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많이 알려졌다. 솔로대첩.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오후 3시, 예정된 행사다. 행사의 룰은 간단하다. ‘솔로남’은 흰색 옷으로, ‘솔로녀’는 빨간색 옷을 입고 양쪽에 나뉘어 대기하고 있다가 주최측이 ‘준비 땅’을 선언하면 달려가 마음에 드는 이성 솔로들의 손을 잡으면 된다. 커플? 푸른색 옷을 입고 참석하면 된다.
12월 24일 진행될 솔로대첩 공식 포스터.
이 행사가 실제로 열린다면, 그 규모는 엄청나다. 솔로대첩을 처음 제안한 님연시(님이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페이스북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은 12월 14일 현재 2만6708명. 지역별 솔로대첩 행사에 참여할 인원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4만여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12월 13일, 불길한 보도가 나왔다. 행사가 열릴 예정이던 여의도공원 측이 행사를 불허한다는 것이다. 왜? 언론 보도 속 여의도공원 관리사무소 측에 따르면 “행사가 벌어지는 동안 성추행 등 범죄가 발생할 소지가 높고, 또 과도한 기업 후원이나 홍보성 행사를 못하도록 되어 있는데 주최측이 기업에 후원비를 요구하는 등의 문제도 있기 때문에” 행사를 불허한다는 것이다.
‘성추행 우려’는 처음 나온 것이 아니다. 농담조이지만, 일부 인터넷 게시판 익명 게시판에서는 이른바 당일 현장에서 “‘슴만튀(가슴을 만지고 도망가는 행위)’를 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이 논의되기도 했다. 그런데 기업 후원비는 또 무슨 소리?
솔로대첩 행사 주최측에 연락해봤다. 먼저 님연시 페이스북 운영자라고 스스로 이름을 밝힌 유태형씨. 광운대학생이며 26살이라고만 밝혔지만 사실 유명인사다. 슈퍼스타K3와 위대한 탄생에도 출연했다. 인터넷에 남겨진 ‘행적’을 검토해보면 대학생 생활 관련 스마트폰 어플을 개발한 적도 있고, 한 엔터테인먼트사의 대표 활동도 했다는 것이 나온다. 알고 보니 ‘솔로대첩’ 행사 기획은 이 회사의 작품이 아닐까.
유씨와 님연시 페이지를 공동으로 운영하는 장찬욱씨(29)와 통화했다. 장씨도 페이스북 글에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지만 유명인사다. 카이스트 졸업생인 장씨는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인 <화성인 바이러스>에 이른바 ‘스펙남’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 그의 말. “전혀 상업적 의도는 없습니다. 태형이의 경우 학생인데 지금 휴학기간도 지나서 등록금 다 까먹고 학교도 못가는 상황입니다.” 장씨에 따르면 ‘판이 커지다 보면 여러 사람들이 같이하겠다’고 들어오는데, 그 중 다른 마음을 먹은 한 기획사가 문제라는 것이다. “그 기획사측이 장소를 임의로 변경하거나 협찬사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생긴 혼란이에요. 우려하는 분도 많은데, 어쨌든 애초의 취지가 즐겁게 노는 것이었으니 장소는 혹시 변경할 수밖에 없더라도 그 취지가 훼손되지 않게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일부 게시판에서 거론된 성추행 우려에 대해 그는 “그런 이야기가 일부 있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며 “자원봉사 개념으로 ‘자경단’을 모집해 군데군데 배치해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고, 경찰 쪽에서도 그 부분은 적극 협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래 이런 종류의 이벤트를 주최하는 쪽에서 보면 ‘어디다 말하기도 뭐한’ 별별 사건을 겪게 마련이다. 아무쪼록 행사가 무사히 잘 치러지길 바란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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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커지는 채 상병 의혹
‘이채양명주’ 의제로 올려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