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불룩한 남성 ‘가슴’ 호르몬 불균형 탓

대학생 임철호씨(가명·20)는 더워지는 날씨가 싫다. 티셔츠 위로 솟아오른 가슴이 여자처럼 도드라져 보이기 때문이다. 과체중인 그는 살이 찌면서 가슴도 같이 커졌다. 운동요법과 식이요법을 병행했으나 어찌된 일인지 다른 부위의 살은 빠져도 가슴은 그대로다. 임씨 같은 이들은 여름철이 돼도 몸에 딱 붙는 티셔츠를 입지 못하고, 목욕탕이나 수영장에 가는 것을 피하게 된다. 또 무의식중에 어깨를 움츠려 볼록하게 솟은 가슴이 눈에 띄지 않게 행동한다. 더 큰 문제는 이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최근 성형외과에서는 이런 고민 때문에 찾아온 남성들의 상담이 늘고 있다.

여성형 유방이란 남성의 가슴이 여성처럼 발달하여 유방이 커지거나 멍울이 만져지는 증상이다. 가장 많이 나타나는 시기는 신생아기와 사춘기, 노년기다. 갓 태어난 아기는 태반을 통해 어머니로부터 넘어온 여성 호르몬의 일시적인 영향을 받아 가슴이 볼록하다. 사춘기가 시작되는 남학생에게서는 2차 성징으로 인한 남성 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의 불균형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호르몬의 균형이 점차 안정되면서 증상도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노년기에는 고환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여성호르몬 분비가 많아져 나타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특별한 치료없이 생리적 현상으로 지나치게 된다.

문제는 사춘기에 나타난 여성형 유방 중 7% 정도가 성인이 되어도 그대로 남는 것이다. 이런 경우 아무리 살을 빼고 근육 운동을 해도 유선조직이 포함된 지방조직은 남게 된다. 그래서 여중생 가슴처럼 볼록한 형태가 유지된다. 청소년기에 여성형 유방이 나타났다면 항에스트로젠 약물 요법을 시도해 볼 수 있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수술밖에 방법이 없다.

그동안은 유륜부 절개선을 통한 조직 절개와 지방흡입을 병행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초음파 지방흡입술만으로 수면마취하에서 비교적 간단하게 지방조직 및 유선조직을 제거한다. 회복기간도 2~3일이면 충분하다. (02-517-0030)

손병규〈손병규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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