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유명인사 중 파워트위터는 누구

박용만·이찬진·박경철·이외수·김제동 등 마니아로 통해

최근 통계에 따르면 국내 트위터 가입자는 약 63만명에 이른다. 지금도 이 숫자는 상승 중이다. 가입자 수로만 따지면 2500만명에 이르는 싸이월드나 미투데이 등 다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비해 적지만 트위터는 정계,재계,연예계 등 사회적 명사의 참여가 유독 활발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박용만,정용진,이찬진,정태영, 김제동, 김주하,이외수.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도 활발
재계의 대표적인 트위터는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드림위즈 이찬진 대표, 현대카드 정태영 사장 등이 꼽힌다. 사실 팔로어 수는 언제부터 트위터를 시작했느냐에 따라 계속 변하는 수치이기 때문에 단순히 수치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무리지만 그래도 이 숫자는 인기와 영향력을 어느 정도 짐작케 한다. 재계에서 팔로어가 가장 많은 사람은 두산그룹의 박용만 회장으로, 4만9771명이 있다. 박 회장의 트위터 활동은 거의 마니아 수준이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거의 모든 글에 답은 하는 것은 물론 오늘 무슨 음식점에서 무엇을 먹었는지까지 사진으로 찍어 올려 트위터러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또 근엄한 대기업 회장의 이미지와는 달리 한 트위터러가 입술이 부르텄다고 하자 효과는 좋지만 매우 따가운 연고로 알려진 치료제를 소개하는 엉뚱함도 보여 주는 등 친근한 이미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휴일에는 등산을 했다는 인증샷을 올리기도하고, 얼리어답터라는 명성에 걸맞게 최근 출시된 아이폰 4G에 관심을 보이며 KT 공식 트위트에 “시판 일자 어케 됩니까요?”라고 묻기도 한다. 최근에는 두산이라는 이름의 사람은 무조건 두산그룹에 합격시키겠다는 트위트를 날려 홍보팀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트위터러들은 무척 재밌다는 반응이다. 박 회장의 이런 유머는 은연중에 그룹 이미지를 좋게 하는 역할도 한다. 한 트위터러는 “박용만 회장이나 정용진 부회장의 트위터 활동 때문에 두산그룹이나 신세계그룹에 입사하고 싶다는 취업자도 많다”고 전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도 팔로어 수가 2만명을 바라보고 있다. 트위터 활동을 조금 늦게 시작했지만 정 부회장 역시 박 회장 못지않은 트위터 마니아다. 정 부회장은 트위터를 통해 자사의 경영 현안뿐만 아니라 음악, 미술, 스포츠 등 다방면에 걸친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자신이 좋아하는 커피나 음식에 관한 이야기, 키우는 강아지 사진 등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쌓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정보통신(IT) 신기술에도 관심이 많아 트위터러들과 정보를 수시로 교환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 트위터러가 신세계 인터넷쇼핑몰이 구성 포인트 등은 좋은데 고객과의 접선이 느리다고 지적하자 “잘 알고 있다”면서 “7월 중순에 개선해 새롭게 출발할 것”이라고 답해 소비자들의 지적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모습도 보여 주기도 했다.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는 트위터에서 주로 IT와 관련된 내용을 토론하고 소개하는 것을 즐긴다. 최신의 IT 관련 이슈는 물론 자신의 회사가 개발한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도 곁들이면서 최근에 발표된 아이폰 4G까지 자세하게 언급하는 등 IT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보여 주고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도 3000여 명의 팔로어가 따르는 재계의 소문난 얼리어답터다. 정 사장은 현대카드 고객들에게 스마트폰 무료강좌를 마련하고 트위터를 통한 고객 소통에 나서는 등 경영에 IT를 적극 활용하는 최고경영자(CEO)다. 최근에는 트위터에 “술집에서 앞 손님이 현대카드로 결제하면 꼭 말을 걸어 한 턱 쏘겠다”라는 트위트를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주하 기자 팔로어 8만명 넘어
재계뿐만 아니라 정가에서도 트위터 열풍은 거세다. 노회찬, 심상정, 김형오, 정동영, 유시민, 김문수 등 많은 정치인이 트위터를 개설했다. 그러나 트위트 빈도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3926명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는 김문수 경기지사는 6월 10일 나로호 2차 발사가 실패로 끝나자 “나로호가 통신두절이라… 어디서나 소통이 문제군요”라고 올려 재치있는 입담을 과시했다.

이 밖에 문화·연예·방송계에도 트위터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인사는 수없이 많다. 재테크 강좌로 인기를 끈 시골의사로 유명한 박경철씨의 팔로어도 1만3000명을 넘는다. MBC의 김주하 기자에게는 무려 8만3726명의 팔로어가 따르고 있다. 한 트위터러가 “천안함 침몰도 김 기자의 트위터 속보를 보고 먼저 알았다”고 전했을 정도다. 김 기자는 천암함 침몰, 지방선거, MBC 파업 등 각종 이슈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있어 ‘1인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한 트위트 방송이 주최한 번개행사에 참석해 어울리는 모습을 트위터를 통해 알려 호평을 받기도 했다.

작가 중에는 소설가 이외수씨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 할 만하다. 무려 18만3000명에 이르는 거대 팔로어를 보유한 이씨의 트위터는 지난 지방선거 때의 투표 독려 메시지 등과 촌철살인의 말을 수시로 날려 마니아층이 형성될 정도다. 방송인 김제동씨는 5월 26일 트위터 복귀 기념으로 70여 명의 팔로어들을 만나 등산 번개를 가졌다. 이날 모임은 김씨가 트위터를 통해 “자 드디어 갑시다. 산을 만나 뵈러 갑시다. 간단한 요깃거리와 산행복장 등산화, 나무와 더불어 숲 그리고 하늘로”라는 산행 공지를 띄우면서 진행됐다.

김씨는 트위터에 신화를 남긴 인물로도 유명하다. 트위터에 1타 만피의 신화(두 번 글을 남기고 팔로어 2만명 확보)를 남긴 주인공이었던 것. 지난해 8월 김씨가 자신의 트위터에 “반갑습니다 김제동입니다 이란과 쌍용을 잊지 맙시다! 우리 모두가 약자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맙시다.” “저 눈 작은 제동이 맞아요.…^^컴맹이라 이제서야 배우네요.… 자주 뵙겠습니다”라고 단 두 번의 트위트를 남긴 뒤 홀연히 사라졌지만 이 두 글만으로도 팔로어가 2만명에 육박, 트위트계의 전설로 남았다.

데미 무어 남편
팔로어 465만명

미국 내의 트위터 사용자 가운데 유명 정치인은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꼽을 수 있다. 연예인들의 활동도 활발하다. 린지 로한, 레이디 가가, 패리스 힐턴, 애시턴 커처, 플로 라이더, 데미 무어, 미샤 콜린스, 톰 플래처, 조니 위어 등이 트위터를 통해 소소한 일상을 보여 주고 있다.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나 엠시 해머, 농구 선수 섀킬 오닐을 비롯한 유명인들도 트위터로 팬들과 소통한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자국에서 가장 많은 팔로어를 자랑하는 파워 트위터로 떠올랐다. 차베스 대통령의 트위터 계좌인 ‘차베스칸당가’에 등록된 팔로어는 23만7000명. 트위터에서는 팔로어가 몇 명인지가 인기 척도다. 영화배우 데미 무어의 16세 연하 남편으로 더 유명한 배우 애시턴 커처의 트위터 구독자는 현재 465만9767명으로 세계에서 팔로어가 가장 많다 오바마 대통령은 잘 알려져 있듯이 대통령 당선에 트위터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선 후 백악관 공식 계정으로 바꿔 백악관 주요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의 트위터에는 340만명이 넘는 팔로어와 연결돼 있다. 세계적인 토크쇼 진행자인 오프라 윈프리의 팔로어 역시 320만명을 넘어간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도 트위터 계정을 열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트위터 시작 5시간만에 6만여 명의 팔로어를 끌어 모을 만큼 높은 호응을 얻었고, 현재 팔로어가 60만명을 넘어섰다.

<김태열 기자 yol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