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 넷]유진박씨의 현재 상황?

“우리야 그쪽 대표가 들어와서 공연한다고 하니 장소 대여해준 일밖에 없습니다. 그 공연 이후에 일절 연락 안 해요. 소속사가 자기들이 유진박씨 공연을 한다고 하니까 도와준 것이지, 아는 부분도 전혀 없고….” 부산교통공사 관계자의 말이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 그의 현 ‘상태’에 대한 풍문이 돈 것은 벌써 5~6년 이상 되었다. 지난 2008년 무렵, 경로당·돌잔치에서 공연을 하는 그의 사진이 화제를 모았다. 당시 매니지먼트를 맡았던 소속사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도 같이 나왔다.

인터넷에 올라온 유진박씨의 삼겹살집 공연 사진.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W 대표는 “뒤풀이를 하던 중 흥이 나 즉흥적으로 연주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 베스티즈

다시 유진박의 ‘현재 상황’이 화제를 모은 건 지난 4월 11일 어느 누리꾼이 한 삼겹살집에서 바이올린을 켜는 그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올리면서부터. 허름한 차림으로 싸구려 앰프에 바이올린을 꽂고 연주하는 그의 배에는 전대(錢臺)가 채워져 있었다. 4월 13일, 그가 부산의 센텀시티역에서 공연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유진박씨의 행동은 확실히 이상해 보였다. 유진박씨가 마이크를 잡으려는 걸 사회자는 저지하다가 몸싸움을 한다. 사회자는 그런 유진박씨를 두고 “대낮부터 술 마셨나”, “가서 담배 한 대 피우고 오시죠” 등의 발언을 한다. 도대체 유진박씨의 현재 상황은 어떨까.

위키트리 등의 인터넷매체를 통해 알려진 그의 소속사는 D사다. D사의 W 대표는 언론인터뷰에서 삼겹살집 논란이나 부산지하철역 공연과 관련, “유진박씨가 조울증 약을 먹고 있다” 등의 발언을 했다. D사와 유진박씨의 계약관계에 대한 의혹도 나왔다.

“유진박씨나 유진박씨의 어머니를 안 지 16년에서 17년 되었다.”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 W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자신과 유진박씨 (및 그의 어머니)의 관계가 일종의 ‘도원결의’ 같은 것”이라며 “계약은 구두로 진행했으며, 특별한 계약서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의심스럽다. 그는 유진박씨를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이 이끌던 회사 이름도 정확히 기억해내지 못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자신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유진박씨는 실제로 도움을 주지도 않으면서 돌만 던지는 사람들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의혹을 던지는 대상은 유진박씨가 아니라 W 대표다. 그는 유진박씨의 줄리어드음대 동기들이 유진박씨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프렌즈 콘서트’도 자신이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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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행사를 추진하는 한 동기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소속사와 무관하게 순수음악을 위해 함께 준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W 대표가 밝힌 부산지하철역 공연의 취지는 다음과 같다. “서울은 스크린도어 같은 것이 설치되어 자살방지가 되는데 부산은 지하철에 그런 것이 없어 사건이 많이 일어난다. 유진박이 어렸을 때 왕따로 자살한 사람들을 많이 봤는데, 그런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힐링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적이다.” 글쎄. 적어도 유진박씨의 현 상황이 걱정되어 동영상을 찾아봤던 사람들은 ‘힐링’되지 않았을 것 같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