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부산인의 패기.” 3월 말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화제를 모았던 사진이다. 사진에 딱히 설명은 없다. 어느 건물 13층에 ‘문대성 후보 선거사무소’가 자리잡고 있는데, 그 건물 11층에 ‘대성 복사인쇄소’라는 명패가 걸렸다. 밑에는 윈도 운영체제의 명령어를 카피해놓은 이미지가 붙었다. Copy와 Paste. 바로 옆에는 몇 년 전부터 인터넷에 돌던 이미지 한 장이 붙었다. 쌍둥이 아기들이 입고 있는 옷 가슴에 ‘Crtl+C’, ‘Crtl+V’라는 단어가 붙어 있다.
그 며칠새 벌어진 논란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 패러디가 무슨 뜻인 줄 알 것이다. 문대성씨의 박사 논문에 이어 석사 논문 및 다른 논문의 표절의혹이 떠올랐다. ‘복사와 붙여넣기’는 컴퓨터 초심자도 할 수 있는 신공이다. 즉 남의 논문파일에서 그냥 따다가 붙였다는 것을 풍자한 것이다. 이 사진에 ‘어느 부산인의 패기’란 이름이 붙은 까닭은 문대성 새누리당 후보의 선거사무소 입구에 누군가 저 패러디를 만들어 붙였다는 것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문 후보 선거사무소 1층에 걸린 표절 논란 패러디.
문 후보의 논문 표절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누리꾼은 문 후보에게 ‘문도리코’, ‘컨트롤 브이’와 같은 별명을 붙였다. 문도리코는 문 후보의 이름과 유명 복사기 전문 제조회사의 상호를 합체시킨 것. ‘컨트롤 브이’는 문 후보에게 태권 브이라는 별명이 있는 것에 착안해 앞의 ‘Crtl+V’에서 따와 붙인 별명이다. 언제나 그렇듯, 이 코너에서 다루는 주제는 조금 다른 이야기다. 일단 궁금한 거. 아마도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건물이었을 텐데 정말 저런 이미지가 붙어 있었을까. 확인해보자. 문대성 후보의 선거사무실은 부산시 사하구 괴정1동의 ○○메디컬이라는 이름의 빌딩 13층에 있다. 패러디 사진 속의 선거사무실도 13층.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선거사무소에 전화를 해봤다. “뭐라고예? 부산인의… 뭐라고예?” 전화를 받은 자원봉사자는 건물 1층에 그런 패러디물이 있는지 보질 못했다고 말했다. 총 3명의 선거운동원과 통화를 했지만 목격한 경우는 없었다. 문 후보 측의 한 선거운동원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해당 게시물을 확인한 뒤 “건물 1층의 우편함 자리에서 찍은 것 같다”고 확인해줬다.
“아, 이건 선거캠프의 공식 입장은 아니고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만….” 한 선거운동원이 입을 열었다. “우선 박사학위 문제가 논란이 되었는데, 이 문제에 대해 제일 잘 알고 있는 국민대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고 하니, 그 결과를 기다리면 될 텐데….” 확인되지 않은 사항에 대해 일방적으로 결론을 정해놓고 네거티브를 벌이는 행태가 아쉽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꼭 문 후보의 반대진영 쪽 사람들만 비판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어쨌든 내친김에 물었다. 누리꾼이 붙인 ‘문도리코’, ‘컨트롤 브이’라는 별명에 대한 소감은? “물론 그런 별명에 대해 들어서는 알고 있습니다. 원래 이런 문제에 대해 일절 언론대응을 안 하는데…. 이 정도 이야기해줬으면 된 것 같은데요.” 문 후보에 대한 누리꾼 패러디가 조금은 불쾌했나보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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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커지는 채 상병 의혹
‘이채양명주’ 의제로 올려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