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평가작업이 한창이다. 지난 참여정부는 물론 이보다 앞선 국민의 정부,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평가작업 바람이 일고 있다. 김 전 대통령 본인도 병세가 심해지기 전까지 회고록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 민주화 역사 그 자체’라고 불릴 만큼 우리 현대정치사의 핵심인물인 김 전 대통령에 대해 국민들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가장 잘한 일
국민들은 김 전 대통령의 최고 업적으로 ‘남북관계 개선 및 교류확대’를 꼽았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고 평양을 방문한 것이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경색된 남북대립 상황에서 햇볕정책을 추진함으로써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면서 남북간 긴장 완화를 가져온 것도 결과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IMF 극복’이었다. IMF 구제금융 사태라는 국가적 위기에 대통령에 취임해 금모으기 운동 등을 통해 이를 원만히 해결한 것에 대해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수치를 보면 ‘남북관계 개선 및 교류확대’라는 응답이 27.7%로 가장 높았고, ‘IMF 극복’이 25.9%로 뒤를 이었다. 그 외 ‘민주주의 강화’(16.8%), ‘한국의 대외 이미지 제고’(6.1%), ‘지역갈등 완화’(5.0%) 순이었다.지역갈등의 피해자임에도 지역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애썼다는 일각의 평가가 있지만 ‘지역갈등 완화’와 관련해서는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김 전 대통령 관련해 ‘남북정상회담’ 가장 먼저 떠올라
가장 잘한 업적으로 남북관계 개선 및 교류확대가 올랐듯이 김 전 대통령과 관련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도 이와 사실상 같은 응답이랄 수 있는 ‘남북정상회담’이었다. 노벨평화상 수상이 떠오른다는 응답도 높은 편에 속했다. 자세히 보면 ‘남북정상회담’이 37.7%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노벨평화상’이 22.4%로 뒤를 이었다. 그 외 ‘정계은퇴 번복’(14.8%), ‘정권교체’(11.4%), ‘DJP연합’(2.6%) 순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한편 김 전 대통령이 가장 잘못한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과도한 대북지원’이 꼽혔다. 결과를 보면 ‘과도한 대북지원’이라는 응답이 39.1%로 월등히 높게 나타난 가운데 ‘인척과 측근 비리’(15.5%), ‘지역갈등 심화’(9.9%), ‘양극화 심화’(8.6%) 순이었다.
일각의 대북퍼주기 공세에 공감하는 의견이 만만치 않게 나온 것이다. 이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 핵실험 등을 강행하고 현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극도로 경색되면서 햇볕정책이 북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는 못했다는 지적에 기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현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다르게 전개됐다면 과도한 대북지원이라는 응답비율은 낮아졌을 가능성이 높다.
왕을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하는 왕조시대는 지났지만 최고 권력자 1인을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하는 흐름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대통령들은 역사에 남을 자신만의 업적애 대해 늘 고민한다. 국민들도 지난 대통령들을 평가할 때 한두 가지 업적을 함께 떠올린다.
김 전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과 IMF 극복이라는 업적을 국민들에게 각인시켰다. 정치적 맞수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 조사하면 군부 내 하나회 척결과 금융실명제 실시가 높은 순위를 차지하지 않을까 싶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권위주의 타파가 첫 손에 꼽힐 것 같다. 그리고 논란이 있겠지만 한·미 FTA 체결이라는 응답도 만만치 않게 나올 것 같다. 그럼 이명박 대통령은 3년 반 임기가 끝나면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4대강 살리기? 뉴타운 건설? 미디어산업 발전? 법 질서 확립?
<윤희웅 | KSOI 정치·사회조사팀장>
조사개요 시기 2009. 8. 10 방법 자동전화를 이용한 조사 대상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0명 표본오차 ±3.1%P(신뢰수준 95%)
![[오늘을 생각한다]](http://img.khan.co.kr/spko/ranking/weekly/140098/20240430104625_14009801.jpg)
점점 커지는 채 상병 의혹
‘이채양명주’ 의제로 올려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