다. 그리고 이 코너는 원칙적으로 관련 취재가 가능한 주제만 다룬다. 최소한 어떤 사건이 벌어졌을 때 주어진 단서로 취재가 가능한 일들만 기사의 소재가 된다.
그러다보니 영구미제로 남는 경우도 많다. 기자에게 많이 들어오는 질문 중 하나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청년실업자로 ‘이명박 후보’ 지원 TV유세를 했던 이영민씨의 근황에 대한 것이다. 1년쯤 지난 뒤에 그의 근황을 추적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간접적으로 그와 연락이 닿는 한나라당 인사가 있었다. 이씨는 언론과의 접촉을 거부했다. 여전히 이씨의 ‘행적’은 묘연하다. ‘우엠다’ 아주머니도 마찬가지다. 우엠다는 “우리 MB가 다해주실 거야”의 줄임말이다. 이명박 후보의 선거자원봉사를 했던 이 아주머니는 당시 3일간 취재에 나선 MBC 다큐멘터리 팀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어려운 사정을 털어놓으며 그 유명한 멘트로 마무리한다. 기자가 이 기사를 쓸 당시, ‘우엠다’ 아주머니와 함께 출연했던 아주머니로부터 연락이 온 적이 있었다. “취재에 협조한 것을 후회한다”는 발언이었다. ‘우엠다’ 아주머니는 인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터넷에서 널리 알려져 있는 인물이나 사건인데도 영구미제로 남아 있는 경우는 꽤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해외의 ‘인터넷 평판’ 연구서에서도 자주 인용되는 ‘개똥녀’의 경우다. 본인 스스로 커밍아웃하지 않는 이상 그녀의 근황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른바 ‘루저녀’ 이모씨의 경우도 인터넷에서는 H 그룹에 들어가 잘렸고, 또다른 H 그룹에 들어갔지만 역시 해고됐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사실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사실 이영민씨의 경우 조금 더 취재력을 기울인다면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방송 출연 당시 ‘부산 동래시장 상인의 아들’이라고 단서를 밝혔기 때문이다. 다른 기사라면 모르지만 이 코너에서 관심을 갖는 주제는 그런 것들이다. 제보? 언제나 대환영이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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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커지는 채 상병 의혹
‘이채양명주’ 의제로 올려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