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인터뷰]기후변화센터 창립한 최열 환경재단 대표

164㎝의 작은 키. 둥글둥글한 얼굴. 겉멋을 부리지 않은 소박한 옷차림. 꾸밈없는 말투. 최열(59) 환경재단 대표의 첫인상은 마음 넉넉한 촌부(村夫)를 연상시킬 만큼 소탈하다. 하지만 이 작은 사내가 뿜어내는 에너지는 강력하다. 세상의 부조리에 눈을 뜨면서 40년 가까이 민주화운동과 환경운동에 투신해왔을 뿐 아니라, 대내외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거인(巨人)이다. 그의 방대한 인적(人的) 네트워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그가 한 해 환경재단을 통해 주무르는 예산은 100억 원에 달한다.

그가 이번엔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안과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두 팔을 걷고 나선다. 사령관은 최 대표이고, 2월 22일 창립하는 ‘기후변화센터(Climate Change Center)’는 이를 위한 전초기지다.

“아, 예. 들어오세요.”
“잠시만요. 이걸 어디다 뒀더라…?”
“때르릉~~~”

최열 환경재단 대표는 분주하다. 하는 일이 워낙 많고 당연히 그를 찾는 사람도 많다. 그를 인터뷰하기 위해 서울 프레스센터에 둥지를 튼 환경재단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도, 그는 바쁘게 움직였다. 전화벨도 쉴 새 없이 울렸다. 그런데 “바쁘시죠?” 하는 기자의 물음에 그는 “아니요. 안 바빠요”라고 대답한다. 나중에야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살아오면서 그가 사용하지 않는 말이 세 가지가 있는데, ‘바쁘다’ ‘힘들다’ ‘죽겠다’라는 것이다. 잇따라 덧붙인 말은 오늘날 최 대표를 있게 한 뿌리가 무엇인지 엿보게 한다.

“제가 삶의 자세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긍정적인 마인드예요. 어떤 일을 할 때 긍정적·낙천적으로 사고하는 사람과 부정적·비관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시간이 흐를수록 성취 면에서 하늘과 땅 차이만큼 엄청난 간격이 생기거든요. 그래서 그전에는 ‘인간이 자연을 버리면 자연이 인간을 버린다’라고 했던 말도, 지금은 ‘인간이 자연을 살리면 자연이 인간을 살린다’로 바꿔 말해요.”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로 무장한 때문인지 그는 그동안 끊임없이 새로운 일을 만들어냈다. 그의 탁월한 기획력과 추진력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국내에서 환경운동을 처음 시작했을 뿐 아니라 환경운동연합을 만들어 반핵운동 등에도 앞장섰으며, 환경영화제·환경사진전 등 환경과 관련한 각종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해 성공적으로 일구어냈다. 그뿐 아니라 2000년과 2004년에는 ‘총선시민연대’를 주도해 낙선·당선운동을 벌이는 등 정치판을 바꾸는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생명의숲 공동대표,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이사, 서울시민포럼 공동대표, 희망포럼 상임운영위원, 강원대 법과대학 초빙교수 등 현재 그가 달고 있는 직함만 해도 28개에 달해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최열 대표의 집무실 장식장에 진열된 사진액자와 서적 그리고 각종 상패.

그가 요즘 몰두하는 일은 2월 22일 창립하는 ‘기후변화센터’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와 정부, 기업, 시민사회와 파트너십을 통해 지구온난화라는 전 지구적 차원의 위기를 풀어나갈 글로벌 네트워크 조직이다. 고영재 경향신문 사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유인촌 문화부 장관 내정자,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등 각계 인사가 대거 참여한다. 침팬지 전문가로 유명한 제인 구달 박사, ‘오래된 미래’의 저자이며 생태환경운동가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씨 등 외국 전문가들도 설립 제안자로 가세했다.

“지난 100년 동안 전 세계 기온은 평균 0.74℃ 상승했어요.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같은 기간 1.5℃ 나 올랐지요. 특히 서울과 울산은 3℃ 나 올라 전 세계 평균 온도 상승보다 4배나 더 상승했어요.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온실가스 배출량 6위, 배출 증가율은 가장 높은 나라예요. 그렇다면 그 어떤 나라보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과 역할이 있어야 하잖아요. 하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조차 설정하지 못하고 있어요. 이대로 가면 안 돼요. 이제 우리도 교토체제 이후의 기후 변화에 대한 방안을 준비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환경이 나빠지는 것은 물론이고 경제도 심각한 타격을 입게 돼요.”

최 대표는 그에 대한 구체적 실천방안으로 대국민 교육을 우선 꼽는다. 여기에는 일반인뿐 아니라 기업CEO·언론인·정부 각료 등이 두루 포함된다. 최 대표는 “어린이부터 기업인, 정부 각료까지 지구온난화 문제의 심각성을 몸 속의 DNA처럼 각인할 수 있도록 갖가지 세밀한 방안을 모색했다”며 “이를 위해 초·중·고·대학교 그리고 각 지자체와 연계해 프로그램을 만들고, 영화제·연극·뮤지컬·사진전 등 문화적 접근을 통한 학습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후변화센터는 정부에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을 제안할 계획이에요.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면 먼저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이 어느 정도인지 조사한 후 각 기업에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을 정해줘 이를 실천하도록 해야 해요. 더불어 태양, 바람, 파도, 지열 등 자연을 이용한 새로운 에너지를 개발하고 확대하는 데 기업과 정부가 함께 나서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환경도 살리고 수출을 통해 경제도 좋아지는 길이에요.”

지구온난화에 대해 최 대표는 열변을 토한다. 그의 뇌리에는 지구온난화와 관련한 많은 계획이 번뜩이는 것 같다.
한국의 환경운동가로 첫손가락에 꼽히는 최열 대표가 환경문제에 천착하기 시작한 것은 서슬 퍼런 유신정권 체제였던 19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가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6년형을 받고 안양교도소에 구속·수감돼 있던 시기다. 당시 안양교도소에는 긴급조치 위반으로 46명이 수감돼 있었는데 이들은 밤마다 토론했다고 한다. 이들 중에는 이부영(전 열린우리당 의장)·이강철(전 청와대 시민사회 수석)·조성우(현 민화협 상임의장)씨 등이 포함돼 있다. 감옥에서 나가면 무엇을 할 것인지가 토론의 주된 주제였다.

“대다수가 노동운동을 하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저는 대학에서 화학을 공부했으니까 전공을 살려 공해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죠. 그러자 모두 ‘야, 공해라도 배불리 먹고 싶다’고 한 기억이 나요. 누구도 지지해주지 않았죠. 어쨌든 마음을 정하고 어머니께 관련 책들을 넣어달라고 했는데 국내 출판물이 없어 국제앰네스티 일본지부에서 보내준 일본어로 된 전문서적을 읽었어요. 책을 읽기 위해 감방에서 일본어를 독학으로 익혔지요. 4년 복역 후 1979년 특사로 나올 때까지 250권을 읽었어요.”

출소 직후 민주청년협의회 부회장을 맡느라 환경운동은 잠시 뒤로 미뤄야 했다. 그로부터 3년 후 최 대표는 한국공해문제연구소(이하 공문연)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환경운동에 뛰어들었다. 공문연 준비 과정에서 실무적으로 지원한 세력은 박우섭(현 인천 남구청장)·이범영(1994년 작고, 민청련 의장 역임)·이필렬(현 한국방송대 교수, 에너지대안센터 대표)씨 등 학생운동권 출신 청년운동가들이었다. 또 당시에는 공해문제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반정부투쟁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던 때라 반공해운동은 정부의 탄압과 맞서야 했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여하튼 공문연이 본격 가동된 뒤 최 대표가 먼저 벌인 활동은 공해지역 실태 조사였다. 1983년부터 84년까지 2년여 동안 조사단을 구성해 온산공단지역을 30여 차례 이상 방문하며 공해 실태를 조사했다.

“비철금속단지로 유명한 온산에는 당시 외국의 13개 공해업체 공장이 들어서 있었는데, 이들 공장에서 내뿜는 각종 유해가스로 대다수 지역주민이 뼈마디가 쑤시고 눈병, 기침, 피부병과 같은 합병증에 시달렸어요. 온산초등학교 어린이들은 유해가스 때문에 여름에도 마스크를 쓴 채 공부하고 있었죠. 이런 환경을 방치해 어린 새싹들을 서서히 죽이고 있는 정부와 어른들이 무슨 자격이 있는가 하는 회의가 밀려들었어요. 당시 서른여덟 살 된 한 어머니가 저한테 한 말이 여전히 제 가슴에 아프게 각인돼 있어요. 40년도 안 산 사람이 ‘저는 살 만큼 살았으니 우리 애들만 살게 해주소’하는 거예요. 큰 충격을 받았지요.”

이후 최 대표는 1992년 브라질 리우환경회의 한국민간대표단 단장, 1993년 환경운동연합 창립, 2002년 환경재단 설립 등 뚜렷한 족적을 남기며 환경운동가로서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위)환경재단 주최로 매년 열리는 ‘서울환경영화제’ 에서 지난해 상연된 영화 ‘어두워지는 지구’. (아래)‘기후변화센터’ 설립제안자로 참여한 제인 구달 박사와 함께.

환경재단의 2008년 예산은 100억 원 정도다. 이는 곧 지난 한 해 동안 모금·기금·후원금 등을 통해 100억 원을 조성했다는 얘기다. 주된 재원은 ‘만분클럽’이다. 만분클럽은 기업 매출액 중 1만분의 1을 환경기금으로 조성하는 사업으로, 현재 기업과 대학을 합해 90개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물론 수익은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각종 활동을 통해 사회에 환원한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증 하나. 기업을 감시해야 할 환경재단이 기업과 너무 가까운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기업의 윤리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만분클럽에 동참하는 것은 아닐까. 최 대표는 “그렇지 않다”고 확언한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기업들은 저를 무서워했어요. 1991년 낙동강 페놀사건, 1995년 씨프린스 사파이어호 사고의 예에서 보듯이, 기업이 환경오염 문제를 일으키면 제일 먼저 달려가 사회이슈화한 인물이 저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전 끊임없이 기업들을 설득해왔어요. ‘우리가 환경문제로 당신들을 비판하는 것은 당신네 회사가 망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선진국 기업과 경쟁하려면 내부의 우리로부터 비판받는 것이 환경에 대한 국제경쟁력을 갖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요. 이런 과정들을 거쳐 많은 기업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어요. 만분클럽 회원사에 환경재단은 기업이 환경경영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제공하고 있어요.”

처음엔 알음알음으로 기업을 참여시켰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이 늘었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 그는 “만약 환경재단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으면 모금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라며 환경재단의 활약상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낸다.

이명박 정부가 사회적 논란 속에 추진 중인 ‘한반도대운하 사업’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이다. 대운하와 같은 대형 토목공사로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게 최 대표의 판단이다. 그는 “그 정도 비용이면 21세기 지식정보화사회에 맞는 고부가가치 사업을 벌여야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최열 대표에 대한 세간의 수그러들지 않는 소문 하나는 ‘언젠가는 정치인으로 변신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단호하게 ‘노(No)’라고 말한다. 그동안 정치적인 활동은 해왔지만, 스스로 정당활동은 하지 않는다는 게 최 대표의 결심이다.
“시민운동으로 능력을 검증받은 사람이 시의원, 시장, 국회의원 등이 돼 정치권에 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정치권 들러리가 되는 정치세력화는 옳지 않죠. 제 경우에는 오직 한 길만 갈 거예요. 앞으로도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일에만 매진할 겁니다.”

한국을 넘어 지구의 환경지킴이로 살아가겠다는 최열 대표. “인간은 자연을 필요로 하지만 자연은 인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그의 의미심장한 말이 내내 귓전을 울린다.

약력
1949년 대구 출생 / 1967년 춘천고등학교 졸업 / 1975년 강원대학교 농화학과 졸업 / 1982년 한국공해문제연구소 소장 / 1988년 공해추방운동연합 창립, 공동의장 / 1992년 브라질 리우환경회의 한국민간대표단 단장 / 1993년 환경운동연합 창립, 사무총장 / 1997년 환경마크협회 회장 / 1998년 생명의숲 공동대표(현) / 1999년 ‘세계 시민운동가 15인’에 선정(미국 월드워치연구소) / 1999년 에너지시민연대 상임대표 / 2002년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 2002년 환경재단 대표(현)

7대 X파일

1 폭넓은 인맥 구축의 비결
정치인, 기업인, 재야 인사, 언론인, 문화예술인 등 그의 인적 네트워크는 방대하다. 매우 절친한 사람이 몇 명쯤 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잠시 생각하던 그는 “1000명쯤 될 것”이라고 말한다. 명문대 출신이 아니니(그는 강원대 농화학과를 졸업했다) 학연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지연(地緣)이 있는 것도 아닌 그가 학벌사회인 대한민국에서 인맥 강한 사람으로 다섯손가락 안에 든 힘은 어디서 비롯한 것일까.

그 근원을 파고들면 학생운동이 있다. 1971년 학원민주화운동으로 제적돼 4학년 2학기에 강제입영으로 전방에 가면서, 민주화운동을 하다 함께 전방에 끌려온 100여 명의 학생과 친분을 쌓았다. 또 군에서 집시법으로 재판받는 과정에서 당시 동아일보 주필이자 민주회복국민회의 대표였던 천관우씨를 통해 이병린 변호사를 소개받으면서 고 장준하 선생 등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인물들을 폭넓게 만났다. 특히 최열 대표의 고교(춘천고) 선배이자 당시 고려대 학생운동을 주도했으며 최 대표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정성헌씨(현 선진평화연대 공동대표)를 통해 운동권 학생들과 가깝게 지냈다.

최 대표는 저돌적인 성격이면서 사람을 사귀는 데도 천부적인 재주가 있어 보인다. 환경운동을 하면서 만난 기업인, 정치인, 문화예술인, 언론인 등 각계 각층 인사들을 어렵지 않게 지인으로 만드니 말이다. 그는 “항상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한다.

그래도 가장 가까운 5인방을 얘기해달라는 주문에 그는 40년 지기인 윤준하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양길승 녹색병원 원장, 지난 15년간 아내보다 더 자주 만났다는 문국현 창조한국당 공동대표, 1982년 YWCA 위장결혼사건으로 구속·수감될 때 변론을 맡은 이세중 변호사, 그리고 20년지기인 임옥상 화백을 꼽는다.

2 가족관계
가톨릭여성농민회 총무인 허훈순(56)씨와 사이에 딸 최윤영(25)씨를 두었다. “좋은 여자가 있다”며 최 대표에게 허씨를 소개한 사람은 정문화씨의 부인 천영초(현 캐나다 거주)씨다. 최열 대표가 허훈순씨를 처음 만난 것은 1981년. 소개팅 자리에 녹색 원피스를 입고 나온 허씨를 보고 최열 대표는 독일 녹색당 창립자인 페트라 켈리가 연상됐다고 한다. 어쨌든 첫눈에 허씨를 마음에 들어 한 최열 대표는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포함한 환경 관련 책 두 권을 허씨에게 빌려줬고 두 사람은 이듬해인 1982년 3월 6일 서울 YWCA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서울 YWCA는 1979년 ‘YWCA 위장결혼식 사건’으로 그를 비롯한 수많은 민주 인사와 민주청년이 고초를 겪은 역사의 장(場)이어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3 노래방 18번과 감명 깊게 읽은 책
그가 가장 좋아하고 즐겨 부르는 노래는 김민기씨의 ‘아침이슬’이다. 감명 깊게 읽은 책은 옥중에서 읽은 고 이문구 작가의 ‘으악새 우는 사연’과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비롯해 아르놀트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이다.

4 취미는 요리
요즘은 시간이 없어 자주 하지 못하지만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군생활 때 취사반장을 하기도 했다. 특히 감자와 양파, 연뿌리, 청양고추 등을 갈아 넣고 조갯살과 물오징어를 다져 넣어 프라이팬에 부치는 감자부침을 잘한다고.

5 좋아하는 음식은 땅콩과 마른 멸치
워낙 땅콩과 마른멸치를 좋아하자, 그의 어머니는 그가 군대에서 휴가를 나온 후 귀대할 때마다 마른 멸치 10㎏과 땅콩 한 말을 싸 보냈다.

6 주량은 소주 한 병, 담배는 안 핀다
한창 젊을 때는 술을 많이 마셨지만 지금은 소주 한 병 정도 마신다. 그러나 절대 취하는 일이 없고 주사도 없다. 요즘 특히 좋아하는 술은 고량주와 와인이다. 환경운동가답게 담배는 피우지 않는다.

아주 특별한 인터뷰

7 외로움을 푸는 비법
그는 “심심한 것을 견디는 데는 도사”라고 말한다. 군복무 때 3년간 철책근무를 서면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야 했던 그는 심심함을 잊는 방법을 찾아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의 과거 행적을 골똘히 생각하는 것이다. 그는 “교도소 복역 5년 4개월 중 4년 반 동안은 독방에서 있었는데 그때 다시 골똘히 집중해 과거를 추적해보니 다섯 살 때의 일까지도 기억나더라”고 했다.

<글·박주연 기자 jypark@kyunghyang.com>
<사진·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