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칼럼]모바일과 스마트 기기가 만나는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7차전 9회말 투아웃 주자 만루의 1점차 상황. 불안한 리드를 지키고 있는 투수와 역전 안타를 만들어야 하는 타자는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때 관객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 기기로 KBO으로부터 선수에 관한 빅데이터(Big Data) 분석자료를 제공받아 감독이 된 기분으로 자신의 경기 예상과 전략을 SNS를 통해 공유한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에 빠질 수 없는 맥주와 치킨은 야구장 내 상점에서 푸시 메시지로 전송된 모바일 쿠폰을 사용하여 할인된 가격으로 클릭 한 번에 주문을 한다. 배달원들은 GPS를 이용하여 주문한 좌석까지 정확히 전달하며, NFC 태그를 통해 영수증 없이 터치 한 번으로 결제는 간단히 완료된다.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ICT를 통해 곧 우리 곁에 찾아올 프로야구 관람문화의 일부분이다.

프로야구 시장은 이제 700만 관객을 넘어 ‘1000만 관객 시대’를 목표로 한다. 여성 관중이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연인과 가족 단위로 저변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유니폼을 차려 입고 일사불란하게 응원을 하거나, 실시간으로 편파중계를 하는 스마트 응원족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이런 열정적인 야구팬들에게 ICT는 ‘야구’에 수많은 스토리를 입히고 다양한 콘텐츠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도약을 제공할 것이다.

라이브 경기 중에 투수와 타자의 기록, 투구패턴과 같은 데이터들을 마치 컴퓨터 게임을 보는 듯한 화려한 그래픽과 알기 쉽게 정리된 UI로 제공하고 있는 ‘At Bat’ 앱. | www.148apps.com

먼저, 스마트 기기를 통해 관객들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감상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갖게 될 것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야구팬들은 모바일 앱을 통해 마치 해설자가 된 것처럼 자기만의 경기 예측을 할 수 있는 재미를 즐길 수 있다. ‘At Bat’이란 앱은 라이브 경기 중에 투수와 타자의 기록, 투구패턴과 같은 데이터들을 마치 컴퓨터 게임을 보는 듯한 화려한 그래픽과 알기 쉽게 정리된 UI로 제공한다. 관객들은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직접 가상 시뮬레이션까지 할 수 있어 자신만의 경기 예측을 할 수 있고, 게임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더 나아가 고객이 모바일을 통해 티켓을 구매하여 경기장에 입장하거나 음식 등을 주문하면 구단은 모바일을 통해 전송된 고객의 성별·나이 등의 정보를 실시간 마케팅 정보로 활용하여 다양한 팬층에 맞춤화한 이벤트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At The Ballpark’가 대표적인 앱이다. 티켓 구매부터, 경기장 내 매점 등에서 현금이나 신용카드 없이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고,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과 선수들 응원가와 같은 음악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SNS와 연동해 경기의 감동을 지인들과 공유할 수 있고, 경품 이벤트나 미니게임과 같은 구단 이벤트에 바로 참여할 수 있다.

오늘날 야구팬들은 경기 결과에 연연하기보다는 야구장에서 누릴 수 있는 독특한 문화적 즐거움을 찾고 있다. 프로야구단 또한 이러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창의적인 서비스와 마케팅을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 ICT는 이러한 관중의 요구와 프로야구단의 서비스를 잇는 중요한 연결고리다. 실제로 미국의 야구장들은 야구장 내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모바일과 연동할 수 있는 솔루션을 도입하여 야구장의 ICT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CT와 결합되면서 이제 야구장은 경기만을 즐기는 스타디움에서 문화적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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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빠른 스마트폰 보급률을 자랑할 정도로 스마트 기기에 익숙한 관객들과 가상재화(Virtual goods)를 가장 빠르게 유통시킬 수 있는 강력한 네트워크를 갖춘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또한 ICT는 프로야구 시장을 가상재화 영역으로 확장하여 국내 단일 스포츠 종목으로는 최대의 콘텐츠 시장으로 발전시킬 것이다. 한국야구발전연구원에 따르면 2012년 프로야구 시장의 경제효과는 1조60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영상·음악·게임과 같은 가상재화 시장이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따라서 프로야구 시장이 ICT를 통해 콘텐츠 개발 및 유통까지 확대된다면, 국경 없이 네트워크로 유통되는 가상재화 시장을 통해 글로벌로 진출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유태열 kt 경제경영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