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TV]시청자 사로잡은 7살 윤후

“어쩜 그렇게 맛있게 먹는지, 윤후 먹는 거 보고 계란도 삶아먹고 ’짜파구리’도 만들어 먹었어요. 윤후 때문에 살찔 것 같네요.”(시청자 박미선씨)

“담력 테스트에서 약한 친구를 위하는 배려심이 눈에 띄었어요. 그 녀석 참 기특해요.”(김진화씨)

“7살짜리가 왜 이렇게 멋지고 사랑스러운지…. 넌 내 사위하자, 응?”(한송이씨)

MBC <일밤-아빠! 어디가?> | MBC 제공

2006년생. 올해 7살이 된 윤후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의 시청자 게시판을 보면 ‘윤후앓이’의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국민아들’ ‘국민사위’라는 애칭은 기본이다. 윤후가 먹는 속도가 너무 빠른데 꼭꼭 씹어먹도록 해달라, 추운 여행지에서는 따뜻한 국물 있는 음식을 먹여 달라 등의 애정 어린 글이 넘쳐난다.

스타 아빠와 실제 자녀가 함께 여행을 떠나는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인 <일밤-아빠! 어디가?>는 윤후의 인기로 시청률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가수 윤민수의 아들일 뿐이었던 윤후는 방송 두 달 만에 국민스타가 됐다. 단순히 귀여운 꼬마라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

‘국민사위’라는 별명은 축구스타 송종국의 딸 지아에 대한 일편단심 순정에서 시작됐다. 송종국 몰래 지아를 껴안았다가 꿀밤까지 맞았지만 쉴 새 없이 “지아야~”라고 부르면서 쫓아다닌다. 평소엔 매운 김치를 못먹지만 “지아가 김치 잘 먹는 남자를 좋아한다”는 말에 김치를 숟가락으로 푹 떠서 입에 넣는다. 좋아하는 여자를 향한 마음은 어떤 남자보다 남자답다. ‘밀당’(밀고 당기기)이나 탐색전을 하는 소심한 남자들에게 질린 여성 시청자들이 반할 수밖에 없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 | MBC 제공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건 이른바 ‘윤후 먹방(먹는 방송)’이다. 윤후가 맛있게 먹는 모습 덕분에 두 가지 라면을 섞은 ‘짜파구리’는 인기 요리가 됐다. 입에 자장양념을 묻히고, 면발이 입술을 때릴 정도로 빠르게 후루룩 먹는다. 앞니가 빠져서 옆으로 면을 이동시키면서 씹어먹는 걸 보고 귀여워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아빠가 밥 만드느라 집중하는 틈을 타 ‘맛살’의 비닐 포장도 안 벗기고 먹는다. 통닭을 보자 눈웃음을 보이더니 손가락까지 쪽쪽 빨면서 먹는다.

각종 영화에서 실감 나는 먹는 연기로 화제가 된 ‘대세’ 하정우도 못보여준 경지다. 요즘 남자들이 근육질의 몸을 만들겠다고 닭가슴살과 샐러드만 겨우 먹을 때, 포크를 휘휘 돌려가며 먹는 모습이 오히려 터프해 보일 수밖에….

윤후는 아빠인 윤민수와 친구 같은 부자 관계지만 예의는 깍듯하다. 또 타인에 대한 배려도 훌륭하다. 낡은 집을 숙소로 뽑아 울고 있는 김성주의 아들 민국군에게 “우리가 바꿔주겠다”고 나섰다. ‘짜파구리’를 ‘짜빠게뿌리’로, ‘초콜릿’을 ‘초코리’로 서툴게 말하는 7살 꼬마지만 마음만은 정말 따뜻하다. 어른에게는 찾을 수 없는 진실한 매력은 마력이다. 남자다운 남자를 찾기 힘든 세상에서 사랑 표현에 솔직하고, 본능에 충실하면서도 예의를 잊지 않는 윤후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클릭TV

드라마 <공주의 남자> 속 ‘조선판 로미오’ 김승유나 <청담동 앨리스>의 훈남 ‘장 띠엘 샤’는 실제론 존재하지 않았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속 순수한 고시생도 이 세상엔 없다는 걸 알았다. 그러니 어쩌랴. 윤후가 겨우 7살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 진정성에 홀려 더 빠져드는 수밖에….

<박은경 경향신문 대중문화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