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의 여론돋보기]안철수·문재인 양자대결서 지지율 다시 좁혀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 8월 30일 충남 홍성군 문당마을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통령이 목표가 아니다”라고 언급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정치권이 한바탕 출렁거렸다. 9월 4일 주식시장에서는 안랩 주가가 5.6% 하락하는 등 이른바 ‘안철수 테마주’가 폭락하기도 했다. ‘안철수 불출마 시사 소동’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안철수 원장이 대선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는 한 이런 사태는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대선후보 선출대회가 열린 9월 2일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손을 번쩍 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 | 박민규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원장 간의 대선후보 지지율이 점점 좁혀지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9월 3∼4일 이틀 동안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원장의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 가상대결을 벌여본 결과, 문 후보가 전주(8월 31일)보다 0.3%포인트 상승한 35.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안 원장은 1.7%포인트 하락한 41.4%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 격차는 6.1%포인트로 좁혀졌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문 후보가 다시 안 원장을 바짝 뒤쫓고 있다. 이택수 대표는 “문재인 후보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연승가도를 달리면서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며 “이런 추세로 간다면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원장을 추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격차도 줄이고 있다. 박 후보와 문 후보 간의 양자대결에서는 박 후보가 50.7%의 지지율을 보였고, 문재인 후보는 40.9%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었다.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원장 간의 대결도 엎치락뒤치락하며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박 후보는 45.7%를 기록, 지지율 47.3%를 보인 안 원장에게 다시 역전당했다. 이택수 대표는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원장 간의 선두 싸움은 박근혜 후보 측에서 어떤 실수를 하느냐에 따라 순위가 자주 뒤바뀐다”며 “최근 홍사덕 전 의원의 ‘유신 옹호 발언’이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을 까먹었다”고 분석했다.

대선 다자구도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전주보다 0.3%포인트 오른 40.2%로 1위를 지켰다. 2위 안철수 원장은 1.1%포인트 하락한 25.9%를 나타냈다. 3위인 문재인 후보가 전주와 같은 15.4%로 뒤를 이었다. 이어 김두관 후보와 손학규 후보는 5.6%와 5.1%를 기록, 각각 4위와 5위를 달렸다. 그 다음으로 정세균 후보가 2.0%,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1.0% 순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의 여론돋보기

민주통합당 경선 지지율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2.2%포인트 상승한 43.6%로 1위를 기록했다. 손학규 후보는 15.5%를 기록하며 2위를 달리고 있으며, 3위 김두관 후보는 10.1%로 나타났다. 정세균 후보는 지지율 2.9%를 보였다.

<권순철 기자 ik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