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의 여론돋보기]박근혜, 광폭 행보로 중도층 일부 끌어들여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대선후보 선출 다음날인 8월 2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박근혜 후보는 22일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하기도 했다. 박근혜 후보의 광폭행보에 민주통합당은 지지층이 이탈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박근혜 후보가 경선 승리 효과와 노무현 전 대통령 참배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8월 20∼21일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박근혜 후보가 전주(8월 17일)보다 6.3%포인트 상승한 42.2%를 기록, 선두를 달렸다. 2위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전주보다 4.1%포인트 떨어진 26.9%로 나타났다. 박 후보와 안 원장의 격차는 15.3%포인트로 벌어졌다. 이택수 대표는 “박근혜 후보가 2040(20대·40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직 대통령으로 꼽히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이로 인해 일부 중도층과 젊은 유권자들이 박근혜 후보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8월 22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이희호 여사를 예방,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3위는 문재인 후보가 1.2%포인트 상승하면서 12.5%를 기록했다. 이어 김두관 후보가 1.7%포인트 오르면서 손학규 후보(4.1%)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다음으로 이회창 전 선진통일당 대표가 1.9%, 정세균 후보가 1.5%를 각각 기록했다.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원장의 양자대결에서도 박 후보의 지지율이 반등하면서 안철수 원장을 다시 추월했다. 박 후보는 전주보다 4.3%포인트 상승한 48.4%를 기록한 반면 안철수 원장은 3.4%포인트 하락한 45.8%를 기록했다. 안철수 원장은 최근 보수언론의 집중 표적이 되면서 대담집과 ‘힐링캠프’ 출연으로 벌어놓은 지지율이 조금씩 빠지고 있다. 이택수 대표는 “사실 안철수 원장의 경우 그동안 일반 국민들과 다르게 교수나 최고경영자를 뛰어넘어 성직자 정도까지 이미지가 덧씌워진 측면이 있었다”며 “정치인에게 가장 큰 아킬레스건인 ‘거짓말을 했다’는 비판이 먹혀들고 있는 만큼 (안 원장측이) 이런 이슈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리얼미터의 여론돋보기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간의 양자대결에서는 박 후보가 3.6%포인트 상승한 54.2%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문재인 후보는 5.5%포인트 떨어진 37.6%로 나타났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원장의 야권 단일화 양자대결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2.3%포인트 상승한 33.1%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안철수 원장은 2.0%포인트 하락한 43.5%를 기록했다.

<권순철 기자 ikee@kyunghyang.com>