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청년 대표단체 이미지 구축 앞장”

JCI코리아 제56대 중앙회장에 당선된 손인석씨의 포부

“재도약을 위한 이미지 쇄신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지난 12월 3일 JCI코리아(옛 한국청년회의소)는 대전 유성리베라호텔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제56대 중앙회장에 손인석 전 충북지구 JC회장(35·광진건설대표)을 선출했다. 단독후보로 입후보한 손 당선자는 수석대표들이 행사한 4500여 표 중 80%의 찬성을 얻어 내년 1월부터 임기 1년의 중앙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손 당선자는 충북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3대째 내려온 토건업을 물려받아 운영 중인 전문경영인. 90학번이며 역대 JC회장 중 연소자층에 속한다. JCI와는 입사 뒤 비즈니스 네트워크 확립을 위해 1996년부터 인연을 맺었으며 1999년부터 사무국장, 부회장, 회장(이상 청주JC) 등을 역임했다. 2004년에는 청주JC코리아 전국회원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주목받았고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 계기로 평가받았다. 2만여 회원을 지닌 연 예산 400억 원대 거대조직의 수장이 된 손 당선자로부터 소감과 포부를 들어봤다.

-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선거 자체가 굉장히 어려웠던 것 같다. 3개월 가까이 후보자 생활을 했는데 단독후보로 출마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지역(충북)에서 연달아 중앙회장이 나온다는 점에서 여타 지방에서 일부 반대 목소리가 있었다. 설득 과정이 어려웠지만 전국을 돌며 많은 지회장들을 토론과 설득을 통해 이해시켰다.”

- 취임 후 우선 과제로 잡고 있는 것은.

“현재 JC 자체가 이미지상으로 왜곡돼 ‘그들만의’ 조직이나 단체로 오해받고 있다. 지역 조직 자체가 축소됐고 다른 많은 NGO에 파묻혔다. 하지만 (나는) 청주와 충북지구회장을 거치며 국가와 국민, 지역과 지역민을 위해 봉사하는 조직이란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앞장섰다. 이제 이를 넘어 지역을 파고드는 청년단체의 이미지로 변화를 꾀할 것이다. 내년 임기를 마칠 때쯤이면 이전 청년회의소 모습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사실 많은 분이 JC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 JC는 로터리클럽이나 라이온스와는 다르다. 만 20~42세 건전한 직업인이 가입 대상으로 청년 상공인들의 단체다. 리더십과 개인능력, 지역사회를 개발하고 국제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우선 단체 정체성을 명확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365개 지방JC가 지역사회를 위해 쏟아붓는 예산이 연 400억 원 정도다. 친목단체로 보기에는 큰 규모다. 국민들이 알고 있는 일반 봉사단체도 아니며 NGO(비정부기구)와 NPO(비영리민간단체)가 융합된 단체로 보면 된다. 대한민국 청년대표단체의 이미지로 봐달라. 대한민국 대표공동사업을 전국 15개 지구, 365개 지방JC에서 펼치며 시대에 맞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 일부에선 관변단체란 오해도 있다.

“70·80년대 시민단체나 지차체가 없던 시절, 관변 위주 행사를 많이 해온 탓이다. 기부성격이었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이같은 환경이 바뀌며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설정하지 못한 채 혼란을 겪었다. 그러다 보니 일부분에 역량이 치우치는 경향이 있었다. 이제 소외받는 청년층을 대신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

- 대안정책이 있나.

“청년들이 국가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 하지만 청년실업은 이미 국가에서 많은 관심과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때문에 우리는 ‘저출산 문제’와 ‘노인실업’에 관심을 기울이고자 한다. 심각성을 느끼는 만큼 회원들부터 출산운동에 앞장서 아이를 낳고 운영 중소기업이나 사업체에서 노인들의 취업문제를 자발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아직 계획단계지만 노인취업 박람회도 구상하고 있다.”

- 지방JC는 주로 지역단위로 많은 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안다.

“일단 본인 지역(충북)에선 실버예술단과 청소년 교향악단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후원회 중심이다. 지역단위에서 각기 많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어 전국적으로 하나에 포커스를 맞춰 봉사하는 것에 대해선 생각해본 적 없다. 또 이전 전국적으로 호응받았던 것 중 ‘남의 말 좋게 하자’는 운동이 있었다. 앞으로도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국민운동을 추구하겠다.”

-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나.

“우리는 전 세계적 단체다. 지난해 독도와 동북공정 문제가 불거졌을 때 전국적 규탄대회를 벌였다. 하지만 국제단체이다 보니 일본·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일단 내년에는 울릉도 독도박물관에 이순신장군 동상을 세울 것이다. 매년 이슈를 선점해야 하는데 앞서 말한 노인·저출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확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산하 정책연구소에선 20여 명의 석박사들이 이를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일평화포럼를 일본과 한국에서 한 차례씩 열었다. 또 올 11월에는 일본·대만·몽골 JC대표들이 모여 동북아 평화포럼 개최를 협의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5년 전부터 한민족네트워크 사업을 벌였다. 조선족과 일본 교포, 중앙아시아 고려인들 청년단체와 매년 교류를 갖고 있다. 한민족 동질감 형성이 목표다. 특히 고려인 3세들은 한국말을 잊어버린 지 오래다. 조선족도 마찬가지다. 흑룡강 영안시 조선족학교에 지난 9월 기숙사를 지어줬고 심장병 어린이 수술도 도왔다. 내년에는 50여개 지방 JC와 흑룡강성, 길림성 50여개 소학교를 자매결연 맺어 이같은 사업을 확장할 것이다. 조선족 소학교에는 기숙사가 없어 학생들이 인근 한족학교로 가고 있다. 한민족 청년을 묶어 자긍심 불어넣는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JCI(Junior Chamber International)란?

1915년, 미 세인트루이스에서 헨리 기젠비어 등 32명의 젊은이가 모여 지역사회 문제점을 해결하고 성장을 도모하려던 청년시민협회(YMPCA)가 모태다. 이후 ‘청년시민’ ‘청년상공회의소‘ 등으로 명칭이 개칭됐다. 1946년 파나마 파나마시티에서 첫 국제대회가 열려 16개국 44명의 대표사절이 참가해 기틀을 잡았다. 한국에선 1951년 경기 평택에서 12명의 젊은이가 모여 발기인 모임을 갖고 시작됐다. ‘개인능력 개발’ ‘경영능력 개발’ ‘지역사회 개발’ ‘국제활동 개발’을 4대 기회로 삼고 있다.

<글/오상도 기자 sdoh@kyunghyang.com>
<사진/김세구 기자 k39@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