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포스트 스마트폰, 사물 인터넷 시대

지난 4일 IFA 2013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 기어라는 스마트워치를 발표했다. 스마트폰과 연결하는 스마트워치를 사용하면 스마트폰에 도착한 알림 내용과 간단한 날씨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가 스마트워치의 선두주자는 아니다. 이미 페블, 아임워치 등 다양한 종류의 스마트워치 제품들이 출시된 바 있고, 소니 역시 지난해 스마트워치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에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애플과 MS 역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스마트폰 이후 새로운 디지털 기기로서 스마트워치의 가능성이 높아져가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뿐만 아니라 점차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미 2006년부터 나이키는 나이키+라는 스마트기기를 아이팟과 연동시켜 운동내역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손목에 두르는 작은 밴드와 같은 형태의 Fitbit, Jawbone과 같은 기기들도 신체 운동량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러한 기기들은 모두 스마트폰과 연결되어 인터넷으로 사람의 하루 일상을 기록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신체상태와 활동을 기록한 데이터를 분석해 다양한 형태의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손목에 착용하는 스마트기기가 기록한 신체정보를 스마트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 Jawbone 홈페이지

Withings사의 인터넷 체중계는 측정된 체지방과 체중 데이터를 와이파이를 통해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이 데이터는 스마트폰이나 PC 웹을 이용해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 출시되는 디지털 카메라 역시 스마트폰과 연결해 촬영을 조작할 수 있는가 하면, 직접 인터넷에 연결해 촬영한 사진을 저장할 수도 있다.

이처럼 점차 많은 사물들이 인터넷에 연결되고 스마트폰과 연동되고 있다. PC, 스마트폰, 태블릿, 그리고 TV에 이어 우리 주변의 작은 사물들까지 인터넷에 연결되는 세상을 가리켜 사물 인터넷, IoT(Internet of Things)라고 부른다. 이렇게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들이 갑자기 늘어난 것은 스마트폰의 보급 덕분이다.

스마트폰은 이들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것을 중재하고, 좀 더 쉽게 조작·관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사물이 직접 인터넷에 연결되면 배터리 소모, 제조단가의 상승, 인터넷 사용요금 등의 문제가 일어날 수 있지만 스마트폰이 이를 중재하면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고 유지와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렇게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들은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는 데이터를 생성하며, 이 데이터를 다양한 방식으로 가공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 건강관리용 스마트기기들이 만들어내는 디지털 데이터는 우리의 신체상태를 보다 정교하게 측정·기록함으로써 건강을 모니터링하고 신체의 활동 변화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 기존 시계가 시간을 확인하고 패션을 완성하는 제한된 용도만을 가졌다면, 스마트워치는 여기에서 벗어나 스마트폰과 연계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하게 해주며 나아가 스마트폰을 보완하는 확장된 사용성까지도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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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이후의 미래 IT 트렌드는 우리 주변의 더 많은 사물들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모습으로 진행 중이다. 이러한 경향은 가상 속으로 현실이 투영되어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붕괴되는 통합의 시대를 열어줄 것이다. 사물 인터넷, IoT의 시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궁극적 만남이 실현되는 시대인 것이다.

김지현 <카이스트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 겸직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