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꼬리 문 추문 어디까지

라스무센 의장 호화 해외여행 스캔들 이어 ‘기후변화’ 세계적 권위자 스턴 경도 도마에

애초 ‘GGGI 스캔들’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이 기구의 의장을 맡고 있는 라르스 라스무센(이하 라스무센)의 호화 해외여행 스캔들이다. 덴마크의 전직 총리인 라스무센은 다가오는 차기 총선에서 다시 총리가 되는 게 유력한 인물이다.

그가 GGGI 공금을 이용해 비행기 1등석을 이용했으며, 심지어는 업무와 관계없는 딸에게도 1등석을 제공해 동행했다는 의혹이다. GGGI의 재정상황이 악화되고 있고, 개발도상국에서 진행하던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등 의혹이 꼬리를 물었다.

노르웨이는 지난해 10월 GGGI에 “재정문제를 투명하게 밝혀라”고 요구하며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재정 공여국의 자격으로 노르웨이 외교부는 국제회계법인인 딜로이트에 GGGI의 감사를 의뢰했다.

스캔들은 라스무센에 머무르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21일 덴마크 개발협력장관을 맡고 있던 크리스찬 프리 바크가 사퇴했다. GGGI 스캔들의 여파다. 그는 GGGI의 이사였다.

논란의 불똥은 지난 2006년 지구온난화 문제를 다룬 스턴 보고서로 유명한 영국의 니콜라스 스턴경에게까지 튀었다. 2월 13일 덴마크의 방송들은 “2012년 1월 GGGI 내부 직원이 전직 임원인 니콜라스 셔먼에게 메일을 보내 ‘스턴경이 GGGI의 임원을 하면서 자신이 재직하고 있는 런던 정치경제대학(LSE)에 2년짜리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했다’고 의혹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덴마크 언론, 불투명한 회계 잇단 지적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GGGI의 재정이나 사업 내용에 대한 의문 제기는 그치지 않고 있다. 덴마크의 인포메이션지는 2월 20일(현지시간) 지원계획을 밝힌 모운스 옌슨 덴마크 무역개발장관의 인터뷰를 실었다.

옌슨 장관은 인터뷰를 이렇게 마무리하고 있다.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다. GGGI는 덴마크가 설정한 스탠더드에 맞춰서 운영되어야 하며, 우리는 앞으로도 GGGI에 대한 조사를 계속할 것이다.”

지난해 11월 프레시안 기고를 통해 ‘GGGI 스캔들’을 한국에 알린 황진태씨(독일 바이로이트대학 박사과정)는 “지난해 터진 GGGI 의장의 공금유용 스캔들 사건은 재작년 감사원이 GGGI의 부실한 국가예산 사용을 지적하면서 진작에 예견되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 말기에 정권의 치적으로 삼겠다며 서둘러 국제기구를 만들었다가 벌어진 창피한 일”이라면서 “한국에서도 철저하게 진상이 규명되어 다시는 이런 추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교훈을 남겼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GGGI 스캔들 일지

2013.10.22. 노르웨이 정부가 GGGI 기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밝힘. GGGI에 재정의 투명성을 밝힐 것을 요구.

2013.10.30.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이하 라스무센)이 자신의 딸과 함께하는 해외여행에 2만7000 크로네를 지급받았다고 덴마크 언론들이 폭로.

2013.11.21. 라스무센 호화여행 스캔들이 불거진 데 책임을 느끼고 GGGI 이사회 회의에 참석해왔던 크리스찬 프리 바크가 GGGI에서 사퇴. 프리 바크는 개발부에 잘못된 보고를 한 적은 없다고 해명함.

2013.11.28. 라스무스 헬벡 페터슨 개발장관, GGGI에서 사퇴.

2013.12.13. GGGI 사무총장 하워드 뱀지가 프리 바크에게 “2014년 첫 번째 분기에는 GGGI의 재정이 거의 소모되고 빚이 20만 크로네가 될 수 있다”고 밝힌 이메일 내용 공개됨.

2013.12.17. 프리바크가 11월 6일 여행 방침을 승인한 것이 11월 20일까지도 부서 장관에게 보고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남. 이로 인해 GGGI 내부 감사에 관여하는 외무부, 국가의 외부 법률고문과 법무부의 담당공무원들로까지 스캔들이 번짐.

2014.2.13. GGGI 이사회에서 임원으로 활동하는 저명한 기후학자 니콜라스 스턴경이 규정에 어긋나게 GGGI의 프로젝트를 받은 것이 드러남. 2012년에 연구비 명목으로 1200만 달러를 받았다는 언론 보도.

2014.2.15. 덴마크와 노르웨이가 GGGI에 대한 지원을 재개할 것이라는 발표가 나옴.

2014.2.17. GGGI의 어려운 재무상태에도 불구하고, 라스무센이 여전히 1등석을 타는 것이 드러났다고 덴마크 언론 엑스트라 블라젯이 폭로.

2014.2.18. 라스무센은 지난해 가을에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거짓말을 말하지 않았다고 항변. GGGI의 여행 방침에 대해서 거짓으로 말한 것이 없으며, 의장직을 사퇴하라는 요구 역시 거부.

2014.2.19. 덴마크 무역개발장관이 GGGI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힘.

2014.2.19. 라스무센이 2012년 한국의 감사원 보고서에서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난 김상협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엑스트라 블라젯 보도.

2014.2.19. 딜로이트 보고서에 대한 GGGI 답변을 본 전문가들은 연구의 방법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함. 이들 전문가는 노르웨이 정부가 의뢰한 딜로이트가 보증 수준이 낮은 ISRS 4400 기준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점이 수긍가지 않는다고 주장.

2014.2.20. GGGI 측은 보고서가 정확하다고 해명했다고 언론들이 보도. 새로운 재무 경영시스템을 도입해 지금까지 발생한 문제점들 대부분은 해결되었다고 GGGI가 해명.

일지정리 / 손현진 인턴 기자 llglays@naver.com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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