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과학
2013.08.13ㅣ주간경향 1038호
신간 탐색
공동체 정신이 약한 아이들 성숙한 어른으로 키워야
박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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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탐색]공동체 정신이 약한 아이들 성숙한 어른으로 키워야

▲하류지향
우치다 타츠루 지음·김경옥 옮김·민들레·1만2000원

부제는 ‘배움을 흥정하는 아이들, 일에서 도피하는 청년들’로 ‘성장 거부 세대’를 분석한 책이다. 지은이는 요즘 아이들이 학교를 편의점으로 여긴다고 말한다.

1980~90년대만 해도 아이들은 집안 심부름을 하면서 사회적 인정을 얻으며 노동주체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키워 왔다. 하지만 그 이후 세대는 가게에서 물건을 사면서 소비 주체로서 사회화 과정을 먼저 거친다.

돈을 가진 ‘구매자’로서 맨 처음 세상과 만나다보니 아이들은 학교에서도 ‘구매자’처럼 행동한다.

돈을 내고 물건을 사는 것처럼 교육도 필요한 스펙을 구매하는 것에 불과하다. ‘더 나은 대학, 더 나은 직장을 위한 투자’로서만 교육을 인식한다는 거다.

‘구매자’의 정체성으로 성장한 아이들에게 공동체 정신은 희박하다. 이들은 어떠한 공동체에도 귀속되지 않고,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는다. 이들 중 일부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지만, 점점 심화하는 양극화 사회에서 다수의 아이들은 홀로 리스크를 감수하며 살아간다.

책 제목인 <하류지향>은 홀로 양극화의 리스크를 감당하다 ‘하류 계층’으로 떨어지고 있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세태를 의미한다.

지은이는 아이들을 지킬 해법으로 어른들의 ‘주제넘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어려울 때는 서로 신세를 지기도 하고, 서로 주제넘게 간섭도 하면서 사는 것이 사람살이의 평범한 진실이라는 것이다.

지은이의 메시지는 국가주의, 집단주의 교육에 대한 반작용으로 개성을 강조하는 ‘글로벌 자본주의’ 교육과 ‘진보주의’ 교육을 함께 향하고 있다.

‘자기 찾기’ ‘개성 추구’를 지향하는 이들 교육이 오히려 개인을 고립화시키는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개인을 고립화시키는 교육이 비단 일본에서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하며, 공동체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성숙한 어른을 길러내는 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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