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포인트] 잇몸 약 과신은 금물

최근 들어 방송에서 유명 연예인들을 동원한 잇몸 약 광고가 부쩍 늘었다.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치아와 잇몸이 아파도 치과에 가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겨냥한 광고로 보인다. 그러나 잇몸 약의 효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치과의사는 거의 없을 것이다. 잇몸 약은 혈관수축제 성분을 이용해 잇몸에서 피가 나는 현상을 줄이고자 나온 약으로,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할 수 없거나 항염·항균 효과가 있다는 옥수수 추출물로 만든 일종의 영양제일 뿐이다.

잇몸 약은 치조골의 밀도를 더욱 단단하게 해 주는 데에는 나름대로 효과가 있어 일시적으로 잇몸이 낫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이 같은 효과 탓에 꽤 많은 사람이 치과의사의 진단보다는 잇몸 약에 신뢰하고 있다. 그러나 잇몸 약에 의존해 버티다가 결국 시기를 다 놓친 뒤에야 겨우 치과에 오는 환자의 경우 심각한 지경에 놓이기도 한다.

잇몸 질환의 원인은 세균이다. 그리고 이런 잇몸 질환을 일으키는 세균은 치아 표면에 들러붙은 치석에 대부분 서식하고 있다. 이런 치석이 제거되지 않고 약에 의존해 잇몸 질환이 낫기를 기대하는 것은 손가락 마디에 찔린 가시는 빼지 않고 약으로 가시 찔린 염증 부위만 낫기를 기대하는 어리석음과 같다. 잇몸 치료의 90% 이상은 스케일링을 통해 물리적으로 치석과 플라크를 제거하는 것이고, 약에 기대하는 효과는 1%도 되지 않기 때문에 무시해도 좋다. 건강한 잇몸은 치아에 들러붙은 치석과 플라크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치석과 플라크를 가장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스케일링이야말로 건강한 잇몸 관리의 핵심이다.

류성용 <뉴연세치과 대표원장>

헬스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