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으뜸아파트 만들기

100만 도시 진입 앞둔 용인시 시민을 위한 공감행정 힘써

경기 용인시 인구는 현재 98만여명이다. 이 중 73% 이상이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100만 도시에 진입하는 내년쯤이면 용인시민 75만여명(75%)의 생활 터전이 아파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찬민 용인시장이 새해를 맞아 “시민을 섬기는 아파트 문화를 만들겠다”며 ‘으뜸 아파트’ 사업을 들고 나온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으뜸 아파트’는 시민을 으뜸으로 섬기는 투명한 아파트라는 의미로, 시정 목표인 ‘시민을 위한 공감행정’을 아파트 관리에서 실현하겠다는 사업이다.

지난 4일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정찬민 경기 용인시장. | 최인진 기자

공동주택 관리 전문가 자문단 운영
“아파트는 새로 짓는 것보다 이미 지어져 있는 아파트를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부조리를 없애고 소통하는 아파트 문화를 만들겠습니다.”

정 시장은 “으뜸 아파트는 지방자치단체와 입주민이 함께 아파트 관리제도를 개선해서 살기 좋은 주거문화를 정착시켜 나가는 정책”이라며 “용인시에서 아파트 관리사항을 교육·홍보하고 도와주는 도우미 역할을 하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정 시장이 마련한 으뜸 아파트 만들기는 운영 도우미, 투명성 강화, 커뮤니티 활성화, 쾌적한 환경 등 4개 분야로 나눠 추진된다.

첫째 운영 도우미 부문에서는 공동주택 관리 전문가 자문단 운영, 우수관리사무소장 선정, 공동주택 무료법률상담실 운영 등을 추진한다. 둘째 투명성 강화를 위한 사업으로 공동주택 민·관 합동감사, 주택관리실태 지도점검, 관리비리 예방교육, 찾아가는 동대표 직무역량 강화교육 등이 있다. 셋째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서는 SNS를 활용한 공동주택 관리 활성화, 공동주택 모범관리단지 선정 등을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쾌적한 환경을 위해 소규모 단지 안전관리 지원, 공동주택 보조금 지원, 저소득층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G-하우징 사업 등을 펼친다.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사업들도 여러 가지 있다. 공동주택 관리 전문가 자문단 운영, 공동주택 소식지 발행, 찾아가는 동대표 직무역량 강화 교육, 공동주택 관리비리 예방교육, 소규모단지 안전관리 지원사업, SNS를 활용한 공동주택 관리 활성화 사업, 공동주택 민·관 합동감사 등이다.

공동주택 관리 전문가 자문단은 공사 및 용역비 과다 지출로 입주민 부담이 가중되는 현실을 개선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3000만원 이상 공사와 용역을 대상으로 분야별 전문가를 구성해 공사의 필요성과 시기 적합성, 규모, 견적 산출 적정 여부 등에 대해 자문해 관리비 거품을 빼는 것이 핵심이다.

공동주택 소식지는 위반 사례를 전파해 올바른 관리의 가이드 역할을 하게 된다. 소식지 주요 내용은 관리실태 위반사례, 개정된 주택법령과 법령 해석, 공동주택 커뮤니티 활성화 우수사례, 공동주택 관련 소식 등이다. 오는 3월 1호를 발행하고 분기별로 꾸준히 발행할 예정이다.

SNS를 활용한 공동주택 관리 활성화 사업은 자발적인 아파트 관리문화 정착을 위한 것이다. 501개 아파트단지에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쌍방향 소통의 주민참여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공동주택 관리 민·관 합동감사는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켜 아파트 관리 비리, 사업자 선정 문제 등 아파트에서 나타나는 갈등과 분쟁들을 예방해 투명하고 공정한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민·관 합동감사는 예산회계, 공사용역, 관리 등 4개 분야로 나누어 회계사, 변호사, 기술사 등 분야별 전문가를 구성해 운영된다.

정 시장은 “시민들이 마음 편하게 살고 싶어하는 주거환경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공동체 커뮤니티 활성화인 으뜸 아파트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찬민 경기 용인시장(가운데)이 민원 현장을 찾아 발품, 눈품, 귀품 등 ‘3품’을 파는 행정을 하고 있다. | 용인시 제공

시 재정 안정화, 경전철 활성화도 주력
정 시장은 올 한 해는 채무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재정 정상화 초석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용인시는 지난해 애초 계획한 채무상환액보다 406억원 많은 1897억원을 상환한 데 이어 올해도 1402억원을 추가 상환하기로 하고 이를 본예산에 전액 배정했다.

안정적인 세수 확보를 위해 강력한 체납세 징수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재원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기업 유치를 통해 세수 증가는 물론이고 다양하고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에도 박차를 가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2017년까지 빚이 단 한푼도 없는 ‘채무 제로화 도시’를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채무 꼬리표를 떼어내는 것이다.

정 시장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경전철에 대해서도 기대에 찬 청사진을 내놓았다. 지난해 9월 환승할인 도입 후 승객수가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지부진하던 용인테크노밸리 사업도 최근 사업 시행자가 결정돼 본격적인 추진을 앞두고 있다. 2018년 용인테크노밸리가 들어서면 약 100여개의 기업이 입주하게 돼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용인시의 오랜 숙제인 동서 불균형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 시장이 주목하는 과제가 또 있다. 바로 규제 해소다. 정 시장은 “규제는 발벗고 나서 풀어야 할 숙제”라고 단호히 말한다. 공장입지를 어렵게 만드는 각종 규제가 개선돼야만 한다는 것이다. 실제 용인시의 대부분 공장들은 개별입지 형태로 들어서 있어 하루빨리 산업단지를 조성해야 할 상황이다.

정 시장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구청별로 인허가 전담창구인 건축허가과를 개설하는 한편 행정 거부처분 사전필터링제 시행 등으로 인허가 처리 효율화를 도모하기도 했다. 또한 상위법령 개정 건의 116건, 자치규제 개선 49건, 법령에 근거 없는 임의규제 개선 18건 등 불합리한 법령과 제도 개선의 성과도 이끌어냈다.

<최인진 경향신문 전국사회부 기자 ijcho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